김해 신공항 무산 이후…대구 경북 떠도는 시나리오들

입력 2020.11.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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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의 비행기 모형가덕도의 비행기 모형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결론입니다. 2016년 이후 진행됐던 김해 신공항 계획은 이제 어렵게 됐습니다.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입을 통해서, 부산의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 계획이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가덕도 공항 건설 논의를 지켜보고 있는 대구 경북에서 반발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여러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1 - 1순위 불가? 그러면 2순위 '밀양'으로.

지난 2016년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타당성 평가 점수를 보면 김해 신공항은 818점으로 1위였습니다. 그리고 밀양 신공항은 665점으로 2위, 가덕도 신공항은 635점으로 3위였습니다.

2020년 현재 검증위의 결론은 김해 신공항 확장 불가입니다. 그렇다면 그다음 순위였던 밀양으로 가자는 주장이 나옵니다. 2위 밀양을 제치고, 3위 가덕도에 공항을 짓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전면 재검토하자'는 주장도 연장선에 있겠다 싶네요.

■ 시나리오 2 -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도 국비로

현재 대구에서는 지금의 대구 공항을 의성, 군위로 옮기는 이른바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이 사업은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즉 대구시가 자체 예산을 들여 새로운 공항을 만들고, 공항이 떠난 옛 공항 터를 개발해 공항 건설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통합 신공항 건설 비용은 약 9조 원. 하지만 대규모 토목 사업의 선례를 봤을 때 10조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습니다. 한 해 예산이 10조 원인 대구시가 과연 10조 원짜리 사업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야 정치권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 때 '가덕도 공항 공약'을 내걸고,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왜 가덕도 공항은 국비로 짓고, 통합 신공항은 대구시가 짓느냐는 차별 논란이 나올 게 불 보듯 뻔합니다. 건설 주체를 놓고, 통합 신공항 사업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 시나리오 3 - 대구공항 존치!

대구공항 이전이 추진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투기 소음입니다. 하늘로 돌진하는 전투기의 압도적 소음은, 겪어보지 않고선 절대 알 수 없을 겁니다. 그 때문에 대구에선 K2 군사공항만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민간 공항은 그대로 쓰자는 의견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 공항만 받아줄 지자체가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 탓에,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옮기는 통합 이전이 추진됐고 그 후보지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륙하는 전투기. 전투기의 공격력만큼 소음도 어마어마합니다.이륙하는 전투기. 전투기의 공격력만큼 소음도 어마어마합니다.

현재 김해공항, 대구공항은 군 공항에 민간공항이 세 든 형태입니다. 그래서 김해 군 공항은 K1, 대구 군 공항은 K2죠.
그런데 만약 가덕도 공항 건설이 건설되고 민간 공항 역할을 하게 된다면, 현재의 김해 공항은 어떻게 활용될까요? 어쩌면 순수 군사 공항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구에선 K2를 김해공항 K1으로 옮기고 민간공항만 쓰자는 이른바 대구공항 존치론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 공항 건설 논의…. 영원한 도돌이표 되나?

이 모든 시나리오는 현재로선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현실보단 공상의 영역에 훨씬 더 가깝죠.

하지만 문제는, 계속 주장하고 또 주장하면 이미 확정 지은 국책사업도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을 지역 주민들이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들 중 일부는 위 시나리오 중 하나, 아니면 또 다른 시나리오를 주장하고 또 주장하게 될 겁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시작했던 공항 논란이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지역 사회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통합 신공항 건설로 모든 것이 정리되나 했지만, 다시 활활 불이 붙었습니다.
영원한 도돌이표 같은 공항 이전 논란. 그 종료 시점이 언제일지, 도착 지점이 어디일지는 짐작도 못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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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신공항 무산 이후…대구 경북 떠도는 시나리오들
    • 입력 2020-11-18 15:11:26
    취재K
가덕도의 비행기 모형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결론입니다. 2016년 이후 진행됐던 김해 신공항 계획은 이제 어렵게 됐습니다.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입을 통해서, 부산의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 계획이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가덕도 공항 건설 논의를 지켜보고 있는 대구 경북에서 반발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여러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1 - 1순위 불가? 그러면 2순위 '밀양'으로.

지난 2016년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타당성 평가 점수를 보면 김해 신공항은 818점으로 1위였습니다. 그리고 밀양 신공항은 665점으로 2위, 가덕도 신공항은 635점으로 3위였습니다.

2020년 현재 검증위의 결론은 김해 신공항 확장 불가입니다. 그렇다면 그다음 순위였던 밀양으로 가자는 주장이 나옵니다. 2위 밀양을 제치고, 3위 가덕도에 공항을 짓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전면 재검토하자'는 주장도 연장선에 있겠다 싶네요.

■ 시나리오 2 -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도 국비로

현재 대구에서는 지금의 대구 공항을 의성, 군위로 옮기는 이른바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이 사업은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즉 대구시가 자체 예산을 들여 새로운 공항을 만들고, 공항이 떠난 옛 공항 터를 개발해 공항 건설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통합 신공항 건설 비용은 약 9조 원. 하지만 대규모 토목 사업의 선례를 봤을 때 10조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습니다. 한 해 예산이 10조 원인 대구시가 과연 10조 원짜리 사업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야 정치권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 때 '가덕도 공항 공약'을 내걸고,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왜 가덕도 공항은 국비로 짓고, 통합 신공항은 대구시가 짓느냐는 차별 논란이 나올 게 불 보듯 뻔합니다. 건설 주체를 놓고, 통합 신공항 사업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 시나리오 3 - 대구공항 존치!

대구공항 이전이 추진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투기 소음입니다. 하늘로 돌진하는 전투기의 압도적 소음은, 겪어보지 않고선 절대 알 수 없을 겁니다. 그 때문에 대구에선 K2 군사공항만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민간 공항은 그대로 쓰자는 의견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 공항만 받아줄 지자체가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 탓에,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옮기는 통합 이전이 추진됐고 그 후보지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륙하는 전투기. 전투기의 공격력만큼 소음도 어마어마합니다.
현재 김해공항, 대구공항은 군 공항에 민간공항이 세 든 형태입니다. 그래서 김해 군 공항은 K1, 대구 군 공항은 K2죠.
그런데 만약 가덕도 공항 건설이 건설되고 민간 공항 역할을 하게 된다면, 현재의 김해 공항은 어떻게 활용될까요? 어쩌면 순수 군사 공항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구에선 K2를 김해공항 K1으로 옮기고 민간공항만 쓰자는 이른바 대구공항 존치론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 공항 건설 논의…. 영원한 도돌이표 되나?

이 모든 시나리오는 현재로선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현실보단 공상의 영역에 훨씬 더 가깝죠.

하지만 문제는, 계속 주장하고 또 주장하면 이미 확정 지은 국책사업도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을 지역 주민들이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들 중 일부는 위 시나리오 중 하나, 아니면 또 다른 시나리오를 주장하고 또 주장하게 될 겁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시작했던 공항 논란이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지역 사회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통합 신공항 건설로 모든 것이 정리되나 했지만, 다시 활활 불이 붙었습니다.
영원한 도돌이표 같은 공항 이전 논란. 그 종료 시점이 언제일지, 도착 지점이 어디일지는 짐작도 못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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