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환경관측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2B…한반도 ‘하늘 파수꾼’

입력 2020.11.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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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환경 관측용 정지궤도 위성인 우리나라의 '천리안위성 2B호'가 찍은 동아시아 대기 영상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지난 2월 19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돼 3월 6일, 목표 정지궤도에 무사히 안착한 지 약 8개월만입니다.

천리안 2B호는 3만 5천7백여㎞ 적도 상공에서 지구의 자전 주기와 같은 속도로 돌고 있습니다. 남북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몽골까지, 동서로는 일본에서부터 인도까지, 동아시아 전역을 바라보며 이산화질소 등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물질들을 관측했는데요. 기존의 인공위성을 훌쩍 뛰어넘는 화질과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중국발 황사·미세먼지 포착…동북아 대도시·공업단지 대기오염도 관측

천리안 2B호가 지난달 20일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12시 15분까지 촬영한 '미세먼지 관측연상'입니다.

천리안 2B호가 관측한 미세먼지. 심할수록 선명한 빨간색을 보인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천리안 2B호가 관측한 미세먼지. 심할수록 선명한 빨간색을 보인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국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보이는 빨간색이 베이징을 이어 우리나라 서해안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 눈에 띕니다.

실제 이날 오전부터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었는데요.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45㎍, 세종은 62㎍ 등 수도권과 충청, 전북에서도 미세먼지 농도 '나쁨' 단계였습니다.

다음 영상은 지난 9월 9일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2시 15분까지의 한반도 상공의 '이산화질소 관측 영상'입니다.

서울, 베이징, 오사카 등 동북아시아 대도시와 공업지역, 화력발전소에서 높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관찰된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서울, 베이징, 오사카 등 동북아시아 대도시와 공업지역, 화력발전소에서 높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관찰된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산화질소는 동북아시아 전 지역에 걸쳐 군데군데 짙은 색을 띠는 지역이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는 서울과 부산,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입니다. 서쪽 지방만 촬영된 일본은 오사카와 나고야에서 짙은 색을 띱니다.

차량 이동이 많은 대도시나, 공업지역이 밀집된 지역에서 이산화질소가 많은 양으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일본 화산폭발 유독가스 한반도까지 접근…만주대륙 고농도 오존도 관측

지난 6월부터 일본 남쪽 해상에서는 화산활동이 있었습니다. '니시노시마 화산'의 폭발인데요. 활동이 계속되던 8월 6일 오후 12시 45분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천리안 2B호가 이 지역 화산에서 나온 고농도의 아황산가스의 이동 경로를 포착했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한반도 남쪽에서 관측된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란색으로 표시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한반도 남쪽에서 관측된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황산가스는 유독성 물질로 들이마시면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기 중 농도가 안전한 수준으로 낮아질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활동을 삼가야 합니다.

'니시노시마 화산'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한반도 근처까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해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날 오전 9시 45분부터 오후 1시 15분, 천리안 2B호는 동북아시아 지역 오존 농도도 관측했습니다.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짙은 오존층이 중국 만주지방과 일본 동쪽에서 관측됐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빨간색으로 나타나는 짙은 오존층이 중국 만주지방과 일본 동쪽에서 관측됐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물질로 알려진 오존은 산화력이 강해서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 데도 관여합니다. 그래서 환경부도 미세먼지 대책을 기반으로 오존을 관리합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한반도 '하늘 파수꾼'…"국제 공동 연구 추진"

천리안 2B호의 수명은 10년입니다. 앞으로 한반도 미세먼지와 적조현상 등 우리 국민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던 대기 현상을 감시하고 분석하게 됩니다.

기존 해외 저궤도 위성들이 일부 관측지역에 누락이 있었던 반면, 천리안위성 2B호는 빠뜨리는 지역 없이 아시아 전역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의 구름이 있을 때에도 문제없습니다.

또 공간해상도도 최대 3.5×8㎢로, 저궤도 환경위성인 미국 OMI 위성의 13×24㎢, 유럽 TROPOMI의 7×7㎢보다 높습니다. 대기 관측을 하는 데 있어서, 공업단지 등 소규모 지역단위의 오염물질 배출도 포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천리안 2B호의 촬영활동은 낮에만 가능합니다. 동쪽으로는 일본 서쪽으로는 인도까지 촬영하는 데 1시간가량 걸리는데요. 그래서 낮이 긴 여름에는 하루 10번, 낮이 짧은 겨울에는 하루 6번 정도 촬영이 가능합니다. 하루 1번밖에 촬영할 수 없었던 해외 저궤도 위성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는 겁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천리안위성 2B호의 대기환경 관측자료의 국제적인 활용을 확대하고, 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환경 관측자료를 아시아 국가들과 공유하고 공동 연구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시아 13개국과 함께 하는 '판도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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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환경관측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2B…한반도 ‘하늘 파수꾼’
    • 입력 2020-11-19 07:01:07
    취재K
세계 최초의 환경 관측용 정지궤도 위성인 우리나라의 '천리안위성 2B호'가 찍은 동아시아 대기 영상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지난 2월 19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돼 3월 6일, 목표 정지궤도에 무사히 안착한 지 약 8개월만입니다.

천리안 2B호는 3만 5천7백여㎞ 적도 상공에서 지구의 자전 주기와 같은 속도로 돌고 있습니다. 남북으로는 인도네시아에서 몽골까지, 동서로는 일본에서부터 인도까지, 동아시아 전역을 바라보며 이산화질소 등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물질들을 관측했는데요. 기존의 인공위성을 훌쩍 뛰어넘는 화질과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중국발 황사·미세먼지 포착…동북아 대도시·공업단지 대기오염도 관측

천리안 2B호가 지난달 20일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12시 15분까지 촬영한 '미세먼지 관측연상'입니다.

천리안 2B호가 관측한 미세먼지. 심할수록 선명한 빨간색을 보인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국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보이는 빨간색이 베이징을 이어 우리나라 서해안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 눈에 띕니다.

실제 이날 오전부터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었는데요.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45㎍, 세종은 62㎍ 등 수도권과 충청, 전북에서도 미세먼지 농도 '나쁨' 단계였습니다.

다음 영상은 지난 9월 9일 오전 10시 45분부터 오후 2시 15분까지의 한반도 상공의 '이산화질소 관측 영상'입니다.

서울, 베이징, 오사카 등 동북아시아 대도시와 공업지역, 화력발전소에서 높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관찰된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산화질소는 동북아시아 전 지역에 걸쳐 군데군데 짙은 색을 띠는 지역이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는 서울과 부산,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선양입니다. 서쪽 지방만 촬영된 일본은 오사카와 나고야에서 짙은 색을 띱니다.

차량 이동이 많은 대도시나, 공업지역이 밀집된 지역에서 이산화질소가 많은 양으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일본 화산폭발 유독가스 한반도까지 접근…만주대륙 고농도 오존도 관측

지난 6월부터 일본 남쪽 해상에서는 화산활동이 있었습니다. '니시노시마 화산'의 폭발인데요. 활동이 계속되던 8월 6일 오후 12시 45분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천리안 2B호가 이 지역 화산에서 나온 고농도의 아황산가스의 이동 경로를 포착했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한반도 남쪽에서 관측된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황산가스는 유독성 물질로 들이마시면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공기 중 농도가 안전한 수준으로 낮아질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활동을 삼가야 합니다.

'니시노시마 화산'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한반도 근처까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해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날 오전 9시 45분부터 오후 1시 15분, 천리안 2B호는 동북아시아 지역 오존 농도도 관측했습니다.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짙은 오존층이 중국 만주지방과 일본 동쪽에서 관측됐다.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물질로 알려진 오존은 산화력이 강해서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는 데도 관여합니다. 그래서 환경부도 미세먼지 대책을 기반으로 오존을 관리합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한반도 '하늘 파수꾼'…"국제 공동 연구 추진"

천리안 2B호의 수명은 10년입니다. 앞으로 한반도 미세먼지와 적조현상 등 우리 국민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던 대기 현상을 감시하고 분석하게 됩니다.

기존 해외 저궤도 위성들이 일부 관측지역에 누락이 있었던 반면, 천리안위성 2B호는 빠뜨리는 지역 없이 아시아 전역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의 구름이 있을 때에도 문제없습니다.

또 공간해상도도 최대 3.5×8㎢로, 저궤도 환경위성인 미국 OMI 위성의 13×24㎢, 유럽 TROPOMI의 7×7㎢보다 높습니다. 대기 관측을 하는 데 있어서, 공업단지 등 소규모 지역단위의 오염물질 배출도 포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천리안 2B호의 촬영활동은 낮에만 가능합니다. 동쪽으로는 일본 서쪽으로는 인도까지 촬영하는 데 1시간가량 걸리는데요. 그래서 낮이 긴 여름에는 하루 10번, 낮이 짧은 겨울에는 하루 6번 정도 촬영이 가능합니다. 하루 1번밖에 촬영할 수 없었던 해외 저궤도 위성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는 겁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천리안위성 2B호의 대기환경 관측자료의 국제적인 활용을 확대하고, 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환경 관측자료를 아시아 국가들과 공유하고 공동 연구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시아 13개국과 함께 하는 '판도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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