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오는 방식보다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합리적 접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을 향한 도발 자제 메시지를 재차 밝힌 것입니다.
이 장관은 어제(18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이미 서너 차례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라며 "어떤 장소, 시간도 좋으니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에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에는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등장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다시 변수를 맞은 이 시기, 이 장관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남북의 시간'은 과연 올 수 있을까요?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방송에 담지 못한 인터뷰 내용도 함께 실었습니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라고 비난해왔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트럼프 정부와 함께해왔다고 생각하는 북미 관계의 성과는 이제 사장돼 버리는 것인가?
▲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 회담 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았나. 그것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비핵화의 과정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합의한다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 이런 우리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 구상과 유사한 점들이 오히려 많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적인 구상보다 나쁘지 않은 구상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더 좋은 기회로 우리 정부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에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북미 대화가 끊긴 지 한참 됐다. 어디서부터 접점을 찾고, 대화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 한다고 보는가?
▲ 우선 바이든 당선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 간의 케미(호흡), 이것을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 간의 케미로 이어갈 수 있는, 그래서 '클린턴 3기'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자가 우리 한반도 평화의 좋은 현자로서 다가올 수 있고 그걸 통해 한반도 평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좋은 철학과 정치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그동안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 조건 중의 하나였던 것이 제재의 문제였는데, 제재와 관련해서도 지난 2월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한 걸 보면 제재를 강화하는 것과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적절하게 배합해 구사하고, 그래서 비핵화가 되었을 때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 주민이 어떻게 좋은지, 이런 미래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말씀도 했다. 그것은 굉장히 유연한 대북 정책의 접근 가능성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이야기했던 몇 가지 주요 정책, 어젠다들에 맞추어서 접근해 나가면 기본적으로 가졌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구상과 일치하고 조응하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미국의 새 행정부에 그동안 남북미가 해온 노력을 되살리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어떤 논리로 설명할 계획인가?
▲ 아무래도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우선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그것을 많은 부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남북미 관계에 있어서의 역할을 더 많이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서 바이든 당선자와 새로운 정부가 동맹을 존중하는 과정과 한반도 평화 정세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일치시키는 방향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대선 직전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만나셨다. 어떤 얘기를 나눴나?
▲ 바이든 당선자가 상원 의원 활동하던 시절에 오랫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정책적 보좌를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자가 어떠한 한반도 정책을 펼칠지, 그런 것에 대해 철학적·정치적·정책적인 배경들을 많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비핵화의) 단계적 이행과 상응하는 조치를 병행시키는 문제라든가, 또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겠지만 북한의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 협력이나 지원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 그리고 동맹을 우선하기 때문에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고 동맹의 역할을 많이 인정할 것이라는 점 등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을 전달해줬고 의견을 교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말에 UN 총회 연설에서부터 '종전선언'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종전 선언이 협상에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종전 선언의 문제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드는 일종의 과정 속에서 그 하나만 동떨어져서 별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 이런 것들은 하나의 연속된, 일련의 과정으로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관되게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의 역할이지 그 자체로 완결되고 종결되는 의미로 이야기하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른바 비핵화의 과정들과 함께 연결돼있고.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도 말했지만 북한에 취해져 있는 제재가 조금 더 완화되면서 북에 대한 경제 협력과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가는 일련의 과정들, 저는 그것을 일종의 '세 줄 꼬기'라고 이야기한다. 남북미 간의 이 '세 줄 꼬기'가 단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돼 들어간다면 그런 측면에서 종전선언은 굉장히 유의미한 해법을 향해서 가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 바이든 당선인이 푸에블로호 송환에도 굉장히 관심을 보여 왔다. 이것이 북미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 물론 그렇다.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이 북미 간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 이따금씩 이렇게 전개돼오지 않았나. 그런데 푸에블로호를 만약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송환하게 되면 (과거의)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 조치로 받아들이고 북미 간의 신뢰를 통해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첫 출근길에서 남북 대화를 복원하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대화는 단절됐는데, 그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은 없었나?
▲ 비공식 접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남북 관계의 발전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고 대화와 협력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 이렇게 제안할 생각도 있다. 그런 시점에 그동안 인도주의 협력 문제라든가 '작은 교류' 문제라든가 또 '작은 교역'과 관련된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 '작은 결재'를 진행하며 제가 그 속에 담았던 진정성, 이런 것들을 북이 받아들이고 큰 대화의 문을 열고 통 크게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도 대화는 없었나?
▲ 비공식적으로 저희들이 따로 대화한 건 없고 서로 간의 메시지를 상호 발신하면서 한두 차례 주고받은 이야기로 서로의 차이점,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지점, 이런 것들은 확인했다.
--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특사 파견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인가?
▲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과 같은 것은 대통령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임의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말하면 이미 서너 차례에 걸쳐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북으로서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가라앉는 그런 시점에서, 대한민국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안정적인 진정세로 들어가는 이런 것들을 살펴보며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라도 지금 다가온 큰 정세, 대전환기에 대해 (북한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앞으로 이어질 이런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서로 협력하고 대화하며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 이런 얘기를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봤으면 좋겠다.
--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전례를 봤을 때 도발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판단은 무엇인가?
▲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니까.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도 자신들의 그 당시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 이란도 쿠바도 (미국과) 관계 개선을 했는데, 오히려 북이 그렇게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거칠게 접근해 오는 과정들이 북미 간의 협상을 더 멀게 만들고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는 지적들을 그동안 전문가들이 많이 해왔다.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할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가 있고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권하고 싶다.
--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내년 3월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 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한다.
그리고 실제로 내년 상반기의 상황은, 특히 3월까지의 상황은 코로나 지금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어떻게 더 지속적으로 확산될지 전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또 일본에서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예고하고 있고 미국의 신정부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아직 정책 수립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고 우리 정부도 한미 간의 전작권 회수와 관련해 나름대로 유연하고 원칙적인 접근을 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한미 군사훈련 문제 등을 계기로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그런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을 피해 나가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세의 여지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든지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과거처럼 미국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하면 기회의 문이 닫힌다고 보는 건가?
▲ 거의 20년 만에 다가온 아주 좋은 정세가 잘못하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는 그런 위험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유연하고 또 신중하게 북한이 대처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자 한다.
--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약이 '게임 체인저', 즉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방역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보자는 구상인가?
▲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북쪽이 경제적으로 희생을 감수한 게 참 많다. 이미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게다가 올해는 수해와 태풍 피해도 꽤 컸을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삼중고로 인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을까봐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많이 파괴되었을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와 관련해 북한에 백신이나 약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인가?
▲ 우선은 서로가 나눠서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더 나아가서 이른바 기후의 변화로부터 생기는 이런 감염병, 전염병의 문제들은 이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예컨대 말라리아, 결핵,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이 벌써 여러 차례 오고 있지 않나. 앞으로의 예방을 위해서도 감염병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병원들을 공동으로 만들고 공동 대응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까지 발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남북 관계의 주무 장관으로서 북한에 메시지를 전한다면?
▲ 지금부터 조성된 이 정세는 한반도가 크게 평화로 들어갈 수 있는 큰 정세의 변곡점에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거나 거칠게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유연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오는 방식이 굉장히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한반도 정책이나 북미 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 정부가 새롭게 한반도 정책을 수립하고 한반도 주요 정책 라인을 정비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점들도 불가피하게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남북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정세를 남북 간의 협력과 대화를 통해 발전시켜가는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이 장관은 어제(18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에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에는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등장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다시 변수를 맞은 이 시기, 이 장관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남북의 시간'은 과연 올 수 있을까요?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방송에 담지 못한 인터뷰 내용도 함께 실었습니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라고 비난해왔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트럼프 정부와 함께해왔다고 생각하는 북미 관계의 성과는 이제 사장돼 버리는 것인가?
▲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 회담 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았나. 그것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비핵화의 과정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합의한다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 이런 우리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 구상과 유사한 점들이 오히려 많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적인 구상보다 나쁘지 않은 구상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더 좋은 기회로 우리 정부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에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북미 대화가 끊긴 지 한참 됐다. 어디서부터 접점을 찾고, 대화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 한다고 보는가?
▲ 우선 바이든 당선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 간의 케미(호흡), 이것을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 간의 케미로 이어갈 수 있는, 그래서 '클린턴 3기'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자가 우리 한반도 평화의 좋은 현자로서 다가올 수 있고 그걸 통해 한반도 평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좋은 철학과 정치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그동안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 조건 중의 하나였던 것이 제재의 문제였는데, 제재와 관련해서도 지난 2월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한 걸 보면 제재를 강화하는 것과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적절하게 배합해 구사하고, 그래서 비핵화가 되었을 때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 주민이 어떻게 좋은지, 이런 미래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말씀도 했다. 그것은 굉장히 유연한 대북 정책의 접근 가능성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이야기했던 몇 가지 주요 정책, 어젠다들에 맞추어서 접근해 나가면 기본적으로 가졌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구상과 일치하고 조응하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미국의 새 행정부에 그동안 남북미가 해온 노력을 되살리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어떤 논리로 설명할 계획인가?
▲ 아무래도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우선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그것을 많은 부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남북미 관계에 있어서의 역할을 더 많이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서 바이든 당선자와 새로운 정부가 동맹을 존중하는 과정과 한반도 평화 정세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일치시키는 방향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대선 직전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만나셨다. 어떤 얘기를 나눴나?
▲ 바이든 당선자가 상원 의원 활동하던 시절에 오랫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정책적 보좌를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자가 어떠한 한반도 정책을 펼칠지, 그런 것에 대해 철학적·정치적·정책적인 배경들을 많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비핵화의) 단계적 이행과 상응하는 조치를 병행시키는 문제라든가, 또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겠지만 북한의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 협력이나 지원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 그리고 동맹을 우선하기 때문에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고 동맹의 역할을 많이 인정할 것이라는 점 등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을 전달해줬고 의견을 교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말에 UN 총회 연설에서부터 '종전선언'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종전 선언이 협상에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종전 선언의 문제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드는 일종의 과정 속에서 그 하나만 동떨어져서 별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 이런 것들은 하나의 연속된, 일련의 과정으로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관되게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의 역할이지 그 자체로 완결되고 종결되는 의미로 이야기하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른바 비핵화의 과정들과 함께 연결돼있고.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도 말했지만 북한에 취해져 있는 제재가 조금 더 완화되면서 북에 대한 경제 협력과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가는 일련의 과정들, 저는 그것을 일종의 '세 줄 꼬기'라고 이야기한다. 남북미 간의 이 '세 줄 꼬기'가 단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돼 들어간다면 그런 측면에서 종전선언은 굉장히 유의미한 해법을 향해서 가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 바이든 당선인이 푸에블로호 송환에도 굉장히 관심을 보여 왔다. 이것이 북미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 물론 그렇다.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이 북미 간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 이따금씩 이렇게 전개돼오지 않았나. 그런데 푸에블로호를 만약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송환하게 되면 (과거의)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 조치로 받아들이고 북미 간의 신뢰를 통해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첫 출근길에서 남북 대화를 복원하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대화는 단절됐는데, 그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은 없었나?
▲ 비공식 접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남북 관계의 발전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고 대화와 협력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 이렇게 제안할 생각도 있다. 그런 시점에 그동안 인도주의 협력 문제라든가 '작은 교류' 문제라든가 또 '작은 교역'과 관련된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 '작은 결재'를 진행하며 제가 그 속에 담았던 진정성, 이런 것들을 북이 받아들이고 큰 대화의 문을 열고 통 크게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도 대화는 없었나?
▲ 비공식적으로 저희들이 따로 대화한 건 없고 서로 간의 메시지를 상호 발신하면서 한두 차례 주고받은 이야기로 서로의 차이점,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지점, 이런 것들은 확인했다.
--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특사 파견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인가?
▲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과 같은 것은 대통령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임의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말하면 이미 서너 차례에 걸쳐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북으로서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가라앉는 그런 시점에서, 대한민국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안정적인 진정세로 들어가는 이런 것들을 살펴보며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라도 지금 다가온 큰 정세, 대전환기에 대해 (북한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앞으로 이어질 이런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서로 협력하고 대화하며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 이런 얘기를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봤으면 좋겠다.
--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전례를 봤을 때 도발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판단은 무엇인가?
▲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니까.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도 자신들의 그 당시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 이란도 쿠바도 (미국과) 관계 개선을 했는데, 오히려 북이 그렇게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거칠게 접근해 오는 과정들이 북미 간의 협상을 더 멀게 만들고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는 지적들을 그동안 전문가들이 많이 해왔다.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할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가 있고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권하고 싶다.
--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내년 3월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 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한다.
그리고 실제로 내년 상반기의 상황은, 특히 3월까지의 상황은 코로나 지금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어떻게 더 지속적으로 확산될지 전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또 일본에서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예고하고 있고 미국의 신정부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아직 정책 수립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고 우리 정부도 한미 간의 전작권 회수와 관련해 나름대로 유연하고 원칙적인 접근을 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한미 군사훈련 문제 등을 계기로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그런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을 피해 나가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세의 여지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든지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과거처럼 미국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하면 기회의 문이 닫힌다고 보는 건가?
▲ 거의 20년 만에 다가온 아주 좋은 정세가 잘못하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는 그런 위험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유연하고 또 신중하게 북한이 대처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자 한다.
--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약이 '게임 체인저', 즉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방역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보자는 구상인가?
▲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북쪽이 경제적으로 희생을 감수한 게 참 많다. 이미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게다가 올해는 수해와 태풍 피해도 꽤 컸을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삼중고로 인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을까봐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많이 파괴되었을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와 관련해 북한에 백신이나 약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인가?
▲ 우선은 서로가 나눠서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더 나아가서 이른바 기후의 변화로부터 생기는 이런 감염병, 전염병의 문제들은 이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예컨대 말라리아, 결핵,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이 벌써 여러 차례 오고 있지 않나. 앞으로의 예방을 위해서도 감염병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병원들을 공동으로 만들고 공동 대응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까지 발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남북 관계의 주무 장관으로서 북한에 메시지를 전한다면?
▲ 지금부터 조성된 이 정세는 한반도가 크게 평화로 들어갈 수 있는 큰 정세의 변곡점에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거나 거칠게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유연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오는 방식이 굉장히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한반도 정책이나 북미 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 정부가 새롭게 한반도 정책을 수립하고 한반도 주요 정책 라인을 정비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점들도 불가피하게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남북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정세를 남북 간의 협력과 대화를 통해 발전시켜가는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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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보다 ‘냉면’이라는 이인영…‘남북의 시간’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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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11-19 11:44:28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오는 방식보다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합리적 접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선 이후 북한을 향한 도발 자제 메시지를 재차 밝힌 것입니다.
이 장관은 어제(18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이미 서너 차례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라며 "어떤 장소, 시간도 좋으니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에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에는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등장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다시 변수를 맞은 이 시기, 이 장관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남북의 시간'은 과연 올 수 있을까요?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방송에 담지 못한 인터뷰 내용도 함께 실었습니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라고 비난해왔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트럼프 정부와 함께해왔다고 생각하는 북미 관계의 성과는 이제 사장돼 버리는 것인가?
▲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 회담 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았나. 그것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비핵화의 과정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합의한다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 이런 우리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 구상과 유사한 점들이 오히려 많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적인 구상보다 나쁘지 않은 구상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더 좋은 기회로 우리 정부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에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북미 대화가 끊긴 지 한참 됐다. 어디서부터 접점을 찾고, 대화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 한다고 보는가?
▲ 우선 바이든 당선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 간의 케미(호흡), 이것을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 간의 케미로 이어갈 수 있는, 그래서 '클린턴 3기'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자가 우리 한반도 평화의 좋은 현자로서 다가올 수 있고 그걸 통해 한반도 평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좋은 철학과 정치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그동안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 조건 중의 하나였던 것이 제재의 문제였는데, 제재와 관련해서도 지난 2월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한 걸 보면 제재를 강화하는 것과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적절하게 배합해 구사하고, 그래서 비핵화가 되었을 때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 주민이 어떻게 좋은지, 이런 미래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말씀도 했다. 그것은 굉장히 유연한 대북 정책의 접근 가능성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이야기했던 몇 가지 주요 정책, 어젠다들에 맞추어서 접근해 나가면 기본적으로 가졌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구상과 일치하고 조응하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미국의 새 행정부에 그동안 남북미가 해온 노력을 되살리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어떤 논리로 설명할 계획인가?
▲ 아무래도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우선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그것을 많은 부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남북미 관계에 있어서의 역할을 더 많이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서 바이든 당선자와 새로운 정부가 동맹을 존중하는 과정과 한반도 평화 정세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일치시키는 방향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대선 직전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만나셨다. 어떤 얘기를 나눴나?
▲ 바이든 당선자가 상원 의원 활동하던 시절에 오랫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정책적 보좌를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자가 어떠한 한반도 정책을 펼칠지, 그런 것에 대해 철학적·정치적·정책적인 배경들을 많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비핵화의) 단계적 이행과 상응하는 조치를 병행시키는 문제라든가, 또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겠지만 북한의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 협력이나 지원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 그리고 동맹을 우선하기 때문에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고 동맹의 역할을 많이 인정할 것이라는 점 등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을 전달해줬고 의견을 교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말에 UN 총회 연설에서부터 '종전선언'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종전 선언이 협상에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종전 선언의 문제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드는 일종의 과정 속에서 그 하나만 동떨어져서 별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 이런 것들은 하나의 연속된, 일련의 과정으로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관되게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의 역할이지 그 자체로 완결되고 종결되는 의미로 이야기하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른바 비핵화의 과정들과 함께 연결돼있고.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도 말했지만 북한에 취해져 있는 제재가 조금 더 완화되면서 북에 대한 경제 협력과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가는 일련의 과정들, 저는 그것을 일종의 '세 줄 꼬기'라고 이야기한다. 남북미 간의 이 '세 줄 꼬기'가 단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돼 들어간다면 그런 측면에서 종전선언은 굉장히 유의미한 해법을 향해서 가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 바이든 당선인이 푸에블로호 송환에도 굉장히 관심을 보여 왔다. 이것이 북미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 물론 그렇다.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이 북미 간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 이따금씩 이렇게 전개돼오지 않았나. 그런데 푸에블로호를 만약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송환하게 되면 (과거의)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 조치로 받아들이고 북미 간의 신뢰를 통해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첫 출근길에서 남북 대화를 복원하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대화는 단절됐는데, 그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은 없었나?
▲ 비공식 접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남북 관계의 발전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고 대화와 협력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 이렇게 제안할 생각도 있다. 그런 시점에 그동안 인도주의 협력 문제라든가 '작은 교류' 문제라든가 또 '작은 교역'과 관련된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 '작은 결재'를 진행하며 제가 그 속에 담았던 진정성, 이런 것들을 북이 받아들이고 큰 대화의 문을 열고 통 크게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도 대화는 없었나?
▲ 비공식적으로 저희들이 따로 대화한 건 없고 서로 간의 메시지를 상호 발신하면서 한두 차례 주고받은 이야기로 서로의 차이점,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지점, 이런 것들은 확인했다.
--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특사 파견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인가?
▲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과 같은 것은 대통령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임의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말하면 이미 서너 차례에 걸쳐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북으로서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가라앉는 그런 시점에서, 대한민국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안정적인 진정세로 들어가는 이런 것들을 살펴보며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라도 지금 다가온 큰 정세, 대전환기에 대해 (북한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앞으로 이어질 이런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서로 협력하고 대화하며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 이런 얘기를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봤으면 좋겠다.
--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전례를 봤을 때 도발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판단은 무엇인가?
▲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니까.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도 자신들의 그 당시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 이란도 쿠바도 (미국과) 관계 개선을 했는데, 오히려 북이 그렇게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거칠게 접근해 오는 과정들이 북미 간의 협상을 더 멀게 만들고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는 지적들을 그동안 전문가들이 많이 해왔다.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할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가 있고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권하고 싶다.
--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내년 3월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 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한다.
그리고 실제로 내년 상반기의 상황은, 특히 3월까지의 상황은 코로나 지금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어떻게 더 지속적으로 확산될지 전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또 일본에서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예고하고 있고 미국의 신정부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아직 정책 수립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고 우리 정부도 한미 간의 전작권 회수와 관련해 나름대로 유연하고 원칙적인 접근을 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한미 군사훈련 문제 등을 계기로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그런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을 피해 나가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세의 여지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든지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과거처럼 미국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하면 기회의 문이 닫힌다고 보는 건가?
▲ 거의 20년 만에 다가온 아주 좋은 정세가 잘못하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는 그런 위험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유연하고 또 신중하게 북한이 대처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자 한다.
--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약이 '게임 체인저', 즉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방역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보자는 구상인가?
▲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북쪽이 경제적으로 희생을 감수한 게 참 많다. 이미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게다가 올해는 수해와 태풍 피해도 꽤 컸을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삼중고로 인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을까봐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많이 파괴되었을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와 관련해 북한에 백신이나 약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인가?
▲ 우선은 서로가 나눠서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더 나아가서 이른바 기후의 변화로부터 생기는 이런 감염병, 전염병의 문제들은 이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예컨대 말라리아, 결핵,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이 벌써 여러 차례 오고 있지 않나. 앞으로의 예방을 위해서도 감염병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병원들을 공동으로 만들고 공동 대응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까지 발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남북 관계의 주무 장관으로서 북한에 메시지를 전한다면?
▲ 지금부터 조성된 이 정세는 한반도가 크게 평화로 들어갈 수 있는 큰 정세의 변곡점에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거나 거칠게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유연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오는 방식이 굉장히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한반도 정책이나 북미 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 정부가 새롭게 한반도 정책을 수립하고 한반도 주요 정책 라인을 정비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점들도 불가피하게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남북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정세를 남북 간의 협력과 대화를 통해 발전시켜가는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이 장관은 어제(18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에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에는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등장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다시 변수를 맞은 이 시기, 이 장관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남북의 시간'은 과연 올 수 있을까요?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방송에 담지 못한 인터뷰 내용도 함께 실었습니다.

--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라고 비난해왔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트럼프 정부와 함께해왔다고 생각하는 북미 관계의 성과는 이제 사장돼 버리는 것인가?
▲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 회담 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았나. 그것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이야기했던 비핵화의 과정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합의한다면 이행은 단계적으로 하는 게 어떠냐, 이런 우리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 구상과 유사한 점들이 오히려 많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적인 구상보다 나쁘지 않은 구상을 가지고 있고 오히려 더 좋은 기회로 우리 정부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에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북미 대화가 끊긴 지 한참 됐다. 어디서부터 접점을 찾고, 대화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 한다고 보는가?
▲ 우선 바이든 당선자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고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많이 존경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 간의 케미(호흡), 이것을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 간의 케미로 이어갈 수 있는, 그래서 '클린턴 3기'로부터 출발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에서 바이든 당선자가 우리 한반도 평화의 좋은 현자로서 다가올 수 있고 그걸 통해 한반도 평화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좋은 철학과 정치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그동안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 조건 중의 하나였던 것이 제재의 문제였는데, 제재와 관련해서도 지난 2월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한 걸 보면 제재를 강화하는 것과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적절하게 배합해 구사하고, 그래서 비핵화가 되었을 때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 주민이 어떻게 좋은지, 이런 미래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말씀도 했다. 그것은 굉장히 유연한 대북 정책의 접근 가능성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이야기했던 몇 가지 주요 정책, 어젠다들에 맞추어서 접근해 나가면 기본적으로 가졌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구상과 일치하고 조응하면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미국의 새 행정부에 그동안 남북미가 해온 노력을 되살리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어떤 논리로 설명할 계획인가?
▲ 아무래도 바이든 당선자는 동맹을 우선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 그것을 많은 부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남북미 관계에 있어서의 역할을 더 많이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서 바이든 당선자와 새로운 정부가 동맹을 존중하는 과정과 한반도 평화 정세를 발전시켜가는 것을 일치시키는 방향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대선 직전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만나셨다. 어떤 얘기를 나눴나?
▲ 바이든 당선자가 상원 의원 활동하던 시절에 오랫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정책적 보좌를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자가 어떠한 한반도 정책을 펼칠지, 그런 것에 대해 철학적·정치적·정책적인 배경들을 많이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비핵화의) 단계적 이행과 상응하는 조치를 병행시키는 문제라든가, 또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겠지만 북한의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 협력이나 지원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전향적으로 나올 가능성, 그리고 동맹을 우선하기 때문에 동맹의 입장을 존중하고 동맹의 역할을 많이 인정할 것이라는 점 등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을 전달해줬고 의견을 교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말에 UN 총회 연설에서부터 '종전선언'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종전 선언이 협상에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종전 선언의 문제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드는 일종의 과정 속에서 그 하나만 동떨어져서 별개로 있는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 이런 것들은 하나의 연속된, 일련의 과정으로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관되게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의 역할이지 그 자체로 완결되고 종결되는 의미로 이야기하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수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른바 비핵화의 과정들과 함께 연결돼있고.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도 말했지만 북한에 취해져 있는 제재가 조금 더 완화되면서 북에 대한 경제 협력과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가는 일련의 과정들, 저는 그것을 일종의 '세 줄 꼬기'라고 이야기한다. 남북미 간의 이 '세 줄 꼬기'가 단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돼 들어간다면 그런 측면에서 종전선언은 굉장히 유의미한 해법을 향해서 가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 바이든 당선인이 푸에블로호 송환에도 굉장히 관심을 보여 왔다. 이것이 북미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 물론 그렇다.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이 북미 간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 이따금씩 이렇게 전개돼오지 않았나. 그런데 푸에블로호를 만약 평양에서 워싱턴으로 송환하게 되면 (과거의)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 조치로 받아들이고 북미 간의 신뢰를 통해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킬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첫 출근길에서 남북 대화를 복원하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됐고 대화는 단절됐는데, 그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은 없었나?
▲ 비공식 접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남북 관계의 발전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서로 제안을 주고받고 대화와 협력들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 이렇게 제안할 생각도 있다. 그런 시점에 그동안 인도주의 협력 문제라든가 '작은 교류' 문제라든가 또 '작은 교역'과 관련된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 '작은 결재'를 진행하며 제가 그 속에 담았던 진정성, 이런 것들을 북이 받아들이고 큰 대화의 문을 열고 통 크게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도 대화는 없었나?
▲ 비공식적으로 저희들이 따로 대화한 건 없고 서로 간의 메시지를 상호 발신하면서 한두 차례 주고받은 이야기로 서로의 차이점,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지점, 이런 것들은 확인했다.
--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고위급 회담이라든지 특사 파견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인가?
▲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과 같은 것은 대통령의 최고 정무적인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임의로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으로서 말하면 이미 서너 차례에 걸쳐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까.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북으로서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가라앉는 그런 시점에서, 대한민국도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안정적인 진정세로 들어가는 이런 것들을 살펴보며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라도 지금 다가온 큰 정세, 대전환기에 대해 (북한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앞으로 이어질 이런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서로 협력하고 대화하며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 이런 얘기를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봤으면 좋겠다.
--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전례를 봤을 때 도발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판단은 무엇인가?
▲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겠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지구를 이야기할 때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으니까.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북도 자신들의 그 당시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 되짚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 이란도 쿠바도 (미국과) 관계 개선을 했는데, 오히려 북이 그렇게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거칠게 접근해 오는 과정들이 북미 간의 협상을 더 멀게 만들고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는 지적들을 그동안 전문가들이 많이 해왔다.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할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이렇게 긴장을 통해서 접근해 오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좋은 효과가 있고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권하고 싶다.
--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내년 3월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 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한다.
그리고 실제로 내년 상반기의 상황은, 특히 3월까지의 상황은 코로나 지금 팬데믹(대유행) 상황이 어떻게 더 지속적으로 확산될지 전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또 일본에서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예고하고 있고 미국의 신정부도 한반도 정책에 대해 아직 정책 수립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고 우리 정부도 한미 간의 전작권 회수와 관련해 나름대로 유연하고 원칙적인 접근을 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한미 군사훈련 문제 등을 계기로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그런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을 피해 나가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세의 여지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든지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과거처럼 미국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하면 기회의 문이 닫힌다고 보는 건가?
▲ 거의 20년 만에 다가온 아주 좋은 정세가 잘못하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는 그런 위험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유연하고 또 신중하게 북한이 대처해 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자 한다.
--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약이 '게임 체인저', 즉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방역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보자는 구상인가?
▲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북쪽이 경제적으로 희생을 감수한 게 참 많다. 이미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게다가 올해는 수해와 태풍 피해도 꽤 컸을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삼중고로 인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을까봐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많이 파괴되었을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와 관련해 북한에 백신이나 약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인가?
▲ 우선은 서로가 나눠서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더 나아가서 이른바 기후의 변화로부터 생기는 이런 감염병, 전염병의 문제들은 이례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예컨대 말라리아, 결핵,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이 벌써 여러 차례 오고 있지 않나. 앞으로의 예방을 위해서도 감염병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병원들을 공동으로 만들고 공동 대응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까지 발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남북 관계의 주무 장관으로서 북한에 메시지를 전한다면?
▲ 지금부터 조성된 이 정세는 한반도가 크게 평화로 들어갈 수 있는 큰 정세의 변곡점에 진입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거나 거칠게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유연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오는 방식이 굉장히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한반도 정책이나 북미 관계 개선에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그 정부가 새롭게 한반도 정책을 수립하고 한반도 주요 정책 라인을 정비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점들도 불가피하게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남북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정세를 남북 간의 협력과 대화를 통해 발전시켜가는 선택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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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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