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KBS 단독취재후기] 사유리 임신 출산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입력 2020.11.1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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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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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이 낳고 싶었지만 어려워서 일본 가서 아이 낳게 돼
-법적으로 비혼 출산 규제 조항은 없지만 윤리 지침이 걸림돌
-사유리 비혼 출산이 비정상? 무엇이 정상인가 고민해 봐야 될 시점
-비혼 출산 원하는 여성들 "내 선택권을 인정해 달라"
-정치권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 시작돼
-대리모 허용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기자들의 수다>
■ 방송시간 : 11월 19일 (목) 18:10~18:2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KBS 신지수 기자(사회부 사건팀)



◇주진우: <기자들의 수다> 이어가겠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기자는 KBS 사회부의 신지수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지수: 안녕하세요?

◇주진우: 방송인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이거 신 기자님이 단독 보도하신 거라면서요?

◆신지수: 맞습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의 출산 소식 접하고 어떤 생각 들으셨어요?

◆신지수: 저도 처음에는 처음 저의 보도를 보신 분들이랑 비슷하게 신기하다. 어떻게 이분이 언제 또 일본 건너가서 이렇게 출산을 하셨지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주진우: 이 비혼 출산 보도를 접하고 사유리 씨한테 취재하니까 사유리 씨가 뭐라고 하던가요, 처음에?

◆신지수: 처음에 사실 연락을 드릴 때 걱정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과연 사실 연예인이기도 하고 사실 출산 문제가 민감한 개인의 사생활 문제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또 그래서 이게 솔직하게 다 말씀해주실지 이런 것도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보다 적극적으로 저한테 설명도 해주시고 하셔서 되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가 솔직한 사람이잖아요. 비혼 출산을 이렇게 결심하게 된 계기가 뭐라고 합니까?

◆신지수: 보도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사유리 씨가 자연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기 때문인데요. 사유리 씨가 지난해 10월에 생리불순으로 한국의 한 산부인과에 갔더니 임신이 힘들다. 지금 난소 기능이 48이고 지금 당장 그래서 시험관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는 않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랬을 때 사유리 씨한테 주어진 선택지는 딱 2가지였던 거죠. 급하게 사랑하지 않은 남자와 만나서 결혼을 하고 시험관을 해서 아이를 가지거나 아니면 이번에 하셨던 것처럼 정자 기증을 받아서 혼자 아이를 기르거나 이 2가지밖에 없었는데 본인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는 건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주진우: 그래서 이런 결정을 했습니까? 홀로 출산하면서 임신, 출산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뭐라고 하던가요?

◆신지수: 그런데 무엇보다 저도 어떤 과정이나 이런 게 궁금하기는 했었는데 제일 먼저 말씀하셨던 거는 약간 그런 사회적 시선이 가장 좀 따갑기도 하고 어깨를 짓누르기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되게 한국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일본도 이렇게 결혼과 출산을 조금 당연시 여기는 문화. 그리고 당연하게 연결시키다 보니까. 그런데 또 한국에서는 사유리 씨가 임신한 거 자체를 모르니까 괜찮았는데 만삭인 상태에서 병원을 오가거나 아니면 거리에서 만나게 되면 아빠는 어디 있어요. 아빠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혹은 뭐 사유리 씨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그러면 아빠는 한국 사람이냐 이런 질문들이 이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제 사유리 씨는 그때마다 아니다. 싱글마마다. 혹은 정자 기증을 받았다는 말씀을 하기에는 주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주진우: 다 설명하기도 그렇잖아요.

◆신지수: 그리고 또 상대방이 약간 민망해하기도 할까 봐 또 미안해하기도 할까 봐 그런 것들이 조금 불편해서 네, 남편은 한국 사람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는 하더라고요.

◇주진우: 여러 비혼모들이 겪는 고민일 텐데요. 그렇습니다. 저는 보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니, 아이가 커서 아빠에 대해서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하려고 그런지. 아빠에 대한 아빠를 가질 권리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의견도 많더라고요.

◆신지수: 저도 이렇게 일부 댓글들을 보니까 너무 사유리 씨 본인만 고려한 선택이 아니냐 혹은 이기적인 선택이지 않냐라는 댓글들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유리 씨도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처럼 그래도 내가 아빠가 없는 거에 대해서는 아이한테 미안하다. 하지만 아빠가 없는 그 자리나 아빠의 역할은 본인이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고 그 아이에게 보다 행복한 가정을 준다면 굳이 아빠와 엄마가 다 있는 어떤 가정보다 더 행복할 수 있지 않냐라는 말씀을 도리어 하셨습니다.

◇주진우: 아빠가 없을 수도 있어요. 없는 가정도 있을 수 있어요. 그렇게 그게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유리 씨처럼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을 수는 있다고 합니다. 이게 불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신지수: 맞습니다.

◇주진우: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냥 저는 비혼주의자인데 아이를 낳고 싶어요. 그러면 그 절차적으로 별 문제가 없습니까?

◆신지수: 법적으로 특히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이런 미혼 여성 그러니까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는 것에 대해서 규제하는 조항이나 이런 것들은 없습니다.

◇주진우: 없어요?

◆신지수: 하지만 이제 그런 전문가 학회나 그런 윤리 지침 이런 데에서는 부부에게만 수술한다고 되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지침을 꼭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신지수: 그렇다고 또 꼭 따르지 않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이 조항을 최대한 생명윤리법을 굉장히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윤리지침을 좀 더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

◇주진우: 사유리 씨 같은 비슷한 경우가 좀 미혼 여성이 아이를 갖는 경우도 우리나라에도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신지수: 그런데 제가 취재를 하면서는 사실 그 사유리 씨 같은 상황은 사실 만나뵙지는 못했거든요.

◇주진우: 드문 경우군요.

◆신지수: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병원에서 사실상 이렇게 수술을 해주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유리 씨가 일본에서 그런 일본 병원에서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신 거기 때문에요. 국내에서 그런 사례가 분명히 있을 수는 있겠지만 찾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가 일본 사람인데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싶었다고 합니까?

◆신지수: 왜냐하면 사유리 씨는 한국에서 활동을 계속 하고 있고.

◇주진우: 한국에서 애를 낳고 싶었는데 어려워서 일본으로 가서 낳은 거군요.

◆신지수: 맞습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이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저도 크게 생각하게 됐는데요. 이 출산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기자님은?

◆신지수: 저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뭔가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을 하는데 첫 번째는 우리가 소위 정상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주진우: 그렇죠. 무엇이 정상인가도 고민해봐야죠.

◆신지수: 그렇죠.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아빠가 엄마가 되는 걸 우리는 소위 정상이라고 여기고 그외 상황은 특별하게 여기고 있는데 사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3, 4인 가구는 이제 40%도 채 되지를 않거든요. 이미 이게 비율로 봐도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가족 이런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은 다수가 아닌 건데 아까 질문하셨던 것처럼 아빠가 없는 거에 대해서 아이가 불행하지 않겠냐. 그런 질문이나 혹은 그런 댓글들도 이런 정상 가족에 기반해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또 두 번째로는 선택권 측면에서 접근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비혼주의 혹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을 만났을 때 대부분 말씀하셨던 것이 내가 원할 때 남자가 없어도 아이를 낳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선택권을 달라.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고 그 선택을 할지 말지는 나의 결정사항인 거지 아예 선택지가 없는 상황은 그것과는 조금 굉장히 다르고 제한하는 거 아니냐. 이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주진우: 이로대 님께서 “모든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태어나는 거지 아이의 의사를 물어서 태어나는 게 아닙니다.” 그렇죠. 저도 제가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가 알아서 하신 거죠. 그래서 제가 아버지를 원망 많이 했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흙수저는 애 낳지 말아야 합니까? 장애인도 애 낳지 말아야 합니까? 이런 의견 주셨고요. ㅇㅂㅇ 님께서는 “남자가 결혼 않고 자녀 갖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런 의견도 주셨습니다. 대리모를 구해서 아이를 낳는 거는 우리 법 체계에서 괜찮습니다.

◆신지수: 그거 사실 대리모 문제는 미혼 여성의 정자 기증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이 논의가 나오면서 좀 더 발전하는 논의의 주제가 대리모 문제더라고요. 사실 저도 정확히 취재를 해봐야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대리모 허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언젠가는 필요한 시점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진우: KBS 보도 이후에 정치권도 좀 움직이고 이 고민하고 어느 정도 대책을 내야 할 것 같은데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신지수: 일단 저는 보도를 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이렇게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거 자체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신지수: 왜냐하면 취재를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 이 논의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었거든요. 특히 이 미혼 여성이 기증을 받아서 출산하는 것 자체가 과연 불법이냐, 아니냐 이것도 정확하게 나와 있지도 않았거든요. 대부분의 보도들이 불법이라고 하고 있었고 우리 사회에서도 지금 불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거에 대해서 그러면 지금 법으로 이게 왜 이렇게 불법이 아닌데도 불법처럼 여겨져 왔는지 혹은 불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더 확대되어서 필요할 것 같고 또 그렇다면 여성에게 이 정자 기증을 할 때 절차들 세부적으로 어떻게 규정들이 마련되어야 할지나 아니면 이 여성에게 할 때 이렇게 정자 기증을 할 때 난임 부부나 불임 부부와는 어떤 이제 순서 혹은 우선순위를 가질지 이와 관련되어서 논의가 더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했습니다. 또 동시에 그런 여성 혼자 혹은 남성 혼자 이런 아이를 키우는 것에 있어서 그런 가족들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부 사이가 정상이라는 표현보다는 새로운 가족으로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린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제도적 지원 같은 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복지 혜택도 더 줘야죠. 이상규 님이 “그러면 앞으로 남자의 역할이 필요 없어지겠네요.” 꼭 그런 건 아닙니다. 가족의 의미 결혼의 의미 그리고 출산의 의미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 사유리 씨의 용감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자님. KBS 신지수 기자였습니다.

◆신지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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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진우 라이브/KBS 단독취재후기] 사유리 임신 출산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입력 2020-11-19 19: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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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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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이 낳고 싶었지만 어려워서 일본 가서 아이 낳게 돼
-법적으로 비혼 출산 규제 조항은 없지만 윤리 지침이 걸림돌
-사유리 비혼 출산이 비정상? 무엇이 정상인가 고민해 봐야 될 시점
-비혼 출산 원하는 여성들 "내 선택권을 인정해 달라"
-정치권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 시작돼
-대리모 허용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기자들의 수다>
■ 방송시간 : 11월 19일 (목) 18:10~18:2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KBS 신지수 기자(사회부 사건팀)



◇주진우: <기자들의 수다> 이어가겠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기자는 KBS 사회부의 신지수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신지수: 안녕하세요?

◇주진우: 방송인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이거 신 기자님이 단독 보도하신 거라면서요?

◆신지수: 맞습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의 출산 소식 접하고 어떤 생각 들으셨어요?

◆신지수: 저도 처음에는 처음 저의 보도를 보신 분들이랑 비슷하게 신기하다. 어떻게 이분이 언제 또 일본 건너가서 이렇게 출산을 하셨지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주진우: 이 비혼 출산 보도를 접하고 사유리 씨한테 취재하니까 사유리 씨가 뭐라고 하던가요, 처음에?

◆신지수: 처음에 사실 연락을 드릴 때 걱정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과연 사실 연예인이기도 하고 사실 출산 문제가 민감한 개인의 사생활 문제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또 그래서 이게 솔직하게 다 말씀해주실지 이런 것도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보다 적극적으로 저한테 설명도 해주시고 하셔서 되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가 솔직한 사람이잖아요. 비혼 출산을 이렇게 결심하게 된 계기가 뭐라고 합니까?

◆신지수: 보도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사유리 씨가 자연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기 때문인데요. 사유리 씨가 지난해 10월에 생리불순으로 한국의 한 산부인과에 갔더니 임신이 힘들다. 지금 난소 기능이 48이고 지금 당장 그래서 시험관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는 않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랬을 때 사유리 씨한테 주어진 선택지는 딱 2가지였던 거죠. 급하게 사랑하지 않은 남자와 만나서 결혼을 하고 시험관을 해서 아이를 가지거나 아니면 이번에 하셨던 것처럼 정자 기증을 받아서 혼자 아이를 기르거나 이 2가지밖에 없었는데 본인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는 건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주진우: 그래서 이런 결정을 했습니까? 홀로 출산하면서 임신, 출산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뭐라고 하던가요?

◆신지수: 그런데 무엇보다 저도 어떤 과정이나 이런 게 궁금하기는 했었는데 제일 먼저 말씀하셨던 거는 약간 그런 사회적 시선이 가장 좀 따갑기도 하고 어깨를 짓누르기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되게 한국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일본도 이렇게 결혼과 출산을 조금 당연시 여기는 문화. 그리고 당연하게 연결시키다 보니까. 그런데 또 한국에서는 사유리 씨가 임신한 거 자체를 모르니까 괜찮았는데 만삭인 상태에서 병원을 오가거나 아니면 거리에서 만나게 되면 아빠는 어디 있어요. 아빠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혹은 뭐 사유리 씨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그러면 아빠는 한국 사람이냐 이런 질문들이 이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제 사유리 씨는 그때마다 아니다. 싱글마마다. 혹은 정자 기증을 받았다는 말씀을 하기에는 주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주진우: 다 설명하기도 그렇잖아요.

◆신지수: 그리고 또 상대방이 약간 민망해하기도 할까 봐 또 미안해하기도 할까 봐 그런 것들이 조금 불편해서 네, 남편은 한국 사람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는 하더라고요.

◇주진우: 여러 비혼모들이 겪는 고민일 텐데요. 그렇습니다. 저는 보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니, 아이가 커서 아빠에 대해서 물어보면 어떻게 설명하려고 그런지. 아빠에 대한 아빠를 가질 권리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의견도 많더라고요.

◆신지수: 저도 이렇게 일부 댓글들을 보니까 너무 사유리 씨 본인만 고려한 선택이 아니냐 혹은 이기적인 선택이지 않냐라는 댓글들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유리 씨도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처럼 그래도 내가 아빠가 없는 거에 대해서는 아이한테 미안하다. 하지만 아빠가 없는 그 자리나 아빠의 역할은 본인이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고 그 아이에게 보다 행복한 가정을 준다면 굳이 아빠와 엄마가 다 있는 어떤 가정보다 더 행복할 수 있지 않냐라는 말씀을 도리어 하셨습니다.

◇주진우: 아빠가 없을 수도 있어요. 없는 가정도 있을 수 있어요. 그렇게 그게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유리 씨처럼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을 수는 있다고 합니다. 이게 불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신지수: 맞습니다.

◇주진우: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냥 저는 비혼주의자인데 아이를 낳고 싶어요. 그러면 그 절차적으로 별 문제가 없습니까?

◆신지수: 법적으로 특히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이런 미혼 여성 그러니까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는 것에 대해서 규제하는 조항이나 이런 것들은 없습니다.

◇주진우: 없어요?

◆신지수: 하지만 이제 그런 전문가 학회나 그런 윤리 지침 이런 데에서는 부부에게만 수술한다고 되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지침을 꼭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신지수: 그렇다고 또 꼭 따르지 않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이 조항을 최대한 생명윤리법을 굉장히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윤리지침을 좀 더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

◇주진우: 사유리 씨 같은 비슷한 경우가 좀 미혼 여성이 아이를 갖는 경우도 우리나라에도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신지수: 그런데 제가 취재를 하면서는 사실 그 사유리 씨 같은 상황은 사실 만나뵙지는 못했거든요.

◇주진우: 드문 경우군요.

◆신지수: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병원에서 사실상 이렇게 수술을 해주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유리 씨가 일본에서 그런 일본 병원에서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신 거기 때문에요. 국내에서 그런 사례가 분명히 있을 수는 있겠지만 찾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가 일본 사람인데 한국에서 아이를 낳고 싶었다고 합니까?

◆신지수: 왜냐하면 사유리 씨는 한국에서 활동을 계속 하고 있고.

◇주진우: 한국에서 애를 낳고 싶었는데 어려워서 일본으로 가서 낳은 거군요.

◆신지수: 맞습니다.

◇주진우: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이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저도 크게 생각하게 됐는데요. 이 출산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기자님은?

◆신지수: 저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뭔가 화두를 던졌다고 생각을 하는데 첫 번째는 우리가 소위 정상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주진우: 그렇죠. 무엇이 정상인가도 고민해봐야죠.

◆신지수: 그렇죠.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아빠가 엄마가 되는 걸 우리는 소위 정상이라고 여기고 그외 상황은 특별하게 여기고 있는데 사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3, 4인 가구는 이제 40%도 채 되지를 않거든요. 이미 이게 비율로 봐도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가족 이런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은 다수가 아닌 건데 아까 질문하셨던 것처럼 아빠가 없는 거에 대해서 아이가 불행하지 않겠냐. 그런 질문이나 혹은 그런 댓글들도 이런 정상 가족에 기반해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또 두 번째로는 선택권 측면에서 접근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비혼주의 혹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을 만났을 때 대부분 말씀하셨던 것이 내가 원할 때 남자가 없어도 아이를 낳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선택권을 달라.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고 그 선택을 할지 말지는 나의 결정사항인 거지 아예 선택지가 없는 상황은 그것과는 조금 굉장히 다르고 제한하는 거 아니냐. 이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주진우: 이로대 님께서 “모든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태어나는 거지 아이의 의사를 물어서 태어나는 게 아닙니다.” 그렇죠. 저도 제가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가 알아서 하신 거죠. 그래서 제가 아버지를 원망 많이 했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흙수저는 애 낳지 말아야 합니까? 장애인도 애 낳지 말아야 합니까? 이런 의견 주셨고요. ㅇㅂㅇ 님께서는 “남자가 결혼 않고 자녀 갖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런 의견도 주셨습니다. 대리모를 구해서 아이를 낳는 거는 우리 법 체계에서 괜찮습니다.

◆신지수: 그거 사실 대리모 문제는 미혼 여성의 정자 기증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이 논의가 나오면서 좀 더 발전하는 논의의 주제가 대리모 문제더라고요. 사실 저도 정확히 취재를 해봐야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대리모 허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언젠가는 필요한 시점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진우: KBS 보도 이후에 정치권도 좀 움직이고 이 고민하고 어느 정도 대책을 내야 할 것 같은데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신지수: 일단 저는 보도를 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이렇게 비혼 출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거 자체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신지수: 왜냐하면 취재를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부분이 이 논의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었거든요. 특히 이 미혼 여성이 기증을 받아서 출산하는 것 자체가 과연 불법이냐, 아니냐 이것도 정확하게 나와 있지도 않았거든요. 대부분의 보도들이 불법이라고 하고 있었고 우리 사회에서도 지금 불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있잖아요. 이거에 대해서 그러면 지금 법으로 이게 왜 이렇게 불법이 아닌데도 불법처럼 여겨져 왔는지 혹은 불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더 확대되어서 필요할 것 같고 또 그렇다면 여성에게 이 정자 기증을 할 때 절차들 세부적으로 어떻게 규정들이 마련되어야 할지나 아니면 이 여성에게 할 때 이렇게 정자 기증을 할 때 난임 부부나 불임 부부와는 어떤 이제 순서 혹은 우선순위를 가질지 이와 관련되어서 논의가 더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했습니다. 또 동시에 그런 여성 혼자 혹은 남성 혼자 이런 아이를 키우는 것에 있어서 그런 가족들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부 사이가 정상이라는 표현보다는 새로운 가족으로 우리 사회에 잘 뿌리내린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제도적 지원 같은 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복지 혜택도 더 줘야죠. 이상규 님이 “그러면 앞으로 남자의 역할이 필요 없어지겠네요.” 꼭 그런 건 아닙니다. 가족의 의미 결혼의 의미 그리고 출산의 의미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 사유리 씨의 용감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자님. KBS 신지수 기자였습니다.

◆신지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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