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9천 7백억 원 협상 제안…법무부 “정부 차원 검토”

입력 2020.11.20 (21:32) 수정 2020.11.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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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속봅니다.

9년 동안 한국에서 4조 6천억 원을 벌고 2012년 탈출했는데, 한국 정부 때문에 손해봤다면서 국제투자분쟁 ISD를 제기했죠.

소송가액이 47억 달러, 5조 5천억 원입니다.

8년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협상을 제안했고, 법무부가 이걸 공식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협상을 하자고 한 과정과 형식에 의문점도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론스타의 협상안,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번주 초 법무부에 민원 형식으로 접수된 론스타의 협상 제안서입니다.

2장 길이에 론스타가 주장하는 협상 금액과 산정 근거가 담겼고, 마이크 톰슨 론스타 법무부사장이 서명했습니다.

서명 날짜는 이달 2일, 협상안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통해 법무부에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론스타가 요구한 협상 금액은 8억7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9천7백억 원입니다.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늦게 승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4억 달러, 부당하게 세금을 냈다며 1억 5천만 달러, 여기에 지난 8년간 연 5%의 이자로 3억2천만 달러를 더했습니다.

론스타가 이전까지 주장했던 청구액은 47억 달러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달 30일까지 협상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며 시한까지 못박았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론스타의 협상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건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론스타와 한국 정부는 그동안 협상제안이 있었는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마이크 톰슨/론스타 법무부사장/지난 5월 : "(한국 정부에)여러 차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강성국/법무부 법무실장/지난 8월 20일 : "정부는 현재까지 론스타로부터 공식적인 합의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정부도 론스타의 공식제안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론스타의 의도가 의심되는 대목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법률대리인을 통하지 않았고 답변 시한도 한 달이 채 안 됩니다.

국내 여론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가 단시간에 결정을 내리기 여려운 상황.

따라서 론스타의 일방적 통보 성격도 있어 보입니다.

즉, 협상을 제안했다는 행위 자체로 중재판정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노림수일 가능성입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최정연/보도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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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스타, 9천 7백억 원 협상 제안…법무부 “정부 차원 검토”
    • 입력 2020-11-20 21:32:53
    • 수정2020-11-20 22:04:08
    뉴스 9
[앵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속봅니다.

9년 동안 한국에서 4조 6천억 원을 벌고 2012년 탈출했는데, 한국 정부 때문에 손해봤다면서 국제투자분쟁 ISD를 제기했죠.

소송가액이 47억 달러, 5조 5천억 원입니다.

8년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협상을 제안했고, 법무부가 이걸 공식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협상을 하자고 한 과정과 형식에 의문점도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론스타의 협상안,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번주 초 법무부에 민원 형식으로 접수된 론스타의 협상 제안서입니다.

2장 길이에 론스타가 주장하는 협상 금액과 산정 근거가 담겼고, 마이크 톰슨 론스타 법무부사장이 서명했습니다.

서명 날짜는 이달 2일, 협상안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통해 법무부에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론스타가 요구한 협상 금액은 8억7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9천7백억 원입니다.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늦게 승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4억 달러, 부당하게 세금을 냈다며 1억 5천만 달러, 여기에 지난 8년간 연 5%의 이자로 3억2천만 달러를 더했습니다.

론스타가 이전까지 주장했던 청구액은 47억 달러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달 30일까지 협상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며 시한까지 못박았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론스타의 협상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건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론스타와 한국 정부는 그동안 협상제안이 있었는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마이크 톰슨/론스타 법무부사장/지난 5월 : "(한국 정부에)여러 차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강성국/법무부 법무실장/지난 8월 20일 : "정부는 현재까지 론스타로부터 공식적인 합의 제안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한국 정부도 론스타의 공식제안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론스타의 의도가 의심되는 대목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법률대리인을 통하지 않았고 답변 시한도 한 달이 채 안 됩니다.

국내 여론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가 단시간에 결정을 내리기 여려운 상황.

따라서 론스타의 일방적 통보 성격도 있어 보입니다.

즉, 협상을 제안했다는 행위 자체로 중재판정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노림수일 가능성입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최정연/보도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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