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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톡] 누구를 위한 ‘윤석열 대망론’인가?
입력 2020.11.21 (09:00) 저널리즘 토크쇼 J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후보로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켜야 할 현직 검찰총장이 대한민국 정치의 정점인 '대통령 후보'로 언급된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까지는 없던 놀랍고, 기이한 일입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최근 대다수가 주목하고 있는 인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보도와 언론이 어떻게 '윤석열 대망론'을 활용하고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또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서 오늘날 우리의 노동 현실과 그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누가 윤석열 대망론을 말하는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은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있고, 두 사람의 행보 하나하나가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일, 정치권이 발칵 뒤집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됐습니다. 바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윤석열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였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대권후보에 포함된 여론조사가 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높은 지지율을 보여준 적은 없었기에. 기자들도 즉각 반응해 기사를 생산했습니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만 무려 130건이 넘는 기사가 쏟아져 포털사이트를 도배했습니다.

제대로 된 보도였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사실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언론이 기사 제목에서 '대권후보 지지도 윤석열 1위'를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2위라고 거론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윤 총장의 지지율은 오차 범위 안에 있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윤 총장과 이 대표가 오차 범위 안에서 1위를 다투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지, 누가 1위를 했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탓에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또 다른 대권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들에서 윤석열 총장이 3위를 기록한 결과가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J가 만난 여론조사 전문가는 서로 다른 여론조사 기관이 각기 다르게 설계한 여론조사의 경우, 결과에 다소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이 보도함에 있어 정확한 보도가 아닌 자극적인 보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결국 서로 다른 기관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하지 말고, 같은 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의 추세를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권자들도 그렇게 봐야 하고, 언론사의 기자들도 같은 기관의 추세를 비교해 보고 의미를 찾아내는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언론이 이토록 '윤석열 1위', '윤석열 대망론'과 관련해 많은 기사를 쏟아낸 이유는 뭘까요?

J의 고정패널 강유정 교수는 언론의 의도를 의심합니다. 강 교수는 "현 정부 임기가 2022년 5월까지"라며, "대권 주자에게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는 현 정부, 현 정권 때리기를 넘어 미래권력으로 일찌감치 감으로써 현 정권을 식물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학자 홍성일 박사는 "그동안 알려지지 못했던 것을 이슈화하고, 소외됐던 사람들을 정치에 복귀시키는 것이 언론의 역할인데 언론이 가지는 사회적 상상력이 단순히 다음 대선에서 누가 1위를 할 것인가에 모인다면 대단히 비극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직 현직 검찰총장이라는 점입니다. 검찰이 대한민국에서 가지는 막강한 권력과 힘, 수사력을 생각할 때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야 하는 자리가 바로 검찰총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끊임없이 그의 정치권행을 거론한다는 건 결코 가벼이 볼 일이 아닙니다.

J의 고정패널 임자운 변호사는 "검찰총장에 정치인 이미지가 씌워져 버리면 검찰의 정부 인사 수사도 자칫 정치적 당위에 따라서 판단되어 버릴 수 있다"며, "그러면 검찰 수사의 기준이 무너져버리는 것이고, 무너져 버리는 것을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1년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립니다. 또 내년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됩니다. 각종 기관에서 관련 여론조사가 시행될 것이고, 언론 보도도 넘쳐날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2016년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함께 만든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이미 명시돼 있습니다.

▶미디어는 여론조사 결과를 여론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수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미디어는 대표성과 신뢰성이 의심되는 여론조사를 기획하거나 의뢰하지 않는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 결과는 보도하지 않는다
▶속보 경쟁에 치우쳐 담당 기자에게 무리한 보도나 제작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스스로 만든 보도준칙을 잘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혼란을 피하고 언론의 공적인 업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J의 일관된 비평입니다.


이번 주 저널리즘토크쇼J는 윤석열 총장 관련 보도 외에도 전태일 열사 분신 50주기를 맞아서 2020년 오늘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전태일들의 이야기와 이를 다루는 언론의 현주소를 다뤄봅니다. 특히, 기존에 'J픽'으로 좋은 기사를 소개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지난 12일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다큐인사이트 전태일 50주기 특집 '너는 나다'>편을 소개합니다.

'저널리즘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J 114회는 <누구를 위한 '윤석열 대망론'인가?>, <세상의 모든 나, 전태일에게> 두 가지 주제로 11월 22일 밤 9시 4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됩니다. 이승현 KBS 아나운서,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임자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 겸 변호사, 언론학자 홍성일 박사, 정연우 KBS 기자,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 교수, 조나은 KBS PD가 출연합니다.
  • [저리톡] 누구를 위한 ‘윤석열 대망론’인가?
    • 입력 2020-11-21 09:00:48
    저널리즘 토크쇼 J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후보로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켜야 할 현직 검찰총장이 대한민국 정치의 정점인 '대통령 후보'로 언급된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까지는 없던 놀랍고, 기이한 일입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최근 대다수가 주목하고 있는 인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보도와 언론이 어떻게 '윤석열 대망론'을 활용하고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또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서 오늘날 우리의 노동 현실과 그에 대한 언론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누가 윤석열 대망론을 말하는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은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있고, 두 사람의 행보 하나하나가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일, 정치권이 발칵 뒤집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됐습니다. 바로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윤석열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쿠키뉴스의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였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대권후보에 포함된 여론조사가 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높은 지지율을 보여준 적은 없었기에. 기자들도 즉각 반응해 기사를 생산했습니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만 무려 130건이 넘는 기사가 쏟아져 포털사이트를 도배했습니다.

제대로 된 보도였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사실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언론이 기사 제목에서 '대권후보 지지도 윤석열 1위'를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2위라고 거론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윤 총장의 지지율은 오차 범위 안에 있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윤 총장과 이 대표가 오차 범위 안에서 1위를 다투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지, 누가 1위를 했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탓에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또 다른 대권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들에서 윤석열 총장이 3위를 기록한 결과가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J가 만난 여론조사 전문가는 서로 다른 여론조사 기관이 각기 다르게 설계한 여론조사의 경우, 결과에 다소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이 보도함에 있어 정확한 보도가 아닌 자극적인 보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결국 서로 다른 기관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하지 말고, 같은 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의 추세를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권자들도 그렇게 봐야 하고, 언론사의 기자들도 같은 기관의 추세를 비교해 보고 의미를 찾아내는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언론이 이토록 '윤석열 1위', '윤석열 대망론'과 관련해 많은 기사를 쏟아낸 이유는 뭘까요?

J의 고정패널 강유정 교수는 언론의 의도를 의심합니다. 강 교수는 "현 정부 임기가 2022년 5월까지"라며, "대권 주자에게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는 현 정부, 현 정권 때리기를 넘어 미래권력으로 일찌감치 감으로써 현 정권을 식물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학자 홍성일 박사는 "그동안 알려지지 못했던 것을 이슈화하고, 소외됐던 사람들을 정치에 복귀시키는 것이 언론의 역할인데 언론이 가지는 사회적 상상력이 단순히 다음 대선에서 누가 1위를 할 것인가에 모인다면 대단히 비극적인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직 현직 검찰총장이라는 점입니다. 검찰이 대한민국에서 가지는 막강한 권력과 힘, 수사력을 생각할 때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야 하는 자리가 바로 검찰총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끊임없이 그의 정치권행을 거론한다는 건 결코 가벼이 볼 일이 아닙니다.

J의 고정패널 임자운 변호사는 "검찰총장에 정치인 이미지가 씌워져 버리면 검찰의 정부 인사 수사도 자칫 정치적 당위에 따라서 판단되어 버릴 수 있다"며, "그러면 검찰 수사의 기준이 무너져버리는 것이고, 무너져 버리는 것을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1년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립니다. 또 내년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대선전이 시작됩니다. 각종 기관에서 관련 여론조사가 시행될 것이고, 언론 보도도 넘쳐날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2016년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함께 만든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이미 명시돼 있습니다.

▶미디어는 여론조사 결과를 여론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수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미디어는 대표성과 신뢰성이 의심되는 여론조사를 기획하거나 의뢰하지 않는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 결과는 보도하지 않는다
▶속보 경쟁에 치우쳐 담당 기자에게 무리한 보도나 제작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스스로 만든 보도준칙을 잘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혼란을 피하고 언론의 공적인 업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J의 일관된 비평입니다.


이번 주 저널리즘토크쇼J는 윤석열 총장 관련 보도 외에도 전태일 열사 분신 50주기를 맞아서 2020년 오늘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전태일들의 이야기와 이를 다루는 언론의 현주소를 다뤄봅니다. 특히, 기존에 'J픽'으로 좋은 기사를 소개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지난 12일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다큐인사이트 전태일 50주기 특집 '너는 나다'>편을 소개합니다.

'저널리즘토크쇼 J'는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를 통해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신개념 미디어비평 프로그램입니다. J 114회는 <누구를 위한 '윤석열 대망론'인가?>, <세상의 모든 나, 전태일에게> 두 가지 주제로 11월 22일 밤 9시 40분, KBS 1TV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됩니다. 이승현 KBS 아나운서, 팟캐스트 MC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임자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 겸 변호사, 언론학자 홍성일 박사, 정연우 KBS 기자,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 교수, 조나은 KBS PD가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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