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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치 논란 전두환 동상, ‘톱질 테러’ 불상사까지
입력 2020.11.21 (09:01) 취재K
목 부위가 훼손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목 부위가 훼손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제5공화국 때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조성된 충북 청주의 청남대. 30년 가까이 흘러,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흔적 지우기'의 핵심 장소로 떠올랐습니다.

청남대에 있는 두 사람의 전신 동상 철거를 두고 최근 찬·반 갈등이 거세졌고, 급기야 동상의 목 부위가 톱질로 훼손되는 불상사까지 벌어진 겁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스스로 만든 '남쪽의 청와대'에서 어쩌다 동상 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신세가 됐을까요?

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 씨 전신상.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 씨 전신상.

■ 전두환 동상 '톱질 훼손'…"연희동 집에 던지려 했다"

지난 19일, 줄톱 등의 연장이 든 가방을 챙겨 청남대에 입장한 50세 남성. '전두환 대통령길'이라는 이름의 산책로 앞에 서 있는 전 씨의 전신상으로 향했고, 동상의 목 부위를 톱질하다 이를 목격한 관람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동상 주변의 CCTV 전원부터 차단하고 20여 분간 벌인 범행에, 청동으로 된 전 씨 동상은 목 부위가 둥글게 3분의 2가량 훼손됐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경기 지역의 5·18 관련 단체 회원이라고 밝혔고, 전 씨의 동상 목을 잘라 그가 사는 연희동 자택에 던지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청동으로 된 전 씨의 동상이 톱질로 훼손됐다.청동으로 된 전 씨의 동상이 톱질로 훼손됐다.

■ 찬·반 갈등 속 '동상 철거' 반년 넘게 갈팡질팡

사실 충북에선 문제의 동상을 두고 최근 반년 동안 철거할지, 보존할지, 관련 논쟁이 치열했습니다.

처음 철거 논의가 시작된 건 지난 5월 충북 5·18 민중항쟁 40주년 행사위원회의 공식 제안에서였는데요. 충청북도도 곧이어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창고행 신세가 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충청북도가 충청북도의회에, "공공 시설물인 동상을 철거할 근거를 마련해달라"는 이유로 관련 조례 제정을 요구하면서 찬반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요청을 받은 충청북도의회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나 기록화 등 기념사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충청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보수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해 3차례나 심의를 보류했습니다.

결국, 이달 초 관련 조례안을 최종 폐기하면서 반년 동안 찬·반 갈등만 키운 채 원점으로 돌아온 겁니다.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의 근거로 만들어지던 조례안이 찬반 갈등 속에 6개월 만에 폐기됐다.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의 근거로 만들어지던 조례안이 찬반 갈등 속에 6개월 만에 폐기됐다.

■ '철거' 대신 '과오 기록'으로 가닥… 훼손 동상 보수는?

이에 충청북도까지 동상 철거 입장을 번복하고, 동상을 존치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충북도는 애초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예우를 받지 못하도록 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상을 철거할 방침이었지만, 청남대의 동상이' 대통령 기념사업물'이 아니라 '관광 조형물'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따라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신 두 전직 대통령이 법의 처벌을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안내판을 새로 설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각각 징역 17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각각 징역 17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하지만 동상 철거를 촉구해 온 시민사회단체는 매주 화요일, 청남대에서 집회를 여는 등 철거 철회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법률 검토나 여론 수렴 없이 철거 결정을 번복한 충북도의 졸속행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대 여론 속에 개당 2억 원 상당의 동상 설치를 강행한 뒤 5년여 만에 스스로 동상을 철거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져,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을 키우는 등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입니다.

충북도는 동상 처분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 고심 중인 가운데, 현 구상대로 동상을 그대로 두고 과오를 추가 기록하는 쪽으로 마무리된다면, 애초 철거하려던 동상을 보수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 기습적인 톱질 테러로 훼손된 전 씨의 동상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현수막.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현수막.
  • 존치 논란 전두환 동상, ‘톱질 테러’ 불상사까지
    • 입력 2020-11-21 09:01:11
    취재K
목 부위가 훼손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목 부위가 훼손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

제5공화국 때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조성된 충북 청주의 청남대. 30년 가까이 흘러,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흔적 지우기'의 핵심 장소로 떠올랐습니다.

청남대에 있는 두 사람의 전신 동상 철거를 두고 최근 찬·반 갈등이 거세졌고, 급기야 동상의 목 부위가 톱질로 훼손되는 불상사까지 벌어진 겁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스스로 만든 '남쪽의 청와대'에서 어쩌다 동상 하나 지켜내지 못하는 신세가 됐을까요?

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 씨 전신상.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 씨 전신상.

■ 전두환 동상 '톱질 훼손'…"연희동 집에 던지려 했다"

지난 19일, 줄톱 등의 연장이 든 가방을 챙겨 청남대에 입장한 50세 남성. '전두환 대통령길'이라는 이름의 산책로 앞에 서 있는 전 씨의 전신상으로 향했고, 동상의 목 부위를 톱질하다 이를 목격한 관람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동상 주변의 CCTV 전원부터 차단하고 20여 분간 벌인 범행에, 청동으로 된 전 씨 동상은 목 부위가 둥글게 3분의 2가량 훼손됐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경기 지역의 5·18 관련 단체 회원이라고 밝혔고, 전 씨의 동상 목을 잘라 그가 사는 연희동 자택에 던지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청동으로 된 전 씨의 동상이 톱질로 훼손됐다.청동으로 된 전 씨의 동상이 톱질로 훼손됐다.

■ 찬·반 갈등 속 '동상 철거' 반년 넘게 갈팡질팡

사실 충북에선 문제의 동상을 두고 최근 반년 동안 철거할지, 보존할지, 관련 논쟁이 치열했습니다.

처음 철거 논의가 시작된 건 지난 5월 충북 5·18 민중항쟁 40주년 행사위원회의 공식 제안에서였는데요. 충청북도도 곧이어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창고행 신세가 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충청북도가 충청북도의회에, "공공 시설물인 동상을 철거할 근거를 마련해달라"는 이유로 관련 조례 제정을 요구하면서 찬반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요청을 받은 충청북도의회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나 기록화 등 기념사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충청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보수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해 3차례나 심의를 보류했습니다.

결국, 이달 초 관련 조례안을 최종 폐기하면서 반년 동안 찬·반 갈등만 키운 채 원점으로 돌아온 겁니다.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의 근거로 만들어지던 조례안이 찬반 갈등 속에 6개월 만에 폐기됐다.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의 근거로 만들어지던 조례안이 찬반 갈등 속에 6개월 만에 폐기됐다.

■ '철거' 대신 '과오 기록'으로 가닥… 훼손 동상 보수는?

이에 충청북도까지 동상 철거 입장을 번복하고, 동상을 존치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충북도는 애초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예우를 받지 못하도록 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상을 철거할 방침이었지만, 청남대의 동상이' 대통령 기념사업물'이 아니라 '관광 조형물'에 해당한다는 판단에 따라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신 두 전직 대통령이 법의 처벌을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안내판을 새로 설치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각각 징역 17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각각 징역 17년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하지만 동상 철거를 촉구해 온 시민사회단체는 매주 화요일, 청남대에서 집회를 여는 등 철거 철회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법률 검토나 여론 수렴 없이 철거 결정을 번복한 충북도의 졸속행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대 여론 속에 개당 2억 원 상당의 동상 설치를 강행한 뒤 5년여 만에 스스로 동상을 철거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져,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을 키우는 등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입니다.

충북도는 동상 처분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 고심 중인 가운데, 현 구상대로 동상을 그대로 두고 과오를 추가 기록하는 쪽으로 마무리된다면, 애초 철거하려던 동상을 보수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 기습적인 톱질 테러로 훼손된 전 씨의 동상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현수막.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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