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 간부 상습 성추행 의혹…회사는 “외부에 알리지 말라”

입력 2020.11.22 (21:23) 수정 2020.11.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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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품 브랜드 샤넬의 한국 지사 간부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원들을 성추행 해 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도 10명이 넘는데, 문제는 샤넬 지사의 태도입니다.

노조가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징계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피해내용을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요구하더니, 서약을 한 뒤에는 징계에 관한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화려한 명품의 이면은 ​이랬습니다.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샤넬 매장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입사 초기 한 남성 간부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대응도 못 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과 같은 피해를 본 여직원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성추행 피해 직원/음성변조 : "'(이 사람은) 어디까지 (내 몸을) 주무르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 때까지…. 겨드랑이 이런 부분까지 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는 전국의 백화점 매장 영업을 총괄하는 40대 남성 A 씨입니다.

[성추행 피해 직원/음성변조 : "잠깐 포옹하고 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막 가슴을 완전히 밀착시킨다든가,꽉 껴안고 하세요. 싫다고 뿌리칠 수 없죠. 그럼 찍혀요. 항상 만져보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자기) 가슴이나 이런 데…."]

참다 못한 직원들은 지난 9월 노동조합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노조가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드러난 피해자만 10여 명, 피해 기간도 10년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노조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사측에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피해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요구했습니다.

비밀 서약을 받은 뒤에는 아예 태도가 바뀌더니 한 달이 넘도록 진행 상황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합니다.

[김소연/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 지부장 : "(회사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한다는 느낌보다는 ‘여기서 이야기한 거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안 돼’ 이런 느낌을 받았고요. 도둑맞은 느낌 같은 거예요. 피해 사실을 몽땅 가져가서…."]

이에 대해 샤넬코리아는 관계 법령과 사내 규정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면서 비밀서약서를 받은 것은 일반적인 절차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성실하게 조사에 응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안민식 허수곤/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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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넬코리아 간부 상습 성추행 의혹…회사는 “외부에 알리지 말라”
    • 입력 2020-11-22 21:23:16
    • 수정2020-11-22 22: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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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품 브랜드 샤넬의 한국 지사 간부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원들을 성추행 해 온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도 10명이 넘는데, 문제는 샤넬 지사의 태도입니다.

노조가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징계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피해내용을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요구하더니, 서약을 한 뒤에는 징계에 관한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화려한 명품의 이면은 ​이랬습니다.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샤넬 매장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입사 초기 한 남성 간부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대응도 못 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과 같은 피해를 본 여직원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성추행 피해 직원/음성변조 : "'(이 사람은) 어디까지 (내 몸을) 주무르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 때까지…. 겨드랑이 이런 부분까지 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는 전국의 백화점 매장 영업을 총괄하는 40대 남성 A 씨입니다.

[성추행 피해 직원/음성변조 : "잠깐 포옹하고 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막 가슴을 완전히 밀착시킨다든가,꽉 껴안고 하세요. 싫다고 뿌리칠 수 없죠. 그럼 찍혀요. 항상 만져보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자기) 가슴이나 이런 데…."]

참다 못한 직원들은 지난 9월 노동조합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노조가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드러난 피해자만 10여 명, 피해 기간도 10년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노조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사측에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은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피해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요구했습니다.

비밀 서약을 받은 뒤에는 아예 태도가 바뀌더니 한 달이 넘도록 진행 상황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합니다.

[김소연/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 지부장 : "(회사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한다는 느낌보다는 ‘여기서 이야기한 거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안 돼’ 이런 느낌을 받았고요. 도둑맞은 느낌 같은 거예요. 피해 사실을 몽땅 가져가서…."]

이에 대해 샤넬코리아는 관계 법령과 사내 규정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면서 비밀서약서를 받은 것은 일반적인 절차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성실하게 조사에 응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안민식 허수곤/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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