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박제] 용혜인 “소수정당 설움 딛고 기본소득 입법 완성할 것”

입력 2020.11.23 (10:12) 수정 2021.01.2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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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합시다>가 21대 국회의원의 초심을 들어보는 ‘초심 박제 프로젝트’ <정치합니다>. 오늘은 31번째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만났습니다.

‘기본소득·90년대생·페미니즘’ 국회의원
“재산·노동 여부 관계없이 월 60만 원 기본소득 지급돼야”
“2022년 대선이 기본소득 입법의 분수령 될 것”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1990년생으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함께 1990년대생 국회의원 3인방 가운데 한 명으로, 만만치 않은 정당 활동 이력을 자랑합니다. 21살인 2010년에 진보신당에 입당한 뒤 노동당 공동대표를 지내다 ‘기본소득’에서 시대정신을 발견하고 기본소득 입안을 위해 기본소득당을 창당했습니다. 요즘은 낙태, 산재 등 여성 인권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으로도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3법’도 발의했습니다. 용 의원의 활약으로 경직된 국회 곳곳에 균열이 가고 청년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도 더 높아질 수 있을까요? 직접 만나 각오와 초심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21살 때 진보신당에 입당했습니다. 무엇이 정치로 마음을 끌었나요?

“제가 대학교 2학년 때인 21살 때 당시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운동을 돕게 됐는데 후보님의 메시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당시 후보께서 ‘모든 서울 시민이 하나의 악기 정도는 다룰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하셨는데 제가 그때까지 생각했던 기성 정치인과 굉장히 많이 달랐어요. 또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이 악기를 하나씩 다루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굉장히 설렜고요. 그런 후보님의 모습, 공약이 제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 의원님이 노동당 당원이었던 2019년 7월, 당명을 기본소득 당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가 부결되자 노동당에서 탈당해 기본소득 당을 창당했습니다.

“스페인의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나 그리스의 ‘시리자’처럼 기성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어 가는 데 대한 열망과 갈증이 있었어요. 고민의 결론은 새로운 정치적 전망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세력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그래서 노동당 당원이던 시절에 ‘기본소득’에 당력을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새롭게 당을 만들어서 시도를 해보자고 동료들과 얘기를 해서 (노동당에서) 나오게 됐습니다.”

- 창당 과정에서 힘든 일은 없었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했던 거 같아요. 당을 만드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전국에서 천 명이 모인 시도당 5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당원을 모으는 데 무척 힘들었어요. 6~7개월 정도를 오로지 창당 준비에만 매달렸어요. 아르바이트도 일절 하지 않고 창당에만 매달렸죠. 온라인으로 당원을 모집했는데 저희 이전에는 온라인으로 당원 가입을 받은 적이 없어서 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본인인증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 했는데 이거 하는 데만 한 달 정도가 걸렸어요. 우여곡절 끝에 1월 19일에 중앙당 창당 위원회를 열게 됐습니다.”

- 초심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 한 장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기본 소득 공동행동’ 때 사진인데요. 이 행사의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마침 그때 대학 졸업 시험이 예정돼 있었는데 이 행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험을 포기하면서 준비했어요. 당시에 200명 정도 모여서 ‘기본소득 도입’을 외쳤는데 실외에서 이런 행사가 벌어진 건 처음이었어요. 당시의 설렘을 잊을 수 없고요. 그래서 초심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 ‘노동 여부, 재산 유무와 관계없이 매달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게 기본소득의 정의인데요. 많은 분이 기본소득에 반대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먼저 돈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합니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분들은 보통, ‘그 돈이 있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게 낫다’라고 하는데 ‘그 돈이 있으면’이라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는 선별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권리로서 이루어지는 것이고요. 이론적으로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주는 게 더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 정치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또 기본소득만이 증세에 대한 합의를 가능하게 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도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큰 틀에서는 같은데 접근 방식이 좀 다릅니다. 저희는 매월 60만 원 지급 모델을 갖고 있고 시대전환은 30만 원 지급을 주장합니다. 또 재원 마련 방법도 좀 다른데 저희는 탄소세, 토지보유세 같은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자는 것이고 시대전환은 연말 정산 공제 같은 공제 제도를 없애서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하는 게 좀 다릅니다.”

-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이 입법화될 수 있을까요?

“대선이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총선과 지방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이 강하고 앞으로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선거는 대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 논의는 대선에 더 적합하다고 보거든요. 2022년 대선의 결과가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의원님을 소개하는 글에 ‘페미니스트’라는 수식어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미니스트’, 혹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우리 사회에 많은 것 같은데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세요?

“세상을 바꿔왔던 사람들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비난과 배척을 받았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결국 대한민국을 성적으로 평등한 사회로 만들 거로 생각하고 그 변화가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분들에게도 더 나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기대하는데요. 저는 특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좀 있어요. 이 문제를 단순히 페미니스트와 남성들 간의 갈등 국면으로만 보면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 편, 내 편을 나누고 정파적인 이익에 더 유리하게 프레임을 짜기보다 이 현상의 원인을 찾는 역할을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의원님을 수식하는 두 번째 단어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겁니다. 1990년생인데, 이번 국감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었다면 하나 소개해주세요.

“제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데요. 한번은 여당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논쟁이 붙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고성이 오가는 것 자체도 이해가 잘 안 됐지만, 여야 의원들이 갑자기 화를 내더니 또 갑자기 멈추시더라고요.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또 제가 질의를 하고 나면 주변에서 꼭 ‘잘했어요, 잘했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게 기특하다는 듯한 말투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 분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의원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아니에요? 그런 측면에서 좀 동료 의원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소수정당으로 느끼는 서운함은 없나요?

“국회는 다 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거든요. 의원실 배정 같은 경우도 교섭단체가 다 배정되고 나면 소수 정당을 배정해줍니다. 각종 일정 잡는 것에서도 배제되고요. 좀 재밌는 일은 본회의가 열린다는 걸 언론을 보고 안 일도 있었어요. 부랴부랴 본회의장으로 출발하려고 준비를 하는데 그제야 국회 사무처에서 팩스로 본회의가 열린다고 알려주더라고요. 허허.”


- 지난 국감 내용 가운데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내용이 있다면 한 번 더 소개해주시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피감기관 가운데 한국조폐공사가 있습니다. 조폐공사에서 여권을 만들 때 꼭 필요한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 업무를 해오신 분들이 사실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미 정규직이 돼야 했을 분들인데 지금까지 정규직이 되지 않고 있었던 거죠.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권 발급량이 줄면서 일용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월급이 줄고 해고 위기에 놓여 이 문제를 국감 때 지적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됐는데 조폐공사가 노동자들에게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강요했더라고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꼭 앞으로도 챙겨볼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꼭 할 것’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을 하나씩 꼽아주세요.

“정쟁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미래를 찾는 일을 꼭 하겠습니다. 정치의 역할은 새로운 전망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산업화 세대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우리가 일으켜 세웠다는 자부심이 있고 87년까지도 ‘민주화’라는 시대 정신이 있었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가 큰 방향이나 전망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소득당이 새로운 전망이나 시대정신을 제시할 수 있는 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더 많은 <초심박제> 영상을 보시려면 유튜브에서 <정치합시다>를 검색하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QGJRTA3kxbII8dpJFlA_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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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심박제] 용혜인 “소수정당 설움 딛고 기본소득 입법 완성할 것”
    • 입력 2020-11-23 10:12:29
    • 수정2021-01-28 19:20:12
    정치합시다

<정치합시다>가 21대 국회의원의 초심을 들어보는 ‘초심 박제 프로젝트’ <정치합니다>. 오늘은 31번째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만났습니다.

‘기본소득·90년대생·페미니즘’ 국회의원
“재산·노동 여부 관계없이 월 60만 원 기본소득 지급돼야”
“2022년 대선이 기본소득 입법의 분수령 될 것”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1990년생으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함께 1990년대생 국회의원 3인방 가운데 한 명으로, 만만치 않은 정당 활동 이력을 자랑합니다. 21살인 2010년에 진보신당에 입당한 뒤 노동당 공동대표를 지내다 ‘기본소득’에서 시대정신을 발견하고 기본소득 입안을 위해 기본소득당을 창당했습니다. 요즘은 낙태, 산재 등 여성 인권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으로도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3법’도 발의했습니다. 용 의원의 활약으로 경직된 국회 곳곳에 균열이 가고 청년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도 더 높아질 수 있을까요? 직접 만나 각오와 초심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21살 때 진보신당에 입당했습니다. 무엇이 정치로 마음을 끌었나요?

“제가 대학교 2학년 때인 21살 때 당시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운동을 돕게 됐는데 후보님의 메시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당시 후보께서 ‘모든 서울 시민이 하나의 악기 정도는 다룰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하셨는데 제가 그때까지 생각했던 기성 정치인과 굉장히 많이 달랐어요. 또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이 악기를 하나씩 다루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굉장히 설렜고요. 그런 후보님의 모습, 공약이 제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 의원님이 노동당 당원이었던 2019년 7월, 당명을 기본소득 당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가 부결되자 노동당에서 탈당해 기본소득 당을 창당했습니다.

“스페인의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나 그리스의 ‘시리자’처럼 기성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어 가는 데 대한 열망과 갈증이 있었어요. 고민의 결론은 새로운 정치적 전망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세력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요. 그래서 노동당 당원이던 시절에 ‘기본소득’에 당력을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새롭게 당을 만들어서 시도를 해보자고 동료들과 얘기를 해서 (노동당에서) 나오게 됐습니다.”

- 창당 과정에서 힘든 일은 없었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했던 거 같아요. 당을 만드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전국에서 천 명이 모인 시도당 5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당원을 모으는 데 무척 힘들었어요. 6~7개월 정도를 오로지 창당 준비에만 매달렸어요. 아르바이트도 일절 하지 않고 창당에만 매달렸죠. 온라인으로 당원을 모집했는데 저희 이전에는 온라인으로 당원 가입을 받은 적이 없어서 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본인인증시스템을 새로 만들어야 했는데 이거 하는 데만 한 달 정도가 걸렸어요. 우여곡절 끝에 1월 19일에 중앙당 창당 위원회를 열게 됐습니다.”

- 초심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 한 장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사진은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기본 소득 공동행동’ 때 사진인데요. 이 행사의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마침 그때 대학 졸업 시험이 예정돼 있었는데 이 행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험을 포기하면서 준비했어요. 당시에 200명 정도 모여서 ‘기본소득 도입’을 외쳤는데 실외에서 이런 행사가 벌어진 건 처음이었어요. 당시의 설렘을 잊을 수 없고요. 그래서 초심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 ‘노동 여부, 재산 유무와 관계없이 매달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게 기본소득의 정의인데요. 많은 분이 기본소득에 반대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먼저 돈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합니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분들은 보통, ‘그 돈이 있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게 낫다’라고 하는데 ‘그 돈이 있으면’이라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는 선별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권리로서 이루어지는 것이고요. 이론적으로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주는 게 더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 정치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또 기본소득만이 증세에 대한 합의를 가능하게 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도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큰 틀에서는 같은데 접근 방식이 좀 다릅니다. 저희는 매월 60만 원 지급 모델을 갖고 있고 시대전환은 30만 원 지급을 주장합니다. 또 재원 마련 방법도 좀 다른데 저희는 탄소세, 토지보유세 같은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자는 것이고 시대전환은 연말 정산 공제 같은 공제 제도를 없애서 재원을 마련하자고 주장하는 게 좀 다릅니다.”

-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이 입법화될 수 있을까요?

“대선이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총선과 지방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이 강하고 앞으로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선거는 대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 논의는 대선에 더 적합하다고 보거든요. 2022년 대선의 결과가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의원님을 소개하는 글에 ‘페미니스트’라는 수식어가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미니스트’, 혹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우리 사회에 많은 것 같은데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세요?

“세상을 바꿔왔던 사람들은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비난과 배척을 받았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결국 대한민국을 성적으로 평등한 사회로 만들 거로 생각하고 그 변화가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분들에게도 더 나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기대하는데요. 저는 특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좀 있어요. 이 문제를 단순히 페미니스트와 남성들 간의 갈등 국면으로만 보면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 편, 내 편을 나누고 정파적인 이익에 더 유리하게 프레임을 짜기보다 이 현상의 원인을 찾는 역할을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의원님을 수식하는 두 번째 단어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겁니다. 1990년생인데, 이번 국감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었다면 하나 소개해주세요.

“제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데요. 한번은 여당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논쟁이 붙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고성이 오가는 것 자체도 이해가 잘 안 됐지만, 여야 의원들이 갑자기 화를 내더니 또 갑자기 멈추시더라고요.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또 제가 질의를 하고 나면 주변에서 꼭 ‘잘했어요, 잘했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게 기특하다는 듯한 말투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 분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의원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아니에요? 그런 측면에서 좀 동료 의원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소수정당으로 느끼는 서운함은 없나요?

“국회는 다 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거든요. 의원실 배정 같은 경우도 교섭단체가 다 배정되고 나면 소수 정당을 배정해줍니다. 각종 일정 잡는 것에서도 배제되고요. 좀 재밌는 일은 본회의가 열린다는 걸 언론을 보고 안 일도 있었어요. 부랴부랴 본회의장으로 출발하려고 준비를 하는데 그제야 국회 사무처에서 팩스로 본회의가 열린다고 알려주더라고요. 허허.”


- 지난 국감 내용 가운데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쉬운 내용이 있다면 한 번 더 소개해주시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피감기관 가운데 한국조폐공사가 있습니다. 조폐공사에서 여권을 만들 때 꼭 필요한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 업무를 해오신 분들이 사실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미 정규직이 돼야 했을 분들인데 지금까지 정규직이 되지 않고 있었던 거죠.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권 발급량이 줄면서 일용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월급이 줄고 해고 위기에 놓여 이 문제를 국감 때 지적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됐는데 조폐공사가 노동자들에게 ‘더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강요했더라고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꼭 앞으로도 챙겨볼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임기 동안 ‘꼭 할 것’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을 하나씩 꼽아주세요.

“정쟁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미래를 찾는 일을 꼭 하겠습니다. 정치의 역할은 새로운 전망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산업화 세대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우리가 일으켜 세웠다는 자부심이 있고 87년까지도 ‘민주화’라는 시대 정신이 있었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가 큰 방향이나 전망을 제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소득당이 새로운 전망이나 시대정신을 제시할 수 있는 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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