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라고요? 우리 가족이에요

입력 2003.1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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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애완동물에 이어서 애완곤충 키우기 붐이 일고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하지만 수입이 금지된 외국 곤충까지 키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 검역소가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생 상일이는 틈만 나면 산과 들을 누비고 다닙니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썩은 나무 밑둥.
그러나 그 안에는 상일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바로 곤충의 애벌레가 들어있습니다.
⊙김상일(초등학교 6학년): 저에겐 심마니가 인삼 찾은거나 마찬가지죠.
⊙기자: 이렇게 채집해 온 곤충이 100여 마리.
넓적사슴벌레, 왕사슴벌레, 장수풍덩이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젤리만 주면 잘 크는 데다 알부터 성충까지 전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게 바로 애완곤충 사육의 묘미.
그래서 매일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를 쓰듯 애완곤충일기도 씁니다.
하루 종일 곤충과 붙어있다 보니 이제는 척 보면 어떤 상태인지 알 정도입니다.
⊙김상일(초등학교 6학년): 툭툭 건드리면 턱을 들면서 공격자세를 취하거든요.
이때가 제일 화났을 때이고 거의 한 이 정도를 들어요.
⊙기자: 방안에, 거실, 베란다로도 모자라 냉장고까지 죽은 곤충들 차지가 됐습니다.
⊙김상일 군 어머니: 애착이 가서요.
곤충도 하나의 생명체였는데 생각하니 금방 못 버리겠더라고요.
⊙기자: 이 두 사람은 곤충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아예 애완곤충 판매점을 차렸습니다.
판매용 통에 담기 전 먼저 할 일은 애벌레 감별작업.
⊙송종윤(충우 실장): 수컷은 두 번째 마디에 V자가 있어요.
초보자는 잘 못 봐요.
⊙기자: 애벌레가 생겨나는 산란장입니다.
성충을 산란목과 함께 넣어놓으면 나무 속에 3, 40개의 알을 낳습니다.
⊙송종윤(충우 실장): 부화해서 점점 나무를 갉아먹으며 큰 거예요.
어느 정도 큰 거예요.
⊙기자: 보통 유충 한 쌍의 가격은 2만 원 정도.
그러나 성충은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인기가 많은 왕사슴벌레의 경우 큰 것은 일본에서는 몇 천만 원을 호가할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인위적으로 슈퍼왕사슴벌레를 키우는 방법까지 개발됐습니다.
⊙장영철(충우 실장): 그 버섯균이 많이 핀 나무에서 나온 애벌레가 크거든요.
그런 것을 착안을 해서 참나무 톱밥에다가 버섯균을 증식시켜서 애벌레를 거기에다 넣어서 먹게 하는 건데요.
기자: 이 가게의 회원만 9000명에 이를 정도로 곤충사육은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기가 좋다 보니 수입이 금지된 외국곤충까지 키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항에서도 곤충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혜숙(식물검역소 인천공항지소 검역관): 동남아지역에서 애완용 곤충이 주로 서식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들어오시는 여행객을 집중 검색하고 있습니다.
⊙기자: 살아 있는 곤충수입을 금지하는 이유는 외국 곤충이 급속히 퍼질 경우 나무에 알을 낳아 산림에 피해를 주고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윤(식물검역소 검역관): 외국에서 문제가 안 되던 그런 곤충도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경우에 이것을 잡아먹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급격하게 증가할 수가 있고...
⊙기자: 징그럽고 하찮은 벌레로 여겨지던 곤충들.
그러나 애완곤충 붐이 일면서 몸값이 마구 치솟고 있습니다.
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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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레라고요? 우리 가족이에요
    • 입력 2003-11-13 20:00:00
    뉴스타임
⊙앵커: 요즘 애완동물에 이어서 애완곤충 키우기 붐이 일고 있습니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하지만 수입이 금지된 외국 곤충까지 키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 검역소가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생 상일이는 틈만 나면 산과 들을 누비고 다닙니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썩은 나무 밑둥. 그러나 그 안에는 상일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바로 곤충의 애벌레가 들어있습니다. ⊙김상일(초등학교 6학년): 저에겐 심마니가 인삼 찾은거나 마찬가지죠. ⊙기자: 이렇게 채집해 온 곤충이 100여 마리. 넓적사슴벌레, 왕사슴벌레, 장수풍덩이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젤리만 주면 잘 크는 데다 알부터 성충까지 전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게 바로 애완곤충 사육의 묘미. 그래서 매일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를 쓰듯 애완곤충일기도 씁니다. 하루 종일 곤충과 붙어있다 보니 이제는 척 보면 어떤 상태인지 알 정도입니다. ⊙김상일(초등학교 6학년): 툭툭 건드리면 턱을 들면서 공격자세를 취하거든요. 이때가 제일 화났을 때이고 거의 한 이 정도를 들어요. ⊙기자: 방안에, 거실, 베란다로도 모자라 냉장고까지 죽은 곤충들 차지가 됐습니다. ⊙김상일 군 어머니: 애착이 가서요. 곤충도 하나의 생명체였는데 생각하니 금방 못 버리겠더라고요. ⊙기자: 이 두 사람은 곤충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아예 애완곤충 판매점을 차렸습니다. 판매용 통에 담기 전 먼저 할 일은 애벌레 감별작업. ⊙송종윤(충우 실장): 수컷은 두 번째 마디에 V자가 있어요. 초보자는 잘 못 봐요. ⊙기자: 애벌레가 생겨나는 산란장입니다. 성충을 산란목과 함께 넣어놓으면 나무 속에 3, 40개의 알을 낳습니다. ⊙송종윤(충우 실장): 부화해서 점점 나무를 갉아먹으며 큰 거예요. 어느 정도 큰 거예요. ⊙기자: 보통 유충 한 쌍의 가격은 2만 원 정도. 그러나 성충은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인기가 많은 왕사슴벌레의 경우 큰 것은 일본에서는 몇 천만 원을 호가할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인위적으로 슈퍼왕사슴벌레를 키우는 방법까지 개발됐습니다. ⊙장영철(충우 실장): 그 버섯균이 많이 핀 나무에서 나온 애벌레가 크거든요. 그런 것을 착안을 해서 참나무 톱밥에다가 버섯균을 증식시켜서 애벌레를 거기에다 넣어서 먹게 하는 건데요. 기자: 이 가게의 회원만 9000명에 이를 정도로 곤충사육은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기가 좋다 보니 수입이 금지된 외국곤충까지 키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항에서도 곤충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혜숙(식물검역소 인천공항지소 검역관): 동남아지역에서 애완용 곤충이 주로 서식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들어오시는 여행객을 집중 검색하고 있습니다. ⊙기자: 살아 있는 곤충수입을 금지하는 이유는 외국 곤충이 급속히 퍼질 경우 나무에 알을 낳아 산림에 피해를 주고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윤(식물검역소 검역관): 외국에서 문제가 안 되던 그런 곤충도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경우에 이것을 잡아먹는 천적이 없기 때문에 급격하게 증가할 수가 있고... ⊙기자: 징그럽고 하찮은 벌레로 여겨지던 곤충들. 그러나 애완곤충 붐이 일면서 몸값이 마구 치솟고 있습니다. 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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