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군항제, 수의계약에 불공정 입찰 ‘수두룩’

[앵커]

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와 군악의장페스티벌 주관 단체들이 지방계약법을 위반해 수의계약을 무더기 발주하고, 불공정 입찰을 진행한 사실이 창원시 자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축제 담당 부서는 지난 3년 동안 이들 단체에 30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집행하면서도, 이런 사실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김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열흘 동안 관람객 400만 명이 다녀간 진해 군항제입니다.

전야제와 개막 축하 공연 무대에 투입된 비용은 6,600여만 원.

지방계약법상 경쟁 입찰 대상이지만,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용역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3,900만 원대 전기 공사와 4,800만 원대 부스 임차는 2인 이상 견적을 받아야 하지만, 구역을 나눠 '쪼개기' 발주하는 방식으로 1인 수의계약이 진행됐습니다.

낙찰자 선정 방식도 석연치 않습니다.

지난 2018년 축제를 두 달 여 앞두고 창원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임시 화장실 용역 공고'입니다.

예산은 8천 5백만 원, '협상에 의한 계약'에 따라 낙찰자가 결정됐습니다.

창원시 감사관실은 전문성과 예술성이 요구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을 임시 화장실과 같은 단순 용역에 적용한 것은 부적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군악의장페스티벌' 입찰에서도 불공정 행위가 적발되었습니다.

보조사업자가 5천 만 원대 용역을 창원시 홈페이지에 공고하며, 참가 자격을 창원시로 제한한 겁니다.

지방계약법상 공고는 나라장터에, 참가 자격은 경상남도로 확대해야 하는 것을 어겼습니다.

창원시가 지난 3년 동안 진해 군항제와 군악의장페스티벌 주관 단체에 축제를 위해 지급한 보조금은 각각 20억 원과 13억 원!

하지만 집행 과정에서 어떠한 시정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선미/창원시 문화예술과 축제 담당 :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조금 집행에 철저를 기할 것입니다."]

창원시 감사관실은 축제 보조금 업무를 담당했던 당시 문화예술과 공무원 6명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