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고속회복 비결은 ‘완벽한 포트폴리오’…美 ‘차·가전’ EU ‘스마트폰’ 中 ‘중간재’

입력 2020.11.26 (13: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나온 한국은행 제조업 경기전망, '결론' 은 '맑음'

한국은행은 '수출'을 책임지는 '국내 제조업'이 앞으로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리라 전망했다. IT 업종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비IT도 완만한 회복 계속 된다는 것.

실제로 제조업 회복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1, 2분기 둔화의 폭 자체가 작기도 했지만, 회복의 속도까지 빠르다."고 했다. 높은 IT 산업 경쟁력이 원동력일 수 있겠고, 또 방역 성공으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 것도 요인일 수 있다.

그런데 3분기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다른 한 가지 특징도 눈에 띈다. 이 특징, 표현해보자면 '완벽한 포트폴리오' 정도가 되겠다.

■완벽한 포트폴리오...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구조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국산 차 판매는 부진을 반복했다.
'트렌드에 뒤처진 오래된 차'를 팔다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대기아차는 그래서 최근 수년간 자동차 '풀체인지(신차)'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주기를 극단적으로 짧게 가져갔다.

시장이 세단 보다 선호하는 SUV 차종 확대에도 나섰다. 준중형과 중형만 존재하던 SUV 차종이 초소형,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으로 확대됐다.

이 '신차'와 'SUV' 경쟁력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성과가 나고 있다. 한은 통계를 보면 3분기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했다. 3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30.7% 급증했다. 자동차만 급증한 건 아니다. 빨간색 막대 그래프, 가전인데 44.3% 이상의 급증세를 보인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가전제품 수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택근무 등 실내활동 증가의 영향으로 '컴퓨터'나 '냉장고'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시장에서 스마트폰 같은 무선통신기기 부진은 이어졌다.


하지만 EU 시장에선 이 스마트폰과 같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오히려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1, 2분기에도 증가했지만 3분기 들자 그 증가 추세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3분기 증가율은 33.4%에 달했다. 비대면 경제의 확대로 가계는 물론 기업들도 IT 기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인데, 우리 무선통신기기 수출의 경우 유럽에서 큰 수혜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은 정부가 전례 없는 '가계 소득 지원' 정책을 펼쳐 소비가 빠르게 회복했는데, 이 효과가 미국에선 '자동차, 가전' 수출 급증으로, EU에선 '무선통신기기' 수출 급증으로 나타난 것이다.

스마트폰이든 자동차든 중국에서는 지속적인 판매 위축을 겪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긴 하지만, 중국의 차별적 산업정책의 영향도 크다.

하지만 중간재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여전히 화학, 기계, 철강제품의 경쟁력은 높다. 실제로 대중국 수출품 대부분은 최종소비재가 아닌 중간재다.

그리고 중국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자 중간재 수출이 급증하는 흐름을 보인다.

중국의 인프라투자와 주택 건설 등 고정투자는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수출은 이에 앞서 3분기 들어서자마자부터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철강의 경우 수출이 24% 급증했다. 중국에선 중간재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

3대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EU, 중국에서 각기 다른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으니 우리 수출이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 쌍둥이 제조업 강세 '제조업 비중 높고, 제조업 가운데 IT 비중도 높다.'

이 같은 '완벽한 포트폴리오'는 달리 표현하면 수출에 특화된 '탄탄한 제조업 기초체력'이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IT 부문은 슈퍼사이클이 끝난 2019년 이후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수요위축으로 이 반도체 수요가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달리 전개됐다. 비대면 활동 증가로 서버. PC 수요가 급증한 것. 이에 따라 수출은 급증했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뜻밖의 성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이 같은 '수출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점은 코로나 상황에서 '차별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수출 제조업이 국내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수 소비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3분기에는 '반도체, 전자부품, 자동차, 화학제품'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수출 제조업 생산이 큰 폭의 증가로 전환했다.

'수출 제조업' 비중이 높고, 제조업 내에서는 'IT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쌍둥이 제조업 강세'가 우리 경제 회복을 이끄는 요인이다.

■ 한은 "앞으로도 맑음"... "글로벌 수요는 지속적 회복, 해외생산 정상화, 국내 생산 차질 최소화"가 전제

IT 제조업이 이끌고, 비IT 제조업도 지속해서 회복한다. 이 구조가 지속하는 한 한은의 전망은 유효하다.

올해 성장률은 마이너스겠지만, 기존 전망보다 나아진 -1.1%가 되었고, 내년은 3%대 성장을 다시 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코로나 불확실성이다. 방역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은 지속해서 부침을 겪고 있다. 오늘 500명을 넘어선 확진자 증가세를 잡지 못하면 이는 서비스업 침체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각한 세계적 코로나 확산세도 불확실성이다.

백신 기대감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상태이긴 하지만 아직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글로벌 수요 회복과 국내 기업의 해외공장 생산 정상화 지속, 또 국내 생산 차질 최소화"라는 전제조건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국내 내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연말에 다시 한파를 맞게 됐다. 3차 확산이 완연해진 지금 다시 한번 국내 소비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내수 위축을 극복할 정부 지원책이 늦어서는 안 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수출 고속회복 비결은 ‘완벽한 포트폴리오’…美 ‘차·가전’ EU ‘스마트폰’ 中 ‘중간재’
    • 입력 2020-11-26 13:31:44
    취재K

■오늘 나온 한국은행 제조업 경기전망, '결론' 은 '맑음'

한국은행은 '수출'을 책임지는 '국내 제조업'이 앞으로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리라 전망했다. IT 업종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비IT도 완만한 회복 계속 된다는 것.

실제로 제조업 회복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1, 2분기 둔화의 폭 자체가 작기도 했지만, 회복의 속도까지 빠르다."고 했다. 높은 IT 산업 경쟁력이 원동력일 수 있겠고, 또 방역 성공으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 것도 요인일 수 있다.

그런데 3분기 지역별 수출 현황을 보면 다른 한 가지 특징도 눈에 띈다. 이 특징, 표현해보자면 '완벽한 포트폴리오' 정도가 되겠다.

■완벽한 포트폴리오...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구조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국산 차 판매는 부진을 반복했다.
'트렌드에 뒤처진 오래된 차'를 팔다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대기아차는 그래서 최근 수년간 자동차 '풀체인지(신차)'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주기를 극단적으로 짧게 가져갔다.

시장이 세단 보다 선호하는 SUV 차종 확대에도 나섰다. 준중형과 중형만 존재하던 SUV 차종이 초소형,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으로 확대됐다.

이 '신차'와 'SUV' 경쟁력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성과가 나고 있다. 한은 통계를 보면 3분기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했다. 3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30.7% 급증했다. 자동차만 급증한 건 아니다. 빨간색 막대 그래프, 가전인데 44.3% 이상의 급증세를 보인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가전제품 수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택근무 등 실내활동 증가의 영향으로 '컴퓨터'나 '냉장고'의 수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시장에서 스마트폰 같은 무선통신기기 부진은 이어졌다.


하지만 EU 시장에선 이 스마트폰과 같은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오히려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1, 2분기에도 증가했지만 3분기 들자 그 증가 추세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3분기 증가율은 33.4%에 달했다. 비대면 경제의 확대로 가계는 물론 기업들도 IT 기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인데, 우리 무선통신기기 수출의 경우 유럽에서 큰 수혜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은 정부가 전례 없는 '가계 소득 지원' 정책을 펼쳐 소비가 빠르게 회복했는데, 이 효과가 미국에선 '자동차, 가전' 수출 급증으로, EU에선 '무선통신기기' 수출 급증으로 나타난 것이다.

스마트폰이든 자동차든 중국에서는 지속적인 판매 위축을 겪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긴 하지만, 중국의 차별적 산업정책의 영향도 크다.

하지만 중간재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여전히 화학, 기계, 철강제품의 경쟁력은 높다. 실제로 대중국 수출품 대부분은 최종소비재가 아닌 중간재다.

그리고 중국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자 중간재 수출이 급증하는 흐름을 보인다.

중국의 인프라투자와 주택 건설 등 고정투자는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수출은 이에 앞서 3분기 들어서자마자부터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철강의 경우 수출이 24% 급증했다. 중국에선 중간재가 수혜를 누리고 있다.

3대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과 EU, 중국에서 각기 다른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회복세가 지속하고 있으니 우리 수출이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 쌍둥이 제조업 강세 '제조업 비중 높고, 제조업 가운데 IT 비중도 높다.'

이 같은 '완벽한 포트폴리오'는 달리 표현하면 수출에 특화된 '탄탄한 제조업 기초체력'이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IT 부문은 슈퍼사이클이 끝난 2019년 이후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수요위축으로 이 반도체 수요가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달리 전개됐다. 비대면 활동 증가로 서버. PC 수요가 급증한 것. 이에 따라 수출은 급증했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뜻밖의 성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이 같은 '수출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점은 코로나 상황에서 '차별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수출 제조업이 국내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수 소비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3분기에는 '반도체, 전자부품, 자동차, 화학제품'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수출 제조업 생산이 큰 폭의 증가로 전환했다.

'수출 제조업' 비중이 높고, 제조업 내에서는 'IT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쌍둥이 제조업 강세'가 우리 경제 회복을 이끄는 요인이다.

■ 한은 "앞으로도 맑음"... "글로벌 수요는 지속적 회복, 해외생산 정상화, 국내 생산 차질 최소화"가 전제

IT 제조업이 이끌고, 비IT 제조업도 지속해서 회복한다. 이 구조가 지속하는 한 한은의 전망은 유효하다.

올해 성장률은 마이너스겠지만, 기존 전망보다 나아진 -1.1%가 되었고, 내년은 3%대 성장을 다시 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코로나 불확실성이다. 방역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은 지속해서 부침을 겪고 있다. 오늘 500명을 넘어선 확진자 증가세를 잡지 못하면 이는 서비스업 침체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각한 세계적 코로나 확산세도 불확실성이다.

백신 기대감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상태이긴 하지만 아직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글로벌 수요 회복과 국내 기업의 해외공장 생산 정상화 지속, 또 국내 생산 차질 최소화"라는 전제조건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국내 내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연말에 다시 한파를 맞게 됐다. 3차 확산이 완연해진 지금 다시 한번 국내 소비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내수 위축을 극복할 정부 지원책이 늦어서는 안 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