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트럼프와 바이든, 너무 다른 추수감사절 메시지

입력 2020.11.26 (15:26) 수정 2020.11.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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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감사절 美 코로나19 '슈퍼 전파 진원' 우려

미국 추수감사절(현지시간 26일)을 하루 앞두고 미국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가 2천100명(미 존스홉킨스대 통계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6개월만에 최대 규모입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도 17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공공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이번 추수감사절이 코로나 19 '슈퍼 전파의 진원'(the mother of all superspreader events)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실내에서 3대까지 모여... 노인 등 고위험군 감염 위험

미국의 전통 명절인 추수감사절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같이 합니다. 모임은 대부분 실내에서 이뤄지며 조부모로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함께 모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노인 등 고위험군이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이동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닷새 동안 488만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이동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닷새 동안 488만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추수감사절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파우치 국릭 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장도 "추수감사절 연휴를 포함한 2주간이 고비"라며 "가족간 만남을 자제하지 않으면 앞으로 남는 병상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바이든, "가족 모임 소규모로...지금 바이러스와 전쟁중"

추수감사절을 맞아 발표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메시지도 이같은 경고와 궤를 같이 합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라며 국민적 단합을 촉구했는데요.

그는 "가족 전통을 포기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서 자신도 아내와 딸 부부와만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를 할 것이라며 가족모임을 소규모로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 19로 가족을 잃고 추수감사절을 맞는 사람들도 위로했는데요.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처음 맞았던 추수감사절을 기억한다며 빈의자와 침묵에 숨이 막힌다고 말했습니다.


■ 트럼프, "추수감사절에 모여서 기도하라"

트럼프 대통령의 추수감사절 메시지는 연휴에 모임을 최소화하라는 연방 보건 당국자나 전문가들의 권고와는 사뭇 다릅니다.

현지시간 수요일(25일) 저녁 백악관 홍보팀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수감사절 메시지는 '모여서(gather) 기도하라(offer a prayer)'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든 미국인들이 집과 예배당에서 모여서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를 권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대통령 추수감사절 메시지는 형식적이고 의례적이긴 하지만 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전문가는 물론 연방 보건 당국자들까지 모임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모이라(gather)라는 표현은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트럼프, 추수감사절 행사서도 노마스크 고집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건 방역 전문가의 권고를 무시하고 백악관 내 대면 행사들을 그대로 진행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신임 연방대법관 지명식과 지난 3일 대통령 선거 당일 열린 개표 행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크리스마스 공식 트리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크리스마스 공식 트리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의 추수감사절과 연말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지난 월요일 백악관에 크리스마스 공식 트리를 전달받는 행사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나무를 키운 농부들과 함께 사진도 찍었는데 이때 농부들도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화요일에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행사가 열렸습니다. 백악관 추수감사절 행사에서는 오랜 전통대로 칠면조 한마리를 사면해 주는데요. 이때 다른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썼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올해 살아남게된 콘(Corn)의 사면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올해 살아남게된 콘(Corn)의 사면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30일 예정 백악관 실내파티 '코로나 파티' 우려

이런 가운데 이달 30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에서 연휴를 축하하는 실내 파티가 열릴 예정이라고 ABC 등 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파티 초대장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이름으로 발송됐고 초청된 인사는 백악관 참모진들과 공화당 의원들인데요.

백악관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파티를 열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인데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의 연휴 파티가 '코로나 파티'가 될까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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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6 15:26:51
    • 수정2020-11-26 15: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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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감사절 美 코로나19 '슈퍼 전파 진원' 우려

미국 추수감사절(현지시간 26일)을 하루 앞두고 미국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가 2천100명(미 존스홉킨스대 통계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6개월만에 최대 규모입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도 17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공공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이번 추수감사절이 코로나 19 '슈퍼 전파의 진원'(the mother of all superspreader events)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 실내에서 3대까지 모여... 노인 등 고위험군 감염 위험

미국의 전통 명절인 추수감사절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이나 지인들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같이 합니다. 모임은 대부분 실내에서 이뤄지며 조부모로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함께 모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노인 등 고위험군이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이동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닷새 동안 488만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해 추수감사절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파우치 국릭 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장도 "추수감사절 연휴를 포함한 2주간이 고비"라며 "가족간 만남을 자제하지 않으면 앞으로 남는 병상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바이든, "가족 모임 소규모로...지금 바이러스와 전쟁중"

추수감사절을 맞아 발표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메시지도 이같은 경고와 궤를 같이 합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라며 국민적 단합을 촉구했는데요.

그는 "가족 전통을 포기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서 자신도 아내와 딸 부부와만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를 할 것이라며 가족모임을 소규모로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 19로 가족을 잃고 추수감사절을 맞는 사람들도 위로했는데요.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처음 맞았던 추수감사절을 기억한다며 빈의자와 침묵에 숨이 막힌다고 말했습니다.


■ 트럼프, "추수감사절에 모여서 기도하라"

트럼프 대통령의 추수감사절 메시지는 연휴에 모임을 최소화하라는 연방 보건 당국자나 전문가들의 권고와는 사뭇 다릅니다.

현지시간 수요일(25일) 저녁 백악관 홍보팀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수감사절 메시지는 '모여서(gather) 기도하라(offer a prayer)'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든 미국인들이 집과 예배당에서 모여서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를 권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대통령 추수감사절 메시지는 형식적이고 의례적이긴 하지만 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전문가는 물론 연방 보건 당국자들까지 모임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모이라(gather)라는 표현은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트럼프, 추수감사절 행사서도 노마스크 고집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건 방역 전문가의 권고를 무시하고 백악관 내 대면 행사들을 그대로 진행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신임 연방대법관 지명식과 지난 3일 대통령 선거 당일 열린 개표 행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한 크리스마스 공식 트리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백악관의 추수감사절과 연말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지난 월요일 백악관에 크리스마스 공식 트리를 전달받는 행사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나무를 키운 농부들과 함께 사진도 찍었는데 이때 농부들도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화요일에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추수감사절 행사가 열렸습니다. 백악관 추수감사절 행사에서는 오랜 전통대로 칠면조 한마리를 사면해 주는데요. 이때 다른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썼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올해 살아남게된 콘(Corn)의 사면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30일 예정 백악관 실내파티 '코로나 파티' 우려

이런 가운데 이달 30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에서 연휴를 축하하는 실내 파티가 열릴 예정이라고 ABC 등 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파티 초대장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이름으로 발송됐고 초청된 인사는 백악관 참모진들과 공화당 의원들인데요.

백악관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파티를 열 것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인데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의 연휴 파티가 '코로나 파티'가 될까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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