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상사 등 계열분리 추진…재계 판도 바뀌나?

입력 2020.11.26 (17: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재계 4위 LG그룹, 또다시 계열분리 추진

자산 기준 재계 4위, 시가총액 기준 재계 3위인 LG그룹이 일부 계열사의 계열 분리를 추진합니다. 지주회사인 (주)LG가 오늘 이사회를 열어서 가칭 (주)LG신설지주로의 인적 분할을 결의한 것입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신설 지주사의 대표를 맡아서 LG상사와 물류회사인 판토스, LG하우시스 그리고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회사인 LG MMA를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앞으로 지분 매각이나 교환까지 이루어진다면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새로운 그룹이 또 탄생하게 됩니다.

LG그룹의 형제 경영은 유명합니다. 총수 형제들이 경영에 참여할 뿐 아니라 나중에는 계열 분리나 창업을 통해서 각자 그룹을 형성해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대에 걸쳐 최소 7개의 그룹이 LG에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1999년 LIG손해보험을 시작으로 LB인베스트먼트, 아워홈, LS그룹, GS그룹 등이 차례로 계열 분리됐습니다. 일양화학과 희성그룹도 있습니다. 이번 계열분리가 성공하면 또 하나의 '방계 그룹'이 탄생하게 됩니다.


■ LG그룹, 재계 서열 유지하나?

지금 시점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LG그룹이 재계 서열 4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37조 원인데, 5위인 롯데와 자산 규모에서 약 15조 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뒤집힐 수 있지 않은가 하는 부분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각 회사의 자산은 LG상사 2조 5천억, 판토스 9,500억, LG하우시스 2조 2천억, 실리콘웍스 6천억, MMA 6천억, 상사 손회사 천억 등 합치면 7조 원가량으로 추정됩니다.

계열분리가 끝나면 LG그룹은 7조 원가량의 자산총액이 줄어들게 됩니다. 당장은 LG가 롯데에 추월당해 5위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재계 전문가 일각에서 "의전 등에서 그룹 서열을 중시하는 재벌 문화나 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LG 분위기에 따라 5위로 내려앉지 않도록 계열분리 규모가 정해진 듯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새 'LG상사그룹'의 재계 서열은?

새로 탄생하는 그룹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사회에서 정해진 건 가칭 '(주)LG신설지주'
입니다. 여기에는 LG상사를 정점으로 LG 그룹 전반의 물류를 맡아왔던 판토스, 또 건축자재와 실내장식 소재를 생산하는 LG하우시스 등이 포함됩니다.

당초 예상을 깨고 평판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설계회사인 실리콘웍스와 산업용 화학 소재 회사인 LG MMA도 신설 그룹에 포함됐습니다.



앞서 계산한 대로 새 그룹의 자산규모는 7조 원 수준인데요. 올해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 기준 기업집단 순위를 보면 52위인 삼천리그룹보다 조금 작습니다. 재계 50위 권의 새 그룹이 탄생하는 셈입니다.

■ 매출 60%를 LG전자와 LG화학에서 올리는 판토스, 부당지원은 '무혐의'

새 그룹에 포함될 LG상사의 자회사인 물류회사 판토스는 LG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주로 처리합니다. 과거 총수 일가가 19.9%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이면 받게 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총수 일가는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또다시, 계열사로부터 부당지원을 받는 게 아니냐는 혐의로 공정위 조사까지 받았지만, 이 조사도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판토스가 지난해 LG전자로부터 올린 매출은 9천억 원, LG화학으로부터도 매출 5천4백억 원을 올렸습니다. 2조 4천억 원인 매출 가운데 60% 가 이 두 계열사에게 나왔습니다.

■내부거래 공시 제외...'한익스프레스' 사례 주목

이번 계열분리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판토스는 더 이상 LG그룹의 계열사가 아닙니다. 즉, 내부 거래를 공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종의 사각지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서 볼 대목입니다. LG상사나 판토스는 업무 특성상 앞으로도 LG 계열사와의 거래가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누나가 지배주주로 있는 물류회사 한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부당 지원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 22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습니다.

계열 분리된 총수 일가의 회사에 대해서도 부당 지원 의심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화는 여기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LG그룹, 상사 등 계열분리 추진…재계 판도 바뀌나?
    • 입력 2020-11-26 17:21:30
    취재K

■재계 4위 LG그룹, 또다시 계열분리 추진

자산 기준 재계 4위, 시가총액 기준 재계 3위인 LG그룹이 일부 계열사의 계열 분리를 추진합니다. 지주회사인 (주)LG가 오늘 이사회를 열어서 가칭 (주)LG신설지주로의 인적 분할을 결의한 것입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신설 지주사의 대표를 맡아서 LG상사와 물류회사인 판토스, LG하우시스 그리고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 소재 회사인 LG MMA를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게 됩니다.

앞으로 지분 매각이나 교환까지 이루어진다면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새로운 그룹이 또 탄생하게 됩니다.

LG그룹의 형제 경영은 유명합니다. 총수 형제들이 경영에 참여할 뿐 아니라 나중에는 계열 분리나 창업을 통해서 각자 그룹을 형성해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대에 걸쳐 최소 7개의 그룹이 LG에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1999년 LIG손해보험을 시작으로 LB인베스트먼트, 아워홈, LS그룹, GS그룹 등이 차례로 계열 분리됐습니다. 일양화학과 희성그룹도 있습니다. 이번 계열분리가 성공하면 또 하나의 '방계 그룹'이 탄생하게 됩니다.


■ LG그룹, 재계 서열 유지하나?

지금 시점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LG그룹이 재계 서열 4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37조 원인데, 5위인 롯데와 자산 규모에서 약 15조 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뒤집힐 수 있지 않은가 하는 부분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각 회사의 자산은 LG상사 2조 5천억, 판토스 9,500억, LG하우시스 2조 2천억, 실리콘웍스 6천억, MMA 6천억, 상사 손회사 천억 등 합치면 7조 원가량으로 추정됩니다.

계열분리가 끝나면 LG그룹은 7조 원가량의 자산총액이 줄어들게 됩니다. 당장은 LG가 롯데에 추월당해 5위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재계 전문가 일각에서 "의전 등에서 그룹 서열을 중시하는 재벌 문화나 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LG 분위기에 따라 5위로 내려앉지 않도록 계열분리 규모가 정해진 듯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새 'LG상사그룹'의 재계 서열은?

새로 탄생하는 그룹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사회에서 정해진 건 가칭 '(주)LG신설지주'
입니다. 여기에는 LG상사를 정점으로 LG 그룹 전반의 물류를 맡아왔던 판토스, 또 건축자재와 실내장식 소재를 생산하는 LG하우시스 등이 포함됩니다.

당초 예상을 깨고 평판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설계회사인 실리콘웍스와 산업용 화학 소재 회사인 LG MMA도 신설 그룹에 포함됐습니다.



앞서 계산한 대로 새 그룹의 자산규모는 7조 원 수준인데요. 올해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 기준 기업집단 순위를 보면 52위인 삼천리그룹보다 조금 작습니다. 재계 50위 권의 새 그룹이 탄생하는 셈입니다.

■ 매출 60%를 LG전자와 LG화학에서 올리는 판토스, 부당지원은 '무혐의'

새 그룹에 포함될 LG상사의 자회사인 물류회사 판토스는 LG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주로 처리합니다. 과거 총수 일가가 19.9%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이면 받게 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총수 일가는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또다시, 계열사로부터 부당지원을 받는 게 아니냐는 혐의로 공정위 조사까지 받았지만, 이 조사도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판토스가 지난해 LG전자로부터 올린 매출은 9천억 원, LG화학으로부터도 매출 5천4백억 원을 올렸습니다. 2조 4천억 원인 매출 가운데 60% 가 이 두 계열사에게 나왔습니다.

■내부거래 공시 제외...'한익스프레스' 사례 주목

이번 계열분리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판토스는 더 이상 LG그룹의 계열사가 아닙니다. 즉, 내부 거래를 공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종의 사각지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서 볼 대목입니다. LG상사나 판토스는 업무 특성상 앞으로도 LG 계열사와의 거래가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누나가 지배주주로 있는 물류회사 한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부당 지원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 22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습니다.

계열 분리된 총수 일가의 회사에 대해서도 부당 지원 의심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화는 여기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