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살지마] 백내장에 놀라 실손보험 개편 추진 중인 정부

입력 2020.11.27 (15:36) 수정 2020.11.27 (15: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립니다. 1999년 입·통원 진료비를 보장하는 개념으로 등장한 실손보험은 현재 가입자가 3,800만 명에 달합니다. 주위에 실손보험 하나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제 보험사들이 이 실손보험 판매 창구를 닫고 있습니다. 11개 보험사가 올 상반기에 판매를 중단했고, 한 생보사는 가입 연령을 65세에서 49세로 낮췄습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2.7년(OECD 보건통계)인데, 49세까지만 보험을 받는다니 이건 무슨 일이죠?


https://youtu.be/ixOaCtOuOM8

보험사들 손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병원 이용이 많이 줄었음에도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입니다. 보험료 100원 받아서 보험금으로 131원 나갔다는 얘기입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 <속고살지마>에서는 실손보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KBS9 뉴스에서 보도한 '늘어나는 백내장 수술' 리포트가 계기입니다. 올해 8월 유명 안과를 찾았다가 오른쪽 눈에 이른바 노안 수술로 불리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41세 남성이 나옵니다. 병원 찾은 당일 날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눈에 이상을 느껴 다른 안과를 찾았더니 수술을 앞둔 왼쪽 눈이 백내장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 검색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6vqrLdkH6ugsz1lggntczQ

다음은 방송 요약.

1. 보험시장의 도덕적 해이

백내장이 뇌졸중이나 간 경화처럼 딱 떨어지는 게 아니고 정도를 따지는 것이라고 안과 의사들은 설명합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일까요. 실손보험을 활용한 백내장 수술이 과잉으로 흐르고 있다는 의심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KBS 9시 뉴스 보도를 보면 백내장 수술을 많이 하는 안과가 일부 보험설계사에게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고, 환자 모집 노하우까지 알려주는 문자 메시지가 나옵니다.

통계를 봐도 실손보험에서 백내장과 관련돼 지급한 돈은 2016년 779억 원에서 지난해 4,470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늘어도 너무 늘었습니다. 특히 40대와 50대의 백내장 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제학 원론 책에 나오는 '보험시장에서의 도덕적 해이' 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2. 정부의 4세대 실손보험 개편

정부는 이런 문제점들을 감안해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밑그림을 보면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처방이 그대로 도입했습니다. 병원 진료 많이 본 사람에 대해 보험료를 올리고(많이 이용 안 한 사람은 보험료 할인) 또 자기부담금을 상향하겠다는 거죠. 자동차보험에서 사고 시 보험료를 할증하고, 피해액 일부는 본인이 부담하게 하는 자기부담금을 도입해 실손보험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기존 가입자들도 보험료가 저렴한 새 상품을 갈아타라는 권유하겠다는 것이지요.

필요성도 있어 보이지만, 의문도 듭니다. 실손보험 영역에서 자동차 보험 같은 할증 개념을 도입하는 게 타당할까요. 교통사고야 본인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몸 아파 치료받았다는 이유로 보험료 할증을 받으면 이건 실손 보험의 성격에 맞는 건지 의문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험사로서도 손해 보는 상품을 계속 팔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3. 병원의 과잉 진료가 문제

실손보험금 누수 문제의 중심에는 병원이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도수 치료 바람이 불었죠. 일부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 가면 "실손보험 있으세요?"라는 질문부터 시작됩니다. 비싼 도수 치료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2017년 착한 실손보험이 도입되면서 도수치료는 보장 대상에서 빠졌죠. 요즘엔 비타민D 주사를 많이 맞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 도수치료도 그렇고 요즘 비타민D 주사제도 그렇고 모두 소비자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병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처방을 해줘야 합니다. 노안 수술로 불리는 백내장 수술도 그렇고요.

결국, 이 실손보험이라는 좋은 보험 제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최근 백내장 급증 기사나 4세대 실손 보험 추진 소식에 소비자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보험 들었으니 최대한 빼먹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모럴 해저드 심리를 부추기는 일부 병원의 일탈 행위 때문에 왜 매년 보험료는 오르고, 상품 보장 내용은 점점 줄어가는지 일반 소비자들은 불만은 높습니다. 실손보험료 무리하게 빼먹는 병원 리스트 공개하고 강력하게 나가야지 보험사들 손해 메워준다고 왜 애먼 소비자가 손해를 봐야 하느냐는 항의 댓글이 많습니다.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검색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6vqrLdkH6ugsz1lggntczQ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속고살지마] 백내장에 놀라 실손보험 개편 추진 중인 정부
    • 입력 2020-11-27 15:36:26
    • 수정2020-11-27 15:47:46
    속고살지마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립니다. 1999년 입·통원 진료비를 보장하는 개념으로 등장한 실손보험은 현재 가입자가 3,800만 명에 달합니다. 주위에 실손보험 하나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제 보험사들이 이 실손보험 판매 창구를 닫고 있습니다. 11개 보험사가 올 상반기에 판매를 중단했고, 한 생보사는 가입 연령을 65세에서 49세로 낮췄습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82.7년(OECD 보건통계)인데, 49세까지만 보험을 받는다니 이건 무슨 일이죠?


https://youtu.be/ixOaCtOuOM8

보험사들 손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병원 이용이 많이 줄었음에도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입니다. 보험료 100원 받아서 보험금으로 131원 나갔다는 얘기입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 <속고살지마>에서는 실손보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KBS9 뉴스에서 보도한 '늘어나는 백내장 수술' 리포트가 계기입니다. 올해 8월 유명 안과를 찾았다가 오른쪽 눈에 이른바 노안 수술로 불리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41세 남성이 나옵니다. 병원 찾은 당일 날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눈에 이상을 느껴 다른 안과를 찾았더니 수술을 앞둔 왼쪽 눈이 백내장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 검색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6vqrLdkH6ugsz1lggntczQ

다음은 방송 요약.

1. 보험시장의 도덕적 해이

백내장이 뇌졸중이나 간 경화처럼 딱 떨어지는 게 아니고 정도를 따지는 것이라고 안과 의사들은 설명합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일까요. 실손보험을 활용한 백내장 수술이 과잉으로 흐르고 있다는 의심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KBS 9시 뉴스 보도를 보면 백내장 수술을 많이 하는 안과가 일부 보험설계사에게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고, 환자 모집 노하우까지 알려주는 문자 메시지가 나옵니다.

통계를 봐도 실손보험에서 백내장과 관련돼 지급한 돈은 2016년 779억 원에서 지난해 4,470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늘어도 너무 늘었습니다. 특히 40대와 50대의 백내장 수술 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제학 원론 책에 나오는 '보험시장에서의 도덕적 해이' 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2. 정부의 4세대 실손보험 개편

정부는 이런 문제점들을 감안해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밑그림을 보면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처방이 그대로 도입했습니다. 병원 진료 많이 본 사람에 대해 보험료를 올리고(많이 이용 안 한 사람은 보험료 할인) 또 자기부담금을 상향하겠다는 거죠. 자동차보험에서 사고 시 보험료를 할증하고, 피해액 일부는 본인이 부담하게 하는 자기부담금을 도입해 실손보험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기존 가입자들도 보험료가 저렴한 새 상품을 갈아타라는 권유하겠다는 것이지요.

필요성도 있어 보이지만, 의문도 듭니다. 실손보험 영역에서 자동차 보험 같은 할증 개념을 도입하는 게 타당할까요. 교통사고야 본인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몸 아파 치료받았다는 이유로 보험료 할증을 받으면 이건 실손 보험의 성격에 맞는 건지 의문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험사로서도 손해 보는 상품을 계속 팔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3. 병원의 과잉 진료가 문제

실손보험금 누수 문제의 중심에는 병원이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도수 치료 바람이 불었죠. 일부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 가면 "실손보험 있으세요?"라는 질문부터 시작됩니다. 비싼 도수 치료를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2017년 착한 실손보험이 도입되면서 도수치료는 보장 대상에서 빠졌죠. 요즘엔 비타민D 주사를 많이 맞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 도수치료도 그렇고 요즘 비타민D 주사제도 그렇고 모두 소비자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병원에서 치료 목적으로 처방을 해줘야 합니다. 노안 수술로 불리는 백내장 수술도 그렇고요.

결국, 이 실손보험이라는 좋은 보험 제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최근 백내장 급증 기사나 4세대 실손 보험 추진 소식에 소비자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보험 들었으니 최대한 빼먹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모럴 해저드 심리를 부추기는 일부 병원의 일탈 행위 때문에 왜 매년 보험료는 오르고, 상품 보장 내용은 점점 줄어가는지 일반 소비자들은 불만은 높습니다. 실손보험료 무리하게 빼먹는 병원 리스트 공개하고 강력하게 나가야지 보험사들 손해 메워준다고 왜 애먼 소비자가 손해를 봐야 하느냐는 항의 댓글이 많습니다.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유튜브에서 '속고살지마'검색후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6vqrLdkH6ugsz1lggntczQ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