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이런 건가 싶기도”…포항 지진 3년, ‘마음의 병’ 심각

입력 2020.11.27 (21:35) 수정 2020.11.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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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은 지진이 닥친지 1,000일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은 텐트에서 긴 대피 생활을 해 왔는데요.

지진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지원액이 충분치 않고 지급 시기도 내년이어서 올 겨울도 대피소에서 지내야 할 처지입니다.

지진 피해자 상당수는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류재현, 이예진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포항시 흥해읍.

철거가 진행 중인 한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포항 지진의 여파로 사람이 살 수 없어 사용 불가 판정이 내려졌는데요.

철거가 끝나고나면, 도서관과 어린이 집 등 공공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 불가 판정을 받지 못해 철거를 못하는 아파트도 많습니다.

부근의 이 아파트는 건물 전체에 균열이 생겼지만 안전 점검에선 C등급을 받아 철거를 못하고, 군데군데 지지대로 땜질식 보강을 한 채 살아야 합니다.

주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원룸 건물은 전체가 기울어져 임시 보강 조치를 했습니다.

복구비만 수억 원이지만, 정부가 정한 주택 피해 지원액의 상한선은 1억 2천만 원입니다.

[김길현/포항지진 시민대책위 집행위원 : "은행에 금융권이나 보통 7, 8억에서 10억 원 정도를 투자해서 만드는 집들인데 보다시피 전혀 사용도 하지 못하고."]

보상을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은 친척집으로, 원룸으로 옮겼지만, 오갈 곳 없는 주민 20여 명은 다시 남아 텐트 생활 1000일을 넘기며 네 번째 겨울을 맞습니다.

[대피소 주민 : "지금 있는 사람들은 다 힘이 들어서 죽으려고 하고, 그러니까 연세 많은 분들이 지금 더 힘들지 솔직한 말로."]

지진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가릴 수사도 1년째 지지부진해 포항이 언제쯤 지진을 털고 일어설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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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이 이런 건가 싶기도”…포항 지진 3년, ‘마음의 병’ 심각
    • 입력 2020-11-27 21:35:28
    • 수정2020-11-30 11: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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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항은 지진이 닥친지 1,000일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은 텐트에서 긴 대피 생활을 해 왔는데요.

지진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지원액이 충분치 않고 지급 시기도 내년이어서 올 겨울도 대피소에서 지내야 할 처지입니다.

지진 피해자 상당수는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류재현, 이예진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포항시 흥해읍.

철거가 진행 중인 한 아파트를 찾았습니다.

이 아파트는 포항 지진의 여파로 사람이 살 수 없어 사용 불가 판정이 내려졌는데요.

철거가 끝나고나면, 도서관과 어린이 집 등 공공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 불가 판정을 받지 못해 철거를 못하는 아파트도 많습니다.

부근의 이 아파트는 건물 전체에 균열이 생겼지만 안전 점검에선 C등급을 받아 철거를 못하고, 군데군데 지지대로 땜질식 보강을 한 채 살아야 합니다.

주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원룸 건물은 전체가 기울어져 임시 보강 조치를 했습니다.

복구비만 수억 원이지만, 정부가 정한 주택 피해 지원액의 상한선은 1억 2천만 원입니다.

[김길현/포항지진 시민대책위 집행위원 : "은행에 금융권이나 보통 7, 8억에서 10억 원 정도를 투자해서 만드는 집들인데 보다시피 전혀 사용도 하지 못하고."]

보상을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은 친척집으로, 원룸으로 옮겼지만, 오갈 곳 없는 주민 20여 명은 다시 남아 텐트 생활 1000일을 넘기며 네 번째 겨울을 맞습니다.

[대피소 주민 : "지금 있는 사람들은 다 힘이 들어서 죽으려고 하고, 그러니까 연세 많은 분들이 지금 더 힘들지 솔직한 말로."]

지진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가릴 수사도 1년째 지지부진해 포항이 언제쯤 지진을 털고 일어설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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