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에서도 잊혀진 섬 울릉도…“독도 관심 10%만이라도”

입력 2020.11.30 (11:28) 수정 2020.11.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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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주민 이휘수 씨는 태풍 마이삭 이후 집에 갈 때마다 배를 타야 합니다.

집으로 가는 해안 산책로가 모두 끊겼기 때문입니다.

[“파도가 저기서 때려서 이 뒷산을 쳐서 산에서 감아서 나오니까 저기 안에 있는 건 다 떠밀려 오면서…”]

살던 집이자, 운영했던 식당 건물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재난지원금 1,600만 원을 받았는데, 복구는커녕 폐기물 치우기도 어려운 액수입니다.

[이휘수/도동리 주민 : “울릉도 바지선 한 번 뜨는데 사동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800만 원~1천만 원이거든요. 장비 싣고 오고 15톤 덤프트럭 오고…그 돈으로 턱도 없죠.”]

더덕을 팔던 서종수 씨.

가게가 뼈대만 남았습니다.

생계가 막막해졌는데, 받은 지원금은 100만 원에, 위문품 에어컨이 전부입니다.

[서종수/통구미 어촌계장 :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더덕도 판매가 안 되죠. 태풍도 마이삭을 맞았죠. 정말 어렵습니다.”]

항구 방파제 등 상당수 기반 시설들이 무너졌습니다.

50톤짜리 테트라포드가 올라와 있던 자리입니다.

현재는 부숴 한쪽에 치워진 상태입니다.

도로는 아직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차들은 우회도로를 통해 다니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예산 813억 원이 배정됐지만, 대부분 기반 시설에 투입되면서, 주민들에겐 체감할 만큼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집이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으면 침수 피해만 인정해 지원금 200만 원을 줍니다.

그나마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100여 가구 중 실제 지원금을 받은 건 10가구뿐입니다.

[김윤배/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대장 : “육지에서 100만 원이면 (건물을) 지을 수 있는데 여기에선 300만 원 드는 게 울릉도의 현실이거든요. 독도에 관심 갖는 단 10%이라도 울릉도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서운한 대목입니다.

[김종관/남양리 주민 : “단지 침수로만 적으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단지 침수로만 적고 왔습니다. 내가 입은 피해를 좀 알아주면 힘이 났을 건데...”]

무관심과 비현실적인 보상은 울릉도 주민들에게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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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구에서도 잊혀진 섬 울릉도…“독도 관심 10%만이라도”
    • 입력 2020-11-30 11:28:17
    • 수정2020-11-30 12: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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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주민 이휘수 씨는 태풍 마이삭 이후 집에 갈 때마다 배를 타야 합니다.

집으로 가는 해안 산책로가 모두 끊겼기 때문입니다.

[“파도가 저기서 때려서 이 뒷산을 쳐서 산에서 감아서 나오니까 저기 안에 있는 건 다 떠밀려 오면서…”]

살던 집이자, 운영했던 식당 건물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재난지원금 1,600만 원을 받았는데, 복구는커녕 폐기물 치우기도 어려운 액수입니다.

[이휘수/도동리 주민 : “울릉도 바지선 한 번 뜨는데 사동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800만 원~1천만 원이거든요. 장비 싣고 오고 15톤 덤프트럭 오고…그 돈으로 턱도 없죠.”]

더덕을 팔던 서종수 씨.

가게가 뼈대만 남았습니다.

생계가 막막해졌는데, 받은 지원금은 100만 원에, 위문품 에어컨이 전부입니다.

[서종수/통구미 어촌계장 :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더덕도 판매가 안 되죠. 태풍도 마이삭을 맞았죠. 정말 어렵습니다.”]

항구 방파제 등 상당수 기반 시설들이 무너졌습니다.

50톤짜리 테트라포드가 올라와 있던 자리입니다.

현재는 부숴 한쪽에 치워진 상태입니다.

도로는 아직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차들은 우회도로를 통해 다니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예산 813억 원이 배정됐지만, 대부분 기반 시설에 투입되면서, 주민들에겐 체감할 만큼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집이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으면 침수 피해만 인정해 지원금 200만 원을 줍니다.

그나마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100여 가구 중 실제 지원금을 받은 건 10가구뿐입니다.

[김윤배/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대장 : “육지에서 100만 원이면 (건물을) 지을 수 있는데 여기에선 300만 원 드는 게 울릉도의 현실이거든요. 독도에 관심 갖는 단 10%이라도 울릉도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서운한 대목입니다.

[김종관/남양리 주민 : “단지 침수로만 적으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단지 침수로만 적고 왔습니다. 내가 입은 피해를 좀 알아주면 힘이 났을 건데...”]

무관심과 비현실적인 보상은 울릉도 주민들에게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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