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사우나·한증막만 닫으면 코로나에서 안전할까?

입력 2020.11.30 (18:00) 수정 2020.11.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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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목욕물이 반가워지는 겨울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모이는 곳에 어김없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합니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입주민 전용 사우나 2곳에서 발생한 확진자만 137명에 이릅니다. 강서구 댄스 교습 시설 관련 확진자 동선에도 사우나가 나타납니다. 송파구와 강동구에서도 사우나 관련 확진자 동선이 노출돼, 방문자들에게 진단검사를 안내 중입니다.

그러면서 목욕장 관련 방역수칙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인 목욕장, 갈수록 강화되는 방역수칙

목욕장은 위험도 높은 다중이용시설입니다. 1단계에서도 목욕탕과 사우나는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환기와 소독 등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영업할 수 있는 집합제한 명령 상태였습니다.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에선 인원 제한 규정이 신설됐습니다. 시설면적 4㎡당 1명이 허용됐습니다.

2단계에선 음식 섭취가 금지됐습니다. 물과 무알코올 음료는 봐줍니다. 인원 제한은 2배로 강화됐습니다. 시설면적 8㎡당 1명이 허용됩니다. 출입구 등에 이용 가능한 인원을 안내문으로 게시해야 합니다.

3차 유행이 심각한 서울에선 2단계에서 '서울형 강화 조치'라는 명칭의 '핀셋 방역' 조치가 24일부터 적용됐습니다. 흔히 한증막이라고 부르는 목욕장 내 발한실 운영이 금지됐습니다. 공용물품 사용공간 이용 거리는 최소 1m 간격이 유지되도록 구획을 표시해야 합니다. 세신 공간에선 대화 금지 안내문을 게시해야 하고, 탈의실 내 물품 보관함도 한 칸 이상 간격을 두어 배정해야 합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어제(2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대신 '2단계+α', 사실상 서울형 강화조치를 수도권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2단계인 수도권에선 목욕장 사우나와 발한실 운영이 내일(12월 1일)부터 중단됩니다. 또, 흔히 커뮤니티 시설이라고 부르는 아파트·공동주택 단지 내의 사우나는 운영이 중단됩니다.

비수도권에선 목욕장 1.5단계 조치에 더해, 사실상 2단계 조치인 음식 섭취 금지 등이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30일) 서울시는 '서울형 강화 조치'에 더해 목욕장에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추가로 더했습니다. 인원 제한이 16㎡당 1명으로 추가로 강화됐습니다.


"사우나·한증막보다 목욕장 내 공용시설이 더 위험"

목욕장 방역수칙이 거리두기 단계와 별도로 이처럼 복잡해진 것은, 방역이 최우선의 원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지 사우나와 한증막만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 실효적 조치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합니다.

김우주 교수는 사우나나 한증막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서 바이러스 생존이 오히려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최근 잇따른 목욕장 내 집단감염은 온탕, 냉탕, 탈의실, 화장실, 수면실이나 간단한 운동시설 같은 목욕장 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목욕장을 열어둔 채, 복잡다단한 방역조치를 더해봤자 "큰 의미가 없는 시늉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방역 당국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안다는 겁니다.

'서울형 강화 조치'가 발표된 24일, 서울시 정례 브리핑에선 실내체육시설의 샤워시설만 운영을 중단하고 목욕탕 운영을 유지하는 것은 방역 차원이나 형평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이에 대해 "수영장이나 목욕장업은 샤워실 운영을 금지하면 사실상 영업이 중단되는 효과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목욕장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아파트 입주민 전용 사우나와 코로나 감염에 취약한 점은 동일하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나 환기가 어렵고, 공용물품을 많이 사용해 집단감염의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운영 중단 조치는 '영업장이 아닌' 아파트 부대시설에만 내려졌습니다.

목욕장과 실내체육시설이 방역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 주말 서울시는 두 종류의 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기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중대본이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목욕장은 또다시 방역 공백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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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K
뜨끈한 목욕물이 반가워지는 겨울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모이는 곳에 어김없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합니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입주민 전용 사우나 2곳에서 발생한 확진자만 137명에 이릅니다. 강서구 댄스 교습 시설 관련 확진자 동선에도 사우나가 나타납니다. 송파구와 강동구에서도 사우나 관련 확진자 동선이 노출돼, 방문자들에게 진단검사를 안내 중입니다.

그러면서 목욕장 관련 방역수칙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인 목욕장, 갈수록 강화되는 방역수칙

목욕장은 위험도 높은 다중이용시설입니다. 1단계에서도 목욕탕과 사우나는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환기와 소독 등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영업할 수 있는 집합제한 명령 상태였습니다.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에선 인원 제한 규정이 신설됐습니다. 시설면적 4㎡당 1명이 허용됐습니다.

2단계에선 음식 섭취가 금지됐습니다. 물과 무알코올 음료는 봐줍니다. 인원 제한은 2배로 강화됐습니다. 시설면적 8㎡당 1명이 허용됩니다. 출입구 등에 이용 가능한 인원을 안내문으로 게시해야 합니다.

3차 유행이 심각한 서울에선 2단계에서 '서울형 강화 조치'라는 명칭의 '핀셋 방역' 조치가 24일부터 적용됐습니다. 흔히 한증막이라고 부르는 목욕장 내 발한실 운영이 금지됐습니다. 공용물품 사용공간 이용 거리는 최소 1m 간격이 유지되도록 구획을 표시해야 합니다. 세신 공간에선 대화 금지 안내문을 게시해야 하고, 탈의실 내 물품 보관함도 한 칸 이상 간격을 두어 배정해야 합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어제(2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대신 '2단계+α', 사실상 서울형 강화조치를 수도권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2단계인 수도권에선 목욕장 사우나와 발한실 운영이 내일(12월 1일)부터 중단됩니다. 또, 흔히 커뮤니티 시설이라고 부르는 아파트·공동주택 단지 내의 사우나는 운영이 중단됩니다.

비수도권에선 목욕장 1.5단계 조치에 더해, 사실상 2단계 조치인 음식 섭취 금지 등이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30일) 서울시는 '서울형 강화 조치'에 더해 목욕장에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추가로 더했습니다. 인원 제한이 16㎡당 1명으로 추가로 강화됐습니다.


"사우나·한증막보다 목욕장 내 공용시설이 더 위험"

목욕장 방역수칙이 거리두기 단계와 별도로 이처럼 복잡해진 것은, 방역이 최우선의 원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지 사우나와 한증막만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 실효적 조치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합니다.

김우주 교수는 사우나나 한증막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서 바이러스 생존이 오히려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최근 잇따른 목욕장 내 집단감염은 온탕, 냉탕, 탈의실, 화장실, 수면실이나 간단한 운동시설 같은 목욕장 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목욕장을 열어둔 채, 복잡다단한 방역조치를 더해봤자 "큰 의미가 없는 시늉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방역 당국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안다는 겁니다.

'서울형 강화 조치'가 발표된 24일, 서울시 정례 브리핑에선 실내체육시설의 샤워시설만 운영을 중단하고 목욕탕 운영을 유지하는 것은 방역 차원이나 형평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이에 대해 "수영장이나 목욕장업은 샤워실 운영을 금지하면 사실상 영업이 중단되는 효과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목욕장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아파트 입주민 전용 사우나와 코로나 감염에 취약한 점은 동일하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이나 환기가 어렵고, 공용물품을 많이 사용해 집단감염의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운영 중단 조치는 '영업장이 아닌' 아파트 부대시설에만 내려졌습니다.

목욕장과 실내체육시설이 방역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 주말 서울시는 두 종류의 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기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중대본이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목욕장은 또다시 방역 공백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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