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백화점’ 하이마트…머쓱해진 회장님 신년사

입력 2020.12.02 (21:39) 수정 2020.12.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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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생', '동반성장'...

대기업이 중소협력사와 더불어 성장하겠다는 뜻이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들이 강조해온 말입니다.

최근 발표된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 81%가 '양호' 이상의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박수 받을 만한 일인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올해에만 '양호' 이상 평가를 받은 대기업 가운데 7개 기업이 협력업체 등에게 이른바 '갑질'을 하다 공정위 제재를 받았습니다.

겉으론 상생을 외치면서 뒤에선 갑질을 해온 겁니다.

그 사례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가전유통 1위 업체 롯데 하이마틉니다.

동반성장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현장에서는 납품업체 직원에게 물건을 팔게 하고, 심지어 매장 청소까지 시켜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전문점 롯데하이마트.

판매사원들은 하이마트 직원이 아니라 대부분 납품업체 소속입니다.

그러나 자사 제품만이 아니라 경쟁회사 제품까지 팔아야 했습니다.

[전직 판매사원 : "A회사여도 A직원이라고 말을 못 하고 다 그냥 여기 회사 직원으로밖에 말을 못 해요. 같이 직원들이랑 있다 보니까 자기 거 못 팔고 똑같이 다 같이 팔아줘야 되는 상황이고..."]

심지어 인사와 주차 관리, 매장 청소에도 파견 직원이 수시로 동원됐습니다.

["다 시켜요. 안 도와줄 수가 없잖아요. 얹혀 사는 거니까."]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하이마트가 이런 식으로 납품업체에서 파견받은 직원은 모두 만4천여 명.

일은 하이마트에서 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납품업체의 몫이었습니다.

여기다 하이마트는 납품업체에서 160억 원을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받아 회식비와 직원 시상금 등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하이마트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과징금 10억 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권순국/공정위 유통거래과장 : "직매입을 하면서도 파는 건 니네가 와서 팔아라, 이런 식으로 거래구조를 짰기 때문에 이거 안 하면 다른 데 팔 데가 없잖아요. 양판점 시장 1위 사업자니까."]

롯데하이마트 측은 잘못된 문제는 이미 개선했고,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 : "제도를 개선했고, 임직원 교육과 점검을 강화해 재발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신년사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해온 신동빈 롯데 회장.

올해 신년사에서도 좋은 기업이 되자고 했지만 1년 동안 공정위 제재를 세 차례나 받으면서 신 회장의 상생 노력은 공허한 외침이 돼 버렸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사명환/CG: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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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백화점’ 하이마트…머쓱해진 회장님 신년사
    • 입력 2020-12-02 21:39:00
    • 수정2020-12-02 22:07:58
    뉴스 9
[앵커]

'상생', '동반성장'...

대기업이 중소협력사와 더불어 성장하겠다는 뜻이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들이 강조해온 말입니다.

최근 발표된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 81%가 '양호' 이상의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박수 받을 만한 일인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올해에만 '양호' 이상 평가를 받은 대기업 가운데 7개 기업이 협력업체 등에게 이른바 '갑질'을 하다 공정위 제재를 받았습니다.

겉으론 상생을 외치면서 뒤에선 갑질을 해온 겁니다.

그 사례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가전유통 1위 업체 롯데 하이마틉니다.

동반성장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현장에서는 납품업체 직원에게 물건을 팔게 하고, 심지어 매장 청소까지 시켜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전문점 롯데하이마트.

판매사원들은 하이마트 직원이 아니라 대부분 납품업체 소속입니다.

그러나 자사 제품만이 아니라 경쟁회사 제품까지 팔아야 했습니다.

[전직 판매사원 : "A회사여도 A직원이라고 말을 못 하고 다 그냥 여기 회사 직원으로밖에 말을 못 해요. 같이 직원들이랑 있다 보니까 자기 거 못 팔고 똑같이 다 같이 팔아줘야 되는 상황이고..."]

심지어 인사와 주차 관리, 매장 청소에도 파견 직원이 수시로 동원됐습니다.

["다 시켜요. 안 도와줄 수가 없잖아요. 얹혀 사는 거니까."]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하이마트가 이런 식으로 납품업체에서 파견받은 직원은 모두 만4천여 명.

일은 하이마트에서 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납품업체의 몫이었습니다.

여기다 하이마트는 납품업체에서 160억 원을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받아 회식비와 직원 시상금 등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하이마트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과징금 10억 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권순국/공정위 유통거래과장 : "직매입을 하면서도 파는 건 니네가 와서 팔아라, 이런 식으로 거래구조를 짰기 때문에 이거 안 하면 다른 데 팔 데가 없잖아요. 양판점 시장 1위 사업자니까."]

롯데하이마트 측은 잘못된 문제는 이미 개선했고,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 : "제도를 개선했고, 임직원 교육과 점검을 강화해 재발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신년사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해온 신동빈 롯데 회장.

올해 신년사에서도 좋은 기업이 되자고 했지만 1년 동안 공정위 제재를 세 차례나 받으면서 신 회장의 상생 노력은 공허한 외침이 돼 버렸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사명환/CG: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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