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서울까지 300km…엄마 차 운전한 간 큰 초등학생

입력 2020.12.02 (21:47) 수정 2020.12.0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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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 새벽 서울에서 차량이 상가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는데, 운전자가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초등학생, 대구에서 서울까지 혼자 운전해 온 것이었는데요.

심지어 무면허로 운전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깜깜한 새벽, 흰색 SUV 차량이 서울 성동구의 한 상가를 향해 달려옵니다.

차가 멈추기도 전,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남자아이 한 명이 빠르게 뛰쳐나갑니다.

외투도 걸치지 않고 맨발로 달리는 이 아이를 잡기 위해 경찰관 두 명이 쫓아갑니다.

하지만 아이의 달리기 속도가 워낙 빨라 경찰은 결국 놓치고 맙니다.

150m 추격 끝에 아이를 놓친 경찰은 한 시간 뒤에야 주변의 차량 아래에 있던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붙잡힌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곳은 대구광역시였습니다.

이 아이는 전날 밤 10시 50분 대구에서 엄마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국도를 달려, 경기도 성남을 거쳐 새벽 4시 서울 성동구에 도착했습니다.

적어도 300km가 넘는 거리를 혼자서 운전을 한 겁니다.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에 가 보고 싶었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큰 사고는 없었지만, 차가 상가를 들이받으며 건물 일부가 망가졌습니다.

[김영민/피해 상가 점장 : "셔터와 안쪽의 강화유리, 프레임까지, 축까지 다 나가서... 많이 당황했죠."]

취재 결과 운전을 한 아이는 이미 석 달 전에도 남의 차를 타고 운전해 법원의 처분을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만 14살이 되지 않아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 대신 보호 처분을 받게 됩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조사한 뒤 서울가정법원으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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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서울까지 300km…엄마 차 운전한 간 큰 초등학생
    • 입력 2020-12-02 21:47:47
    • 수정2020-12-02 21: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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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 새벽 서울에서 차량이 상가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는데, 운전자가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초등학생, 대구에서 서울까지 혼자 운전해 온 것이었는데요.

심지어 무면허로 운전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깜깜한 새벽, 흰색 SUV 차량이 서울 성동구의 한 상가를 향해 달려옵니다.

차가 멈추기도 전,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남자아이 한 명이 빠르게 뛰쳐나갑니다.

외투도 걸치지 않고 맨발로 달리는 이 아이를 잡기 위해 경찰관 두 명이 쫓아갑니다.

하지만 아이의 달리기 속도가 워낙 빨라 경찰은 결국 놓치고 맙니다.

150m 추격 끝에 아이를 놓친 경찰은 한 시간 뒤에야 주변의 차량 아래에 있던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붙잡힌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곳은 대구광역시였습니다.

이 아이는 전날 밤 10시 50분 대구에서 엄마 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국도를 달려, 경기도 성남을 거쳐 새벽 4시 서울 성동구에 도착했습니다.

적어도 300km가 넘는 거리를 혼자서 운전을 한 겁니다.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에 가 보고 싶었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큰 사고는 없었지만, 차가 상가를 들이받으며 건물 일부가 망가졌습니다.

[김영민/피해 상가 점장 : "셔터와 안쪽의 강화유리, 프레임까지, 축까지 다 나가서... 많이 당황했죠."]

취재 결과 운전을 한 아이는 이미 석 달 전에도 남의 차를 타고 운전해 법원의 처분을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만 14살이 되지 않아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형사 처벌 대신 보호 처분을 받게 됩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조사한 뒤 서울가정법원으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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