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희망…절망 속에 남겨진 이들

입력 2020.12.04 (06:38) 수정 2020.12.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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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이번 주를 산업안전 주간으로 정하고 산재 문제의 심각성을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는 일하다 숨진 노동자 뿐만 아니라, 남겨진 유가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데요.

한 순간에 가족을 잃고, 희망과 행복을 빼앗긴 유가족들의 삶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양예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김도현/故김태규 건설노동자 누나 : "(사고 당시) 제일 먼저 달려갔는데 아직도 생생해요. 따뜻했던 온기랑 병원 냄새, 그 상황이 아직 또렷해요. 돌아갈 일상은 사라졌다고 생각하죠. 일단 가족 모두가 피폐해졌다. 집안에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죠. 문 여는 소리만 들어도 '태규가 돌아올 것 같다'고 하셔서 문 열고 들어가기가 조심스럽고..."]

[박철희/故박OO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형 : "동생하고 여러가지 일을 같이 하고 그래서 저한테는 친구같은 존재고.. 친구이자 형이자.사고 전에는 생업에 종사했었는데 사고 이후에는 공황장애 때문에 지금은 일을 못하고 쉬고 있어요.아직까지 항상 (동생이) 생각나요. 매일같이 생각나고 제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같이 일했으니까, 그 날이 연휴였는데 쉬자고 할 걸. 아침에 늦잠을 잤으면 어땠을까. 허황된 상상을 많이 하죠."]

[김삼영/故 김원종 택배기사 아버지 : "나는 박스도 주우러 다니고 그래. 아들 살아있을 땐 힘든 줄 모르고 했어. 아들이 가버리니까 박스 주워서 뭐하냐, 그런 돈 모아서 뭐하냐. 옛날에 죽은 자식 뭐 만진다고. 죽었는데 시신에 대고 뽀뽀를 하고 그러니 내 심정이 뭐가 되겠냐고…. 자식 죽으면 가슴에다 묻는다더니 진짜 가슴에다 묻고 살아요. 아들이 좀 속이라도 썩였다면 덜하겠는데… 그렇게 열심히 살았어요."]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 심규일/영상편집: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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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빼앗긴 희망…절망 속에 남겨진 이들
    • 입력 2020-12-04 06:38:41
    • 수정2020-12-04 08:10:13
    뉴스광장 1부
[앵커]

KBS는 이번 주를 산업안전 주간으로 정하고 산재 문제의 심각성을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는 일하다 숨진 노동자 뿐만 아니라, 남겨진 유가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데요.

한 순간에 가족을 잃고, 희망과 행복을 빼앗긴 유가족들의 삶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양예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김도현/故김태규 건설노동자 누나 : "(사고 당시) 제일 먼저 달려갔는데 아직도 생생해요. 따뜻했던 온기랑 병원 냄새, 그 상황이 아직 또렷해요. 돌아갈 일상은 사라졌다고 생각하죠. 일단 가족 모두가 피폐해졌다. 집안에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죠. 문 여는 소리만 들어도 '태규가 돌아올 것 같다'고 하셔서 문 열고 들어가기가 조심스럽고..."]

[박철희/故박OO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 형 : "동생하고 여러가지 일을 같이 하고 그래서 저한테는 친구같은 존재고.. 친구이자 형이자.사고 전에는 생업에 종사했었는데 사고 이후에는 공황장애 때문에 지금은 일을 못하고 쉬고 있어요.아직까지 항상 (동생이) 생각나요. 매일같이 생각나고 제가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같이 일했으니까, 그 날이 연휴였는데 쉬자고 할 걸. 아침에 늦잠을 잤으면 어땠을까. 허황된 상상을 많이 하죠."]

[김삼영/故 김원종 택배기사 아버지 : "나는 박스도 주우러 다니고 그래. 아들 살아있을 땐 힘든 줄 모르고 했어. 아들이 가버리니까 박스 주워서 뭐하냐, 그런 돈 모아서 뭐하냐. 옛날에 죽은 자식 뭐 만진다고. 죽었는데 시신에 대고 뽀뽀를 하고 그러니 내 심정이 뭐가 되겠냐고…. 자식 죽으면 가슴에다 묻는다더니 진짜 가슴에다 묻고 살아요. 아들이 좀 속이라도 썩였다면 덜하겠는데… 그렇게 열심히 살았어요."]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 심규일/영상편집: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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