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현미 장관, 3년 6개월 돌아보니…

입력 2020.12.05 (09:22) 수정 2020.12.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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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4일)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개각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 집값이 폭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수차례 교체설에 시달려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 속에 장관직을 수행해왔다. 이 때문에 그는 2017년 6월 취임한 문재인 정부 내각 ‘원년 멤버’로 지금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재임하면서 최장수 국토부 장관에 본인의 이름을 올리는 ‘영광’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김 장관의 교체를 두고 문재인 정부 들어 가파르게 오른 집값 문제와 최근 전세난 등이 겹치면서 경질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경질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기자들에게 "김 장관은 원년 멤버로 소임을 다했다"며 "새로운 정책에 대한 수요가 있어 변화된 환경에 맞춰 현장감 있는 정책을 펴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등 부동산 문제로 인한 핵심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고, 여기에 김 장관이 최근 아파트를 '빵' 에 비유해 구설에 오르는 등 '설화'까지 겹치면서 사실상의 경질로 보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각종 발언 논란 휩싸여

김 장관은 취임하면서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이를 위해 재임 기간 동안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바람과는 달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여기에 전·월세 대란까지 터지며 최고 책임자인 김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욱이 김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들이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벌어지면서 국민의 반발을 초래했다.

지난달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비싼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비해 디딤돌 대출 한도가 낮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본인이 거주하는 일산의 아파트를 5억 원이면 산다. 10억 원 이하 아파트도 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김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후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장관이 시세도 모른다", "지역을 폄하했다"며 반발했다.

김 장관은 또 지난 9월 이른바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 마련)'발언으로 2030 세대의 비판을 샀다.

최근에는 아파트를 '빵'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주택 공급의 어려움을 토로한 발언이었지만 여당 일부와 시민단체들조차 아파트 공급을 '빵 굽기'에 비유한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장관 향후 행보는

정치권에서는 김 장관이 이번 개각으로 물러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낼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하기 때문에 다른 자리에 중용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여론 등을 고려해보면 김현미 장관이 선거 등 선출직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임명직 자리에 다시 발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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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05 09:22:05
    • 수정2020-12-05 10:38:46
    취재K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4일)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개각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김 장관은 그동안 집값이 폭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수차례 교체설에 시달려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 속에 장관직을 수행해왔다. 이 때문에 그는 2017년 6월 취임한 문재인 정부 내각 ‘원년 멤버’로 지금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재임하면서 최장수 국토부 장관에 본인의 이름을 올리는 ‘영광’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김 장관의 교체를 두고 문재인 정부 들어 가파르게 오른 집값 문제와 최근 전세난 등이 겹치면서 경질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경질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4일 기자들에게 "김 장관은 원년 멤버로 소임을 다했다"며 "새로운 정책에 대한 수요가 있어 변화된 환경에 맞춰 현장감 있는 정책을 펴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등 부동산 문제로 인한 핵심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고, 여기에 김 장관이 최근 아파트를 '빵' 에 비유해 구설에 오르는 등 '설화'까지 겹치면서 사실상의 경질로 보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각종 발언 논란 휩싸여

김 장관은 취임하면서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이를 위해 재임 기간 동안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바람과는 달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여기에 전·월세 대란까지 터지며 최고 책임자인 김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욱이 김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들이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벌어지면서 국민의 반발을 초래했다.

지난달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비싼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비해 디딤돌 대출 한도가 낮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본인이 거주하는 일산의 아파트를 5억 원이면 산다. 10억 원 이하 아파트도 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김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후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장관이 시세도 모른다", "지역을 폄하했다"며 반발했다.

김 장관은 또 지난 9월 이른바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금 마련)'발언으로 2030 세대의 비판을 샀다.

최근에는 아파트를 '빵'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주택 공급의 어려움을 토로한 발언이었지만 여당 일부와 시민단체들조차 아파트 공급을 '빵 굽기'에 비유한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장관 향후 행보는

정치권에서는 김 장관이 이번 개각으로 물러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낼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하기 때문에 다른 자리에 중용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여론 등을 고려해보면 김현미 장관이 선거 등 선출직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임명직 자리에 다시 발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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