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한 번에 수십만 마리 처분…닭고기 값에는 영향 없을까?

입력 2020.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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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농장 고병원성 AI 확진 잇따라…한 번에 수십만 마리 처분

어제(7일) 경기 여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또 발생했습니다. 전북 정읍과 경북 상주, 전남 영암에 이어 올해 네 번째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입니다. 경기도는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19만 3천 마리와 반경 3㎞ 이내에 있는 오리 사육농가 1곳의 오리 7천여 마리를 처분했습니다.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시 긴급 방역 조치

① 발생농장과 반경 3km 내 농장의 가금에 대한 신속한 처분
② 발생농장 반경 10km 내 가금농장에 대해 30일간 이동 제한 및 AI 예찰·정밀검사
③ 발생지역 내 가금 농장에 대해 7일간 이동 제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발생 농장과 반경 3km 내 농장의 닭이나 오리는 예방적 차원에서 처분합니다. 지난 주말 발생한 영암 사례에서도, 해당 농장에서 키우던 오리 9천8백 마리는 물론 반경 3km 내 농장 10곳에서 사육하던 닭과 오리 49만 3천 마리가 처분됐습니다.

선제 대응이 중요한 축산 감염병의 특성상, 확진 사례가 나온 시·군이나 도 내에서 일정 시간 동안 축산 차량이나 시설, 관계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도 내려집니다.

대규모 처분에 이동 제한까지 한다고 하니, 닭이나 달걀값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실제 2016년 AI 사태 때 닭고기나 치킨값 도미노 인상이 이어졌고, 특히 당시 전국 산란계의 36%가 처분되면서 달걀값이 폭등하는 '달걀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달걀 구매량을 1인 1판으로 한정하고, 달걀이 들어가는 빵 가격까지 함께 오르는 등 파장이 컸습니다.


■당국 "육계 사육 마릿수 평년보다 많아…AI 영향 가격 변동 가능성 낮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2016년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먼저 육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보다 많습니다. 올해 9월 기준 전체 8천820만 마리로 평년보다 8% 많은 상황입니다. 산란계도 7천492만 마리로 평년 대비 4.3% 많습니다.

냉동 재고도 상당합니다. 육계의 경우 올해 10월 기준 1천525만 마리로 평년치의 13.7%를 웃돕니다. 오리 냉동 재고량도 평년 대비 11.4% 많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육 마릿수도 많고 재고도 많아 큰 영향을 미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닭고기의 경우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최근 AI 발생 이후에도 이 같은 추이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한 수급 불안정 우려와 관련해서는 "농장에서 AI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지역에 한정해 일정 시간만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기 때문에, 농장 출하가 약간 늦어질 뿐 수급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닭고기 유통업체인 하림그룹 관계자도 "이동 제한 등으로 인한 물량 확보 문제는 일시적인 수준"이라며 "납품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식업이 위축된 상황이라 더 많은 닭고기 소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AI가 발생해도 소비자들이 먹는 닭이나 오리고기는 안전합니다. 감염된 고기가 유통되지도 않을뿐더러, 열에 약한 AI 바이러스의 특성상 가열 조리하면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됩니다. 이어지는 AI 확진 소식에 마음은 무겁지만, 가격 인상이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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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로 한 번에 수십만 마리 처분…닭고기 값에는 영향 없을까?
    • 입력 2020-12-08 06:00:40
    취재K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확진 잇따라…한 번에 수십만 마리 처분

어제(7일) 경기 여주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또 발생했습니다. 전북 정읍과 경북 상주, 전남 영암에 이어 올해 네 번째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입니다. 경기도는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19만 3천 마리와 반경 3㎞ 이내에 있는 오리 사육농가 1곳의 오리 7천여 마리를 처분했습니다.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시 긴급 방역 조치

① 발생농장과 반경 3km 내 농장의 가금에 대한 신속한 처분
② 발생농장 반경 10km 내 가금농장에 대해 30일간 이동 제한 및 AI 예찰·정밀검사
③ 발생지역 내 가금 농장에 대해 7일간 이동 제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발생 농장과 반경 3km 내 농장의 닭이나 오리는 예방적 차원에서 처분합니다. 지난 주말 발생한 영암 사례에서도, 해당 농장에서 키우던 오리 9천8백 마리는 물론 반경 3km 내 농장 10곳에서 사육하던 닭과 오리 49만 3천 마리가 처분됐습니다.

선제 대응이 중요한 축산 감염병의 특성상, 확진 사례가 나온 시·군이나 도 내에서 일정 시간 동안 축산 차량이나 시설, 관계자의 이동을 제한하는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도 내려집니다.

대규모 처분에 이동 제한까지 한다고 하니, 닭이나 달걀값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실제 2016년 AI 사태 때 닭고기나 치킨값 도미노 인상이 이어졌고, 특히 당시 전국 산란계의 36%가 처분되면서 달걀값이 폭등하는 '달걀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달걀 구매량을 1인 1판으로 한정하고, 달걀이 들어가는 빵 가격까지 함께 오르는 등 파장이 컸습니다.


■당국 "육계 사육 마릿수 평년보다 많아…AI 영향 가격 변동 가능성 낮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2016년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먼저 육계 사육 마릿수가 평년보다 많습니다. 올해 9월 기준 전체 8천820만 마리로 평년보다 8% 많은 상황입니다. 산란계도 7천492만 마리로 평년 대비 4.3% 많습니다.

냉동 재고도 상당합니다. 육계의 경우 올해 10월 기준 1천525만 마리로 평년치의 13.7%를 웃돕니다. 오리 냉동 재고량도 평년 대비 11.4% 많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육 마릿수도 많고 재고도 많아 큰 영향을 미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닭고기의 경우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최근 AI 발생 이후에도 이 같은 추이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동 제한 조치로 인한 수급 불안정 우려와 관련해서는 "농장에서 AI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지역에 한정해 일정 시간만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지기 때문에, 농장 출하가 약간 늦어질 뿐 수급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닭고기 유통업체인 하림그룹 관계자도 "이동 제한 등으로 인한 물량 확보 문제는 일시적인 수준"이라며 "납품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식업이 위축된 상황이라 더 많은 닭고기 소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AI가 발생해도 소비자들이 먹는 닭이나 오리고기는 안전합니다. 감염된 고기가 유통되지도 않을뿐더러, 열에 약한 AI 바이러스의 특성상 가열 조리하면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됩니다. 이어지는 AI 확진 소식에 마음은 무겁지만, 가격 인상이나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어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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