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출신 국회의원과 ‘몸짱’ 소방관이 스튜디오에 들고 나온 것들

입력 2020.12.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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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일) KBS1 <사사건건>에는 '특별한' 소방관들이 출연했습니다. 한 명은 소방관 출신으로는 처음 국회에 입성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현장에서 활동 중인 '몸짱 소방관' 서울 동대문소방서 천상목 소방교입니다. 생방송에 출연한 전·현직 소방관, 뉴스 스튜디오에 빈손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각각 들고온 물건, 무엇이었을까요?

오영환 의원의 '우레탄폼 100g'

오영환 의원 손에 들린 흰색 물체, 우레탄폼입니다. 오 의원은 "이게 (우레탄폼) 100g인데 이 100g만 태워도 5명~6명은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레탄폼이 화재 상황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설명한 것입니다. 오 의원은 우레탄폼을 사용한 샌드위치 패널 화재 실험 영상을 보여주면서 "(우레탄폼이 타면) 유증기, 시안화수소가 발생한다"며, "한 모금만 마셔도 의식을 잃을 수 있고 두 모금만 마셔도 절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 의원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포함해 대형 화재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건물의 내부든 외부든 위험한 가연성 건축 자재가 사용된 경우가 굉장히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내 천장과 벽면을 우레탄폼으로 감싸 놓는다거나, 샌드위치 패널 사이 '심재'로 우레탄폼, 스티로폼 등의 물질이 사용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오 의원은 "우레탄폼에 발화가 되는 순간 순식간에 연소 확대가 되면서 사람이 대피하기는커녕 정말 폭발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습니다.

오 의원은 샌드위치 패널, 조립식 콘크리트를 사용한 '프리캐스트' 등 복합 자재 내부에 들어가는 '심재'에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으로는 심재로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 등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게 오 의원의 설명입니다.

오 의원은 이로 인한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오 의원은 법안에 대해 "공장, 창고와 같은 다중이용시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 내외부 단열재, 마감재로 이런 것(우레탄폼) 쓰지 말고 정말 준불연 성능 이상을 확보한 것을 쓰자, 이런 걸(우레탄폼) 이제 퇴출시킬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심재에 대한 기준이 없는데, (법을 개정해) 그 부분도 만들겠다, 성능 실험 기준, 정말로 실화재 실험을 통해 정말 불이 났을 때 불이 붙지 않는 자재만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물음에 오 의원은 "올해 안에 임시회가 열리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상목 소방교의 '2021년 몸짱 소방관 달력'

방송에 함께 출연한 천상목 소방교는 스튜디오에 '2021년 몸짱 소방관 달력'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천 소방교는 이 달력의 7월 모델입니다. 천 소방교는 "친구들이 합성 아니냐고 하는데 제 몸 맞다"고 웃으며 달력의 취지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2014년부터 매년 소방 몸짱 선발대회를 통해 선발된 현직 소방관들이 달력 제작에 참여하고, 판매 수익금 전액은 저소득층 중증 화상 환자들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몸짱 소방관 달력으로 기부한 금액은 6억 7천만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5년차 소방관인 그가 겪은 현장은 어떨까? 천 소방교 역시 우레탄폼, 스티로폼 등의 건축 자재가 쓰인 화재 현장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연소 확대가 굉장히 빠르고 화재 상황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천 소방교는 또 "그런 현장은 유독 가스로 인해 시야 확보에도 굉장히 어려움이 있어 신속한 구조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길을 잃거나 건물 천장이 무너져 소방관들이 숨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10년 동안 현장에서 활동했던 오영환 의원 역시 "(프리캐스트가) 폭열 현상을 일으키면 콘크리트 조각이 현장에 진입한 소방관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이천 화재 참사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몸에서 그런 흔적이 발견돼 유가족들이 정확하게 검증을 해달라 요구하신 부분도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두 소방관이 바라는 현장의 변화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오 의원이 발의한 안전 관련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어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천 소방교가 모델로 나선 '몸짱 소방관 달력'은 얼마나 많은 화상 환자를 도울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본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6353
유튜브로 다시보기 https://youtu.be/9ZiOpgMzc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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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 출신 국회의원과 ‘몸짱’ 소방관이 스튜디오에 들고 나온 것들
    • 입력 2020-12-09 10:59:18
    취재K
어제(8일) KBS1 <사사건건>에는 '특별한' 소방관들이 출연했습니다. 한 명은 소방관 출신으로는 처음 국회에 입성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현장에서 활동 중인 '몸짱 소방관' 서울 동대문소방서 천상목 소방교입니다. 생방송에 출연한 전·현직 소방관, 뉴스 스튜디오에 빈손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각각 들고온 물건, 무엇이었을까요?

오영환 의원의 '우레탄폼 100g'

오영환 의원 손에 들린 흰색 물체, 우레탄폼입니다. 오 의원은 "이게 (우레탄폼) 100g인데 이 100g만 태워도 5명~6명은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레탄폼이 화재 상황에서 얼마나 위험한지를 설명한 것입니다. 오 의원은 우레탄폼을 사용한 샌드위치 패널 화재 실험 영상을 보여주면서 "(우레탄폼이 타면) 유증기, 시안화수소가 발생한다"며, "한 모금만 마셔도 의식을 잃을 수 있고 두 모금만 마셔도 절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 의원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포함해 대형 화재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건물의 내부든 외부든 위험한 가연성 건축 자재가 사용된 경우가 굉장히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내 천장과 벽면을 우레탄폼으로 감싸 놓는다거나, 샌드위치 패널 사이 '심재'로 우레탄폼, 스티로폼 등의 물질이 사용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오 의원은 "우레탄폼에 발화가 되는 순간 순식간에 연소 확대가 되면서 사람이 대피하기는커녕 정말 폭발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습니다.

오 의원은 샌드위치 패널, 조립식 콘크리트를 사용한 '프리캐스트' 등 복합 자재 내부에 들어가는 '심재'에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으로는 심재로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 등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게 오 의원의 설명입니다.

오 의원은 이로 인한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오 의원은 법안에 대해 "공장, 창고와 같은 다중이용시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에 내외부 단열재, 마감재로 이런 것(우레탄폼) 쓰지 말고 정말 준불연 성능 이상을 확보한 것을 쓰자, 이런 걸(우레탄폼) 이제 퇴출시킬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심재에 대한 기준이 없는데, (법을 개정해) 그 부분도 만들겠다, 성능 실험 기준, 정말로 실화재 실험을 통해 정말 불이 났을 때 불이 붙지 않는 자재만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물음에 오 의원은 "올해 안에 임시회가 열리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상목 소방교의 '2021년 몸짱 소방관 달력'

방송에 함께 출연한 천상목 소방교는 스튜디오에 '2021년 몸짱 소방관 달력'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천 소방교는 이 달력의 7월 모델입니다. 천 소방교는 "친구들이 합성 아니냐고 하는데 제 몸 맞다"고 웃으며 달력의 취지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2014년부터 매년 소방 몸짱 선발대회를 통해 선발된 현직 소방관들이 달력 제작에 참여하고, 판매 수익금 전액은 저소득층 중증 화상 환자들에게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몸짱 소방관 달력으로 기부한 금액은 6억 7천만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5년차 소방관인 그가 겪은 현장은 어떨까? 천 소방교 역시 우레탄폼, 스티로폼 등의 건축 자재가 쓰인 화재 현장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연소 확대가 굉장히 빠르고 화재 상황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천 소방교는 또 "그런 현장은 유독 가스로 인해 시야 확보에도 굉장히 어려움이 있어 신속한 구조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길을 잃거나 건물 천장이 무너져 소방관들이 숨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10년 동안 현장에서 활동했던 오영환 의원 역시 "(프리캐스트가) 폭열 현상을 일으키면 콘크리트 조각이 현장에 진입한 소방관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이천 화재 참사 현장에서 피해자들의 몸에서 그런 흔적이 발견돼 유가족들이 정확하게 검증을 해달라 요구하신 부분도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두 소방관이 바라는 현장의 변화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오 의원이 발의한 안전 관련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어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천 소방교가 모델로 나선 '몸짱 소방관 달력'은 얼마나 많은 화상 환자를 도울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본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6353
유튜브로 다시보기 https://youtu.be/9ZiOpgMzc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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