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 결핵 검사, 그렇게 힘든가요?”…엄마들의 호소

입력 2020.12.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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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40여 명이 집단으로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부산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대상이 아닌 신생아들까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또다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역학조사 대상 아닌데, 잠복결핵 양성?

160일 된 신생아를 둔 한 엄마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뉴스를 통해 자신이 머무른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가 결핵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병원과 보건소 그 어떤 곳으로부터, 결핵 확진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결핵 검사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보건당국이 정한 역학조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이 정한 역학조사 대상은 7월 15일 이후부터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아기들이었는데요. 관련법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기는 7월 10일까지 해당 산후조리원을 이용했습니다.

역학조사 대상이 아니지만,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해당 간호조무사와 접촉한 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7월 15일에 딱, 1시간 조리원에 머무른 아이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전해 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한 마음을 덜기 위해, 사비를 들여 결핵 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잠복결핵 양성.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엄마는 같은 날 조리원을 퇴소한 다른 엄마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역학조사 대상 외 3명의 아기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 "신생아 역학조사 확대 해달라" VS "확대는 지침상 불가"

해당 사실을 보건당국에 즉각 알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에 엄마 마음은 한번 더 무너졌습니다. 보건당국은 아기의 양성판정이 "간호조무사와의 접촉력으로 인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엄마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약 복용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270일 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데다, 부작용이 심하다고 하던데 약을 어떻게 먹여야 하느냐고....

보건당국은 어떠한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약 복용은 부모가 선택할 몫이다." 허탈한 답변이었습니다.

역학조사 기간 외 아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피해자 부모 대책위는 보건당국에 역학조사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부모들은 돌아가며 하루에 수십 통씩 보건당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른 병원의 사례를 찾아보면 전수조사를 한 곳도 있는데, 대상을 6개월로 잡은 곳도 있는데, 왜 우리 병원만 3개월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역학조사를 확대할 근거가 없다."

보건당국은 왜 역학조사를 확대할 수 없을까요?

현행 결핵예방법 지침에 따라 확진자의 증상발현일을 기준으로 통상 3개월 정도를 전염이 가능한 시기로 잡습니다. 해당 간호조무사의 증상 발현일은 10월 15일. 이날을 기준으로 3개월인 7월 15일 이후, 조리원 이용 아이들이 역학조사 대상이 된 겁니다.


■ "아이들 결핵 검사가 그렇게 힘든가요?"

부모들은 이제라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으니 역학조사 기간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잠복결핵이 아닌, 결핵 확진 환자가 나와야 대상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역학조사 결과 해당 간호조무사의 결핵 전파력도 낮은 수준이라 역학조사 확대 필요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학적으로 신생아의 잠복결핵 양성 판정은 결핵 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결핵 예방접종으로 인한 양성 판정이 나오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점을 들어 역학조사 기간 외 아이들이 간호조무사에 의한 접촉이 아닐 거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보건당국의 이런 설명에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예방접종에 의한 양성판정인 지 확답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절반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 왜 도대체 역학조사가 안된다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신생아 잠복결핵은 성인과 비교하면 결핵 확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더 절박합니다. 성인도 아니고 신생아인데… 아기들 결핵검사 확대가 그렇게 힘든가요?

관련 기사① “음성 백만 원, 양성엔 웃돈”…신생아 결핵 ‘분통 터지는 부모’
관련 기사② [취재후] “아가야, 엄마가 미안해”…끝나지 않은 ‘신생아 결핵’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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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들 결핵 검사, 그렇게 힘든가요?”…엄마들의 호소
    • 입력 2020-12-09 11:14:55
    취재K

신생아 40여 명이 집단으로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부산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대상이 아닌 신생아들까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또다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역학조사 대상 아닌데, 잠복결핵 양성?

160일 된 신생아를 둔 한 엄마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뉴스를 통해 자신이 머무른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가 결핵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병원과 보건소 그 어떤 곳으로부터, 결핵 확진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결핵 검사에 대한 안내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보건당국이 정한 역학조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이 정한 역학조사 대상은 7월 15일 이후부터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아기들이었는데요. 관련법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기는 7월 10일까지 해당 산후조리원을 이용했습니다.

역학조사 대상이 아니지만, 마음이 불안했습니다. 해당 간호조무사와 접촉한 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7월 15일에 딱, 1시간 조리원에 머무른 아이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전해 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한 마음을 덜기 위해, 사비를 들여 결핵 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잠복결핵 양성.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엄마는 같은 날 조리원을 퇴소한 다른 엄마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역학조사 대상 외 3명의 아기가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 "신생아 역학조사 확대 해달라" VS "확대는 지침상 불가"

해당 사실을 보건당국에 즉각 알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에 엄마 마음은 한번 더 무너졌습니다. 보건당국은 아기의 양성판정이 "간호조무사와의 접촉력으로 인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엄마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약 복용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270일 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데다, 부작용이 심하다고 하던데 약을 어떻게 먹여야 하느냐고....

보건당국은 어떠한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약 복용은 부모가 선택할 몫이다." 허탈한 답변이었습니다.

역학조사 기간 외 아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피해자 부모 대책위는 보건당국에 역학조사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부모들은 돌아가며 하루에 수십 통씩 보건당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른 병원의 사례를 찾아보면 전수조사를 한 곳도 있는데, 대상을 6개월로 잡은 곳도 있는데, 왜 우리 병원만 3개월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역학조사를 확대할 근거가 없다."

보건당국은 왜 역학조사를 확대할 수 없을까요?

현행 결핵예방법 지침에 따라 확진자의 증상발현일을 기준으로 통상 3개월 정도를 전염이 가능한 시기로 잡습니다. 해당 간호조무사의 증상 발현일은 10월 15일. 이날을 기준으로 3개월인 7월 15일 이후, 조리원 이용 아이들이 역학조사 대상이 된 겁니다.


■ "아이들 결핵 검사가 그렇게 힘든가요?"

부모들은 이제라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으니 역학조사 기간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잠복결핵이 아닌, 결핵 확진 환자가 나와야 대상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역학조사 결과 해당 간호조무사의 결핵 전파력도 낮은 수준이라 역학조사 확대 필요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학적으로 신생아의 잠복결핵 양성 판정은 결핵 환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결핵 예방접종으로 인한 양성 판정이 나오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점을 들어 역학조사 기간 외 아이들이 간호조무사에 의한 접촉이 아닐 거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보건당국의 이런 설명에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예방접종에 의한 양성판정인 지 확답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절반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데, 왜 도대체 역학조사가 안된다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신생아 잠복결핵은 성인과 비교하면 결핵 확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더 절박합니다. 성인도 아니고 신생아인데… 아기들 결핵검사 확대가 그렇게 힘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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