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받고도 나흘째 집에서”…‘집에서 대기’ 누가 관리하나?

입력 2020.12.10 (11:29) 수정 2020.12.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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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경기도 일일 확진자 이틀 연속 210명대
확진 판정 받고도 ‘집에서 대기’…나흘까지 기다려야 병상 배정
“가족에게 옮길까봐 걱정돼요”, “상비약이 없어요” 걱정·불안
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시스템’ 운영…대기 환자 건강 상태 확인
격리 수칙 준수 여부 확인할 수 없어 보완책 필요


■ 확진 판정 받고도 집에서 대기…"가족에게 옮길까 걱정"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 만 하루가 넘도록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가족은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A 씨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되려 걱정입니다.

이럴 바에야 빨리 입소했으면 좋겠는데 병상이 배정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처방약이 떨어져 가는데 가져다 줄 사람이 없어요"

"가족은 음성 판정을 받았어요. 저는 격리를 하고 있지만 집에서 같이 생활하다 보니 가족에게 옮길까 걱정이에요." -자택 대기 확진자 통화 내용 中-


A 씨처럼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는 대기 환자가 경기도에만 하루 평균 270명입니다. 지난 8일에는 400명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면 대기 인원도, 대기 기간도 늘어납니다.


확진 후 24시간 안에 병상을 배정받거나 배정 통보를 받지 못하면 '대기자'로 분류됩니다.

현재 경기도에서 중증환자로 분류된 확진자 외 이 같은 대기자는 평균 이틀에서 많게는 나흘까지 기다려야만 생활치료센터 입소나 전담 치료 병원 입원이 가능합니다.


■ 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시스템 운영…위급환 환자를 가려내라!

경기도가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홈케어 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확진자들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도청에 차려진 코로나19 홈케어 상황실에는 의료진 11명이 24시간 교대로 배치돼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확진자들의 건강 상태를 유선으로 하루 한 번 이상 체크하고 모든 증세를 기록합니다.


혹시라도 확진자의 기저질환이 발현돼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응급 상황이 생겨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확인되면 확진 순번과는 별개로 병상을 우선적으로 배정합니다.

병상이 넉넉했을 때는 확진 판정을 받은 순서대로 생활치료센터나 치료 전담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병상 가동률이 90%가 넘으면서 이제는 확진 순서가 아닌, 환자의 위급한 정도가 더 고려돼야 한다는 판단인 겁니다.

실제로 지난 1차 대유행 때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병상을 기다리던 중 증세가 악화돼 숨지기도 했습니다.


■ 격리수칙 준수 여부 알 수 없어…자가격리 안전보호앱 적용은?

지금 같은 상황에 '홈케어 시스템'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아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홈케어 시스템'은 확진 판정을 받은 대기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방역 수칙 관리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즉, 대기 환자들이 자택에 머무는 동안 기본 상비약을 지원하고 격리 수칙을 충실히 지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는 현재로써는 없습니다.


해외입국자의 경우를 잠깐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해외입국자는 증세 여부와 상관없이 입국한 당일부터 자가격리 안전보호앱을 설치해 2주 동안 격리 수칙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받습니다. 앱을 통해 거주지별로 담당 공무원과도 1대 1 매칭돼 필요한 상비약 등도 지원받습니다.

이런 IT 기술을 가정 대기자에게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더 많은 지자체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운용해야 한다면 자가격리 안전보호앱과 같은 IT기술을 적용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체계를 견고하게 갖춰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가정 대기'는 임시방편…'병상 확보'와 '확진자 감소'가 관건

무엇보다 '3차 대유행'의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병상 확보'와 '확진자 감소'입니다. 대기 환자를 관리하는 '홈케어 시스템'은 그야말로 임시방편인 셈입니다.

현재 홈케어 의료진이 1명당 맡아야 하는 대기 환자는 50~70명 선입니다. 이들이 낮 동안 매일같이 전화를 돌려 대기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 합니다. 신규 확진자가 늘고 대기 환자가 누적되면 그만큼 세밀한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병상 확보는 어떤 상황일까요? 수도권은 이미 국가지정 거점 병원과 의료원 등 공공의료 영역의 가용 병상을 거의 동원한 상황입니다.


궁여지책으로 경기도는 연말까지 기존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에 베드(환자용 침대)를 추가하는 식으로 병상 179개를 더 늘릴 계획입니다. 서울시도 서울의료원 옆 부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임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병상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참여나 협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기도 의료원 안성병원장이기도 한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특별방역대책단 공동단장은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홈케어는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임시방편적인 시스템입니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지,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가 필요로 한 것은 병상을 더 마련하는 것입니다. 민간 상급의료기관의 협조, 그것을 조직화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와 정책, 그리고 방역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연관기사] 뉴스9 / 확진 판정에도 수백 명 ‘가정 대기’…“가족 감염 걱정돼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7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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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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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 받고도 나흘째 집에서”…‘집에서 대기’ 누가 관리하나?
    • 입력 2020-12-10 11:29:48
    • 수정2020-12-10 11:30:10
    취재K
경기도 일일 확진자 이틀 연속 210명대<br />확진 판정 받고도 ‘집에서 대기’…나흘까지 기다려야 병상 배정<br />“가족에게 옮길까봐 걱정돼요”, “상비약이 없어요” 걱정·불안<br />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시스템’ 운영…대기 환자 건강 상태 확인<br />격리 수칙 준수 여부 확인할 수 없어 보완책 필요

■ 확진 판정 받고도 집에서 대기…"가족에게 옮길까 걱정"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 만 하루가 넘도록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가족은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A 씨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되려 걱정입니다.

이럴 바에야 빨리 입소했으면 좋겠는데 병상이 배정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처방약이 떨어져 가는데 가져다 줄 사람이 없어요"

"가족은 음성 판정을 받았어요. 저는 격리를 하고 있지만 집에서 같이 생활하다 보니 가족에게 옮길까 걱정이에요." -자택 대기 확진자 통화 내용 中-


A 씨처럼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는 대기 환자가 경기도에만 하루 평균 270명입니다. 지난 8일에는 400명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면 대기 인원도, 대기 기간도 늘어납니다.


확진 후 24시간 안에 병상을 배정받거나 배정 통보를 받지 못하면 '대기자'로 분류됩니다.

현재 경기도에서 중증환자로 분류된 확진자 외 이 같은 대기자는 평균 이틀에서 많게는 나흘까지 기다려야만 생활치료센터 입소나 전담 치료 병원 입원이 가능합니다.


■ 경기도, 코로나19 홈케어 시스템 운영…위급환 환자를 가려내라!

경기도가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홈케어 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확진자들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경기도청에 차려진 코로나19 홈케어 상황실에는 의료진 11명이 24시간 교대로 배치돼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확진자들의 건강 상태를 유선으로 하루 한 번 이상 체크하고 모든 증세를 기록합니다.


혹시라도 확진자의 기저질환이 발현돼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응급 상황이 생겨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확인되면 확진 순번과는 별개로 병상을 우선적으로 배정합니다.

병상이 넉넉했을 때는 확진 판정을 받은 순서대로 생활치료센터나 치료 전담 병원으로 보내는 것이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병상 가동률이 90%가 넘으면서 이제는 확진 순서가 아닌, 환자의 위급한 정도가 더 고려돼야 한다는 판단인 겁니다.

실제로 지난 1차 대유행 때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병상을 기다리던 중 증세가 악화돼 숨지기도 했습니다.


■ 격리수칙 준수 여부 알 수 없어…자가격리 안전보호앱 적용은?

지금 같은 상황에 '홈케어 시스템'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아직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홈케어 시스템'은 확진 판정을 받은 대기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방역 수칙 관리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즉, 대기 환자들이 자택에 머무는 동안 기본 상비약을 지원하고 격리 수칙을 충실히 지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계는 현재로써는 없습니다.


해외입국자의 경우를 잠깐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해외입국자는 증세 여부와 상관없이 입국한 당일부터 자가격리 안전보호앱을 설치해 2주 동안 격리 수칙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받습니다. 앱을 통해 거주지별로 담당 공무원과도 1대 1 매칭돼 필요한 상비약 등도 지원받습니다.

이런 IT 기술을 가정 대기자에게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더 많은 지자체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운용해야 한다면 자가격리 안전보호앱과 같은 IT기술을 적용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체계를 견고하게 갖춰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가정 대기'는 임시방편…'병상 확보'와 '확진자 감소'가 관건

무엇보다 '3차 대유행'의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병상 확보'와 '확진자 감소'입니다. 대기 환자를 관리하는 '홈케어 시스템'은 그야말로 임시방편인 셈입니다.

현재 홈케어 의료진이 1명당 맡아야 하는 대기 환자는 50~70명 선입니다. 이들이 낮 동안 매일같이 전화를 돌려 대기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 합니다. 신규 확진자가 늘고 대기 환자가 누적되면 그만큼 세밀한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병상 확보는 어떤 상황일까요? 수도권은 이미 국가지정 거점 병원과 의료원 등 공공의료 영역의 가용 병상을 거의 동원한 상황입니다.


궁여지책으로 경기도는 연말까지 기존 코로나19 치료 전담 병원에 베드(환자용 침대)를 추가하는 식으로 병상 179개를 더 늘릴 계획입니다. 서울시도 서울의료원 옆 부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임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병상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참여나 협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기도 의료원 안성병원장이기도 한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특별방역대책단 공동단장은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홈케어는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임시방편적인 시스템입니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지,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가 필요로 한 것은 병상을 더 마련하는 것입니다. 민간 상급의료기관의 협조, 그것을 조직화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와 정책, 그리고 방역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연관기사] 뉴스9 / 확진 판정에도 수백 명 ‘가정 대기’…“가족 감염 걱정돼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7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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