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복역’ 조두순 달라졌을까…“처벌로 범행동기 소멸 안 돼”

입력 2020.12.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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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오늘(12일) 오전 출소했습니다. 조두순은 이제 경기도 안산에 있는 거주지로 돌아갑니다. 경찰과 지자체 등이 여러 대책들을 내놓기는 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이름을 알지 못하지만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조두순'들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대책은 없을까요?

프로파일러가 기억하는 그 때의 조두순

어제(11일) KBS1 <사사건건>에는 2008년 조두순 사건 조사 당시 투입됐던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가 출연했습니다. 권 교수는 그 때의 조두순에 대해 "죄책감 또는 피해자에 대한 어떤 관념, 이런 것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며, "사이코패스 범죄자 중에서도 정말 상대방과 어떤 감정을 교류하는, 공감하는 능력이 거의 없다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권 교수는 이어 "(당시 조두순은) 경찰이 심지어 증거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뚜렷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일단은 회피하고자 하는 다른 연쇄살인사건과 유사한 범좌자들한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재범 위험은 얼마나 될까? 권 교수는 "(재범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1차 심리 검사를 했을때 70% 이상재범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됐는데, 물론 그 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처벌 상으로 이런 범죄자들의 범행 동기는 소멸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권 교수는 조두순과 같은 아동 성범죄자들이 학교나 어린이집 근처에 거주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봤습니다. 권 교수는 "(아동 성범죄자들이)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곳 인근에서 범죄 피해자들을 물색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피해자의 거주지와 인근하게 되거나 또는 아동들이 많은 시설들 가운데에서 거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강제로 이를 이전할 수 있는 법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일용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보호수용 동의"

재범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권 교수는 "재범이 2차, 3차 넘어갔을 때는 가석방 없는 높은 형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조두순을 상대로 한 경찰과 보호관찰관 투입, 광범위한 CCTV 설치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억제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교수는 다만, 이 같은 억제책을 넘어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권 교수는 처벌만으로는 성범죄자의 범행 동기 자체를 없앨 수 없다는 점을 거듭 말하면서 '전문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권 교수는 "외국처럼 출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심리 치료에 개입해야 하는데 사실 심리 치료가 지금 전문화되어 있다고 보기에 조금 미숙한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범죄자 대상 심리 치료) 시간도 부족하지만 성범죄 유형에 따라서 전문화되어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고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데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교수는 최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보호수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동의하는 편"이라며, "가둬놓는 것 같다는 의심을 할 수 있지만 사실 '치료적 개입'"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범죄자가 출소한 이후에도 전문가들이 계속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보호수용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권 교수는 마지막으로 '조두순 출소'에만 여론이 집중되는 것은 경계했습니다. 권 교수는 "너무 여기(조두순 출소)에만 집중해가지고 마치 어떤 무슨 일이 반드시 일어날 것처럼 우려하기 보다는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어떤 힘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성범죄자 대책에 대해 폭 넓은 관심을 부탁했습니다.

본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69385
유튜브로 다시보기 https://youtu.be/LydO7rw-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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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복역’ 조두순 달라졌을까…“처벌로 범행동기 소멸 안 돼”
    • 입력 2020-12-12 08:00:47
    취재K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오늘(12일) 오전 출소했습니다. 조두순은 이제 경기도 안산에 있는 거주지로 돌아갑니다. 경찰과 지자체 등이 여러 대책들을 내놓기는 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이름을 알지 못하지만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조두순'들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대책은 없을까요?

프로파일러가 기억하는 그 때의 조두순

어제(11일) KBS1 <사사건건>에는 2008년 조두순 사건 조사 당시 투입됐던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가 출연했습니다. 권 교수는 그 때의 조두순에 대해 "죄책감 또는 피해자에 대한 어떤 관념, 이런 것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며, "사이코패스 범죄자 중에서도 정말 상대방과 어떤 감정을 교류하는, 공감하는 능력이 거의 없다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권 교수는 이어 "(당시 조두순은) 경찰이 심지어 증거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뚜렷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일단은 회피하고자 하는 다른 연쇄살인사건과 유사한 범좌자들한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재범 위험은 얼마나 될까? 권 교수는 "(재범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1차 심리 검사를 했을때 70% 이상재범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됐는데, 물론 그 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처벌 상으로 이런 범죄자들의 범행 동기는 소멸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권 교수는 조두순과 같은 아동 성범죄자들이 학교나 어린이집 근처에 거주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봤습니다. 권 교수는 "(아동 성범죄자들이)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곳 인근에서 범죄 피해자들을 물색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피해자의 거주지와 인근하게 되거나 또는 아동들이 많은 시설들 가운데에서 거주를 한다고 하더라도 강제로 이를 이전할 수 있는 법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권일용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보호수용 동의"

재범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권 교수는 "재범이 2차, 3차 넘어갔을 때는 가석방 없는 높은 형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조두순을 상대로 한 경찰과 보호관찰관 투입, 광범위한 CCTV 설치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억제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교수는 다만, 이 같은 억제책을 넘어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권 교수는 처벌만으로는 성범죄자의 범행 동기 자체를 없앨 수 없다는 점을 거듭 말하면서 '전문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권 교수는 "외국처럼 출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심리 치료에 개입해야 하는데 사실 심리 치료가 지금 전문화되어 있다고 보기에 조금 미숙한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범죄자 대상 심리 치료) 시간도 부족하지만 성범죄 유형에 따라서 전문화되어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고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데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교수는 최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보호수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동의하는 편"이라며, "가둬놓는 것 같다는 의심을 할 수 있지만 사실 '치료적 개입'"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범죄자가 출소한 이후에도 전문가들이 계속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보호수용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권 교수는 마지막으로 '조두순 출소'에만 여론이 집중되는 것은 경계했습니다. 권 교수는 "너무 여기(조두순 출소)에만 집중해가지고 마치 어떤 무슨 일이 반드시 일어날 것처럼 우려하기 보다는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어떤 힘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성범죄자 대책에 대해 폭 넓은 관심을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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