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도훈 딜레마’…챔피언스리그 우승해도 사퇴하나?

입력 2020.12.14 (13:01) 수정 2020.12.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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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파죽의 8연승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선 울산이 김도훈 감독과의 재계약 문제를 저울질해야 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K리그 팀으로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성취입니다.

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전체 클럽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영예이고, 우승 상금(400만 달러, 약 44억 원) 또한 국내 리그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만약 19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울산이 페르세폴리스(이란)를 꺾고 8년 에 정상에 오른다면 그것은 리그와 FA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는 기념비적인 성과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울산은 정규리그에서 준우승에 그친 직후, 내부적으로 김도훈 감독과 결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기 사령탑으로 축구계의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도훈 감독 역시 울산과 이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빗셀 고베를 꺾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결승전은 선수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김 감독이 스스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울산이 페르세폴리스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김도훈 감독 거취 문제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울산으로서는 2012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인 동시에, K리그 전체에서는 2016년 전북 현대 이후 4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사령탑이 됩니다.

리그와 FA컵 준우승,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감독과 이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카타르 원정을 앞뒀던 시점에만 해도 울산 선수단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라이벌 전북 현대와의 우승 경쟁에서 패하면서 선수단 사기는 바닥을 쳤습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고개 숙이지 않고 선수들을 독려했고, 오히려 정규리그 때보다 좋은 경기력과 단합력을 보여주면서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8경기에서 무려 20골을 터트리는 일명 '닥공 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두 번이나 큰 목표에서 좌절한 팀을 추슬러 챔피언스리그 정상 문턱까지 끌어올린 지도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대목이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김도훈 감독이 우승하더라도 '아름다운(?) 이별'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울산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김도훈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얻는 소득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K리그 지도자로서의 재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막강한 전력의 울산을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게 한 '실패한 감독'이란 비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결승전이 김도훈 감독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틀이 걸린 중요한 승부에서 매번 승리하지 못한 김 감독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혹독한 시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페르세폴리스와의 결승전은 김도훈 감독 개인에게는 '준우승 징크스'를 떨쳐버려야만 하는 절박한 도전입니다.

울산 김광국 단장은 김도훈 감독의 거취 문제에 대해 "내년 선수단 구성과 계획을 고민해야 할 시점은 맞다.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지만, 일단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마무리한 다음 발표할 계획"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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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 ‘김도훈 딜레마’…챔피언스리그 우승해도 사퇴하나?
    • 입력 2020-12-14 13:01:26
    • 수정2020-12-14 14:29:24
    스포츠K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파죽의 8연승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선 울산이 김도훈 감독과의 재계약 문제를 저울질해야 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K리그 팀으로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성취입니다.

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전체 클럽 가운데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영예이고, 우승 상금(400만 달러, 약 44억 원) 또한 국내 리그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만약 19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울산이 페르세폴리스(이란)를 꺾고 8년 에 정상에 오른다면 그것은 리그와 FA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는 기념비적인 성과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울산은 정규리그에서 준우승에 그친 직후, 내부적으로 김도훈 감독과 결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기 사령탑으로 축구계의 여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도훈 감독 역시 울산과 이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빗셀 고베를 꺾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결승전은 선수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김 감독이 스스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울산이 페르세폴리스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김도훈 감독 거취 문제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울산으로서는 2012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 정복인 동시에, K리그 전체에서는 2016년 전북 현대 이후 4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에 오른 사령탑이 됩니다.

리그와 FA컵 준우승,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감독과 이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카타르 원정을 앞뒀던 시점에만 해도 울산 선수단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라이벌 전북 현대와의 우승 경쟁에서 패하면서 선수단 사기는 바닥을 쳤습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고개 숙이지 않고 선수들을 독려했고, 오히려 정규리그 때보다 좋은 경기력과 단합력을 보여주면서 결승까지 올랐습니다.

8경기에서 무려 20골을 터트리는 일명 '닥공 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두 번이나 큰 목표에서 좌절한 팀을 추슬러 챔피언스리그 정상 문턱까지 끌어올린 지도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대목이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김도훈 감독이 우승하더라도 '아름다운(?) 이별'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울산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김도훈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얻는 소득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K리그 지도자로서의 재평가가 가능할 것입니다. 막강한 전력의 울산을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게 한 '실패한 감독'이란 비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결승전이 김도훈 감독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틀이 걸린 중요한 승부에서 매번 승리하지 못한 김 감독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혹독한 시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페르세폴리스와의 결승전은 김도훈 감독 개인에게는 '준우승 징크스'를 떨쳐버려야만 하는 절박한 도전입니다.

울산 김광국 단장은 김도훈 감독의 거취 문제에 대해 "내년 선수단 구성과 계획을 고민해야 할 시점은 맞다.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지만, 일단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마무리한 다음 발표할 계획"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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