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지원받았으니 서울 도와야죠” 새벽에 달려온 구급대원들

입력 2020.12.14 (18:01) 수정 2020.12.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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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오늘(14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운동장 앞에는 전국 7개 시도에서 달려온 구급차 25대와 구급대원 100명이 집결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많은 하루 1,0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어제 소방청은 소방 동원령 1호를 발령했습니다.

"추운 날씨 먼 길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긴급하게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진광미 서울소방재난본부 구급관리팀장은 확성기를 들고 거듭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서울의 구급차만으로는 환자 이송이 지연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대구에서는 이송이 지연되면 환자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서울에 동원된 구급대는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의심환자와 확진자를 이송하는 것인 만큼 감염 위험이 뒤따릅니다. 더욱이 수도권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 확진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엄중한 상황입니다.


"서울은 확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비번날 숙박업소에 계시는 대기시간에도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서 감염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진 팀장의 당부가 이어졌습니다. 구급대원들에게 레벨D급 방재 방역세트와 마스크 같은 물품이 배부됐습니다.

"당연히 소집될 거라고 예상했고 당연히 지원 가야 한다고 준비했습니다."

집결한 구급차 중엔 '대구' 글자가 새겨진 구급차도 있었습니다. 심상호 대구소방본부 구급 업무 주무관은 동원령을 받아 새벽 5시 대구에서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오늘, 해도 뜨기 전에 말입니다.

하지만 심 주무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서울에 확진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당연히 소집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라고 말입니다.


"저희가 대구에서도 많이 지원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대구에서 많이 지원 가야 한다고 준비하고 오게 됐습니다. 대구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서울 소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대구 경북 지역의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에는 4차례의 소방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전국의 구급차 147대와 구급대원 294명이 확진자 7,883명, 의심환자 1,649명을 의료시설로 이송했습니다.

이번에는 수도권의 3차 유행이 거세지자, 서울과 경기에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경기도에도 5개 시도에서 달려온 소방대 20개 팀이 배치됐습니다. 경기 남부에 12대, 경기 북부에 8대가 배치돼 확진자와 의심환자 이송 업무에 투입됐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소방 공무원들이 지금까지 전국에서 이송한 환자는 12만 천여 명이 훌쩍 넘습니다.


"코로나19는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국민들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면"

이뿐만이 아닙니다. 특전사들도 방역복을 입었습니다. 방역복 위에는 '국군 현장지원팀'이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오늘부터 수도권에 확대 설치되는 임시 선별검사소에 인력이 부족하자 특전사 간부들이 투입된 겁니다.

육군은 서울 26곳과 경기 44곳, 인천 8곳의 지역 보건소에 투입된 특전사 간부 379명이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1년 가까이 비상근무를 이어온 자치구와 보건소는 인력 지원을 환영했습니다. 3개의 임시 선별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한 용산구에는 군 병력 5명에 더해 경찰과 공무원 등 11명이 지원됐습니다.


최재원 서울 용산보건소장은 "현장 역학조사와 심층 역학조사를 돕고 확진환자 관리, 이송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협조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어색한 페이스 마스크를 끌어올리던 최준락 특수전사령부 하사는 이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군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적극 지원하여 국민들 안전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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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가 지원받았으니 서울 도와야죠” 새벽에 달려온 구급대원들
    • 입력 2020-12-14 18:01:19
    • 수정2020-12-14 18:02:05
    취재K
하필이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오늘(14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운동장 앞에는 전국 7개 시도에서 달려온 구급차 25대와 구급대원 100명이 집결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많은 하루 1,0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어제 소방청은 소방 동원령 1호를 발령했습니다.

"추운 날씨 먼 길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긴급하게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진광미 서울소방재난본부 구급관리팀장은 확성기를 들고 거듭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서울의 구급차만으로는 환자 이송이 지연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대구에서는 이송이 지연되면 환자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서울에 동원된 구급대는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의심환자와 확진자를 이송하는 것인 만큼 감염 위험이 뒤따릅니다. 더욱이 수도권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 확진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엄중한 상황입니다.


"서울은 확진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비번날 숙박업소에 계시는 대기시간에도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서 감염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진 팀장의 당부가 이어졌습니다. 구급대원들에게 레벨D급 방재 방역세트와 마스크 같은 물품이 배부됐습니다.

"당연히 소집될 거라고 예상했고 당연히 지원 가야 한다고 준비했습니다."

집결한 구급차 중엔 '대구' 글자가 새겨진 구급차도 있었습니다. 심상호 대구소방본부 구급 업무 주무관은 동원령을 받아 새벽 5시 대구에서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오늘, 해도 뜨기 전에 말입니다.

하지만 심 주무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서울에 확진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당연히 소집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라고 말입니다.


"저희가 대구에서도 많이 지원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대구에서 많이 지원 가야 한다고 준비하고 오게 됐습니다. 대구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서울 소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대구 경북 지역의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에는 4차례의 소방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전국의 구급차 147대와 구급대원 294명이 확진자 7,883명, 의심환자 1,649명을 의료시설로 이송했습니다.

이번에는 수도권의 3차 유행이 거세지자, 서울과 경기에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경기도에도 5개 시도에서 달려온 소방대 20개 팀이 배치됐습니다. 경기 남부에 12대, 경기 북부에 8대가 배치돼 확진자와 의심환자 이송 업무에 투입됐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소방 공무원들이 지금까지 전국에서 이송한 환자는 12만 천여 명이 훌쩍 넘습니다.


"코로나19는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국민들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면"

이뿐만이 아닙니다. 특전사들도 방역복을 입었습니다. 방역복 위에는 '국군 현장지원팀'이라는 안내문을 붙였습니다. 오늘부터 수도권에 확대 설치되는 임시 선별검사소에 인력이 부족하자 특전사 간부들이 투입된 겁니다.

육군은 서울 26곳과 경기 44곳, 인천 8곳의 지역 보건소에 투입된 특전사 간부 379명이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1년 가까이 비상근무를 이어온 자치구와 보건소는 인력 지원을 환영했습니다. 3개의 임시 선별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한 용산구에는 군 병력 5명에 더해 경찰과 공무원 등 11명이 지원됐습니다.


최재원 서울 용산보건소장은 "현장 역학조사와 심층 역학조사를 돕고 확진환자 관리, 이송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협조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어색한 페이스 마스크를 끌어올리던 최준락 특수전사령부 하사는 이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상황 속에서 군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적극 지원하여 국민들 안전을 지키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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