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바닥…3단계 올리고 빨리 끝내자” 고깃집 사장님의 한숨

입력 2020.12.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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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릅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하루 950명에서 1,200명까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공포가 커졌습니다. 공교로이 강추위마저 찾아왔습니다. 모두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큽니다. 그분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요?

■ "두 달 전보다 매출 반 토막. 빚냈어도 임대료 4개월 밀려"

어제(14일) KBS 1TV [사사건건]에서는 서울 구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심태섭 씨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했습니다. 심 씨는 12년 경력의 자영업자입니다. 여러 업종을 거쳐 현재의 고깃집을 운영한 지는 6개월 정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너무 없어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한 달 반을 휴업했다가 다시 영업을 재개한 게 10월. 그 뒤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되레 더 나빠졌습니다. "그때는 그래도 평균 어느 정도 70~80 정도의 매출은 올렸었는데, 지금은 그 당시의 절반도 안 되는 30~35만 원 수준밖에 안 되는 바닥 수준이 된 거죠." 영업을 재개한 때보다도 매출이 더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고 했습니다. 결국 심 씨는 3명이던 직원을 1명으로 줄였습니다. 신용카드로 돌려막고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지만 가게 임대료도 못 낼 형편이라고 했습니다. "임대료는 지금 4개월째 못 내는 상황이죠." 자영업자들의 현실입니다.

■ "11월부터 연말 예약 있었는데 올해는 '제로'"

연말입니다. 심 씨의 고깃집 같은 음식점들은 송년회 단체 손님들이 넘쳐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심 씨가 전하는 올해 사정은 짐작대로 암울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11월부터 예약이 오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전무한 입장이다 보니까 매출을 기대도 못 하는 거죠." 종일 문을 열고 있어도 손님이 오지 않는 상황, 손님을 기다릴 수도 없는 현실에 매일 맥이 빠진다고 합니다. "일이 고된 것보다 손님이 안 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고됩니다."

■ "어차피 바닥. 이럴 바에야 거리 두기 3단계로 빨리 끝내자"

현재 심 씨의 고깃집 같은 음식점은 저녁 9시가 넘으면 손님을 받을 수 없습니다. 포장과 배달만 할 수 있습니다. 현재 2.5단계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제약입니다. 만약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상향되어도 저녁 9시 이전까지는 손님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이블 사이는 1m를 띄워야 하고 시설면적 8㎡당 손님 1명으로 제한됩니다. 장사하기가 더 어려워지죠. 하지만 심 씨는 차라리 어서 3단계로 올리자고 말했습니다. "상당수 자영업자는 이미 대출은 대출대로 받았고 바닥은 바닥대로 기었습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빨리 끝내자, 간절한 소망에서 3단계를 진행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예요." 당장 손님을 덜 받아도 좋으니 확실히 방역을 해서 코로나19를 어서 진정시켜달라는 겁니다. 2.5단계든 3단계든 손님이 없고 장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라는 자조와 한숨이 깔렸습니다.

여러 방역 전문가들이 3단계 상향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이유가 큽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단계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그 효과에 대한 확신과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여러 요소를 잘 종합해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 중 하나는 심 씨의 호소와 같은 현장의 목소리일 것입니다. [사사건건]은 코로나19 여파로 큰 고통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이번 한 주 연속으로 전합니다.

유튜브 다시 보기 : https://youtu.be/9wirEdeLG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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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차피 바닥…3단계 올리고 빨리 끝내자” 고깃집 사장님의 한숨
    • 입력 2020-12-15 07:01:05
    취재K
최악의 위기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릅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하루 950명에서 1,200명까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공포가 커졌습니다. 공교로이 강추위마저 찾아왔습니다. 모두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큽니다. 그분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요?

■ "두 달 전보다 매출 반 토막. 빚냈어도 임대료 4개월 밀려"

어제(14일) KBS 1TV [사사건건]에서는 서울 구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심태섭 씨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했습니다. 심 씨는 12년 경력의 자영업자입니다. 여러 업종을 거쳐 현재의 고깃집을 운영한 지는 6개월 정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너무 없어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한 달 반을 휴업했다가 다시 영업을 재개한 게 10월. 그 뒤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되레 더 나빠졌습니다. "그때는 그래도 평균 어느 정도 70~80 정도의 매출은 올렸었는데, 지금은 그 당시의 절반도 안 되는 30~35만 원 수준밖에 안 되는 바닥 수준이 된 거죠." 영업을 재개한 때보다도 매출이 더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고 했습니다. 결국 심 씨는 3명이던 직원을 1명으로 줄였습니다. 신용카드로 돌려막고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지만 가게 임대료도 못 낼 형편이라고 했습니다. "임대료는 지금 4개월째 못 내는 상황이죠." 자영업자들의 현실입니다.

■ "11월부터 연말 예약 있었는데 올해는 '제로'"

연말입니다. 심 씨의 고깃집 같은 음식점들은 송년회 단체 손님들이 넘쳐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심 씨가 전하는 올해 사정은 짐작대로 암울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11월부터 예약이 오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전무한 입장이다 보니까 매출을 기대도 못 하는 거죠." 종일 문을 열고 있어도 손님이 오지 않는 상황, 손님을 기다릴 수도 없는 현실에 매일 맥이 빠진다고 합니다. "일이 고된 것보다 손님이 안 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고됩니다."

■ "어차피 바닥. 이럴 바에야 거리 두기 3단계로 빨리 끝내자"

현재 심 씨의 고깃집 같은 음식점은 저녁 9시가 넘으면 손님을 받을 수 없습니다. 포장과 배달만 할 수 있습니다. 현재 2.5단계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제약입니다. 만약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상향되어도 저녁 9시 이전까지는 손님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이블 사이는 1m를 띄워야 하고 시설면적 8㎡당 손님 1명으로 제한됩니다. 장사하기가 더 어려워지죠. 하지만 심 씨는 차라리 어서 3단계로 올리자고 말했습니다. "상당수 자영업자는 이미 대출은 대출대로 받았고 바닥은 바닥대로 기었습니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빨리 끝내자, 간절한 소망에서 3단계를 진행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예요." 당장 손님을 덜 받아도 좋으니 확실히 방역을 해서 코로나19를 어서 진정시켜달라는 겁니다. 2.5단계든 3단계든 손님이 없고 장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라는 자조와 한숨이 깔렸습니다.

여러 방역 전문가들이 3단계 상향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이유가 큽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단계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그 효과에 대한 확신과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여러 요소를 잘 종합해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 중 하나는 심 씨의 호소와 같은 현장의 목소리일 것입니다. [사사건건]은 코로나19 여파로 큰 고통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이번 한 주 연속으로 전합니다.

유튜브 다시 보기 : https://youtu.be/9wirEdeLG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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