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추위? 이상 고온?…양극화 속 올겨울 전망

입력 2020.12.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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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홍천 영하 23.5도…초겨울 매서운 한파

아직 초겨울인 12월 중순인데 이틀째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아침 강원 홍천의 최저기온은 영하 23.5도, 서울도 영하 11도까지 떨어져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습니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포근했지만, 이번 겨울은 초반부터 한파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데요.
돌이켜 보면 온난화 속에서도 최근 수년 동안 혹한이 맹위를 떨쳤던 겨울이 드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 최근 한파의 경향은 어떻게 달라졌고, 이번 겨울은 어떨지 살펴보겠습니다.


■ 한파 일수 줄어들다 2010년대 들어 '반전'

확실히 먼 과거보다 겨울이 포근해지는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연대별로 나눠본 연평균 한파 일수를 봐도 뚜렷이 드러납니다.


한파 일수는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 수를 뜻하는데요.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이렇게 추운 날이 1년에 8일 안팎에 달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1990년대부터 급감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4.4일, 2000년대에도 4.6일에 불과했는데요.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5.3일로 증가했습니다.

최근 10년이 1990년대 이후 가장 추운 10년이었던 셈입니다.


■ 최근 10년, 극한 한파 아니면 이상 고온으로 '양극화'

최근 10년 겨울의 '평균' 한파 일수가 늘어난 것도 특이한 점이지만, '한 해 한 해' 나타난 변화는 더 주목해볼 만합니다.

겨울철 평균 기온 변화. 자료 : 기상청겨울철 평균 기온 변화. 자료 : 기상청

위 그림은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겨울철 평균 기온 변화를 나타낸 자료입니다. 장기적인 추세(검은색 실선)는 최근까지도 상승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런데 한 해 한 해 기온(붉은색 선)의 경우 최근 10년을 나타낸 노란색 상자 부분에서 이전과 달리 크게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처럼 역대 가장 포근한 겨울이 있었는가 하면, 2012년이나 2017년처럼 1970~1980년대 못지않은 혹한의 겨울도 있었습니다.

실제 1973년 이후 한파 일수가 많았던 10위 안에 최근 10년 가운데 3개 해(2010년, 2012년, 2017년)가 포함돼 있었고요. 동시에 한파 일수가 적었던 10위 안에 4개 해(2013년, 2014년, 2016년, 2019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하자면, '혹한 아니면 이상고온'으로 겨울의 양극화 추세가 뚜렷했던 셈인데요.

기상청은 이에 대해 "겨울철 기온은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기온 상승과 변동,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벌써 영하 10도 한파인데…그럼 이번 겨울도 '혹한'?

그렇다면 이번 겨울도 혹한 아니면 이상고온의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날까요? 벌써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찾아왔으니 혹한의 겨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일단 지금 찾아온 초겨울 한파의 기세는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16일)도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겠고, 모레(17일)도 영하 10도의 한파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금요일(18일)에 예년 기온을 회복하고 나면 이후로는 당분간 이번만큼 강한 한파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연말연시에는 매서운 세밑 한파신년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상청 1개월 기상 전망을 보면, 첫 2주인 12월 21일부터 새해 1월 3일까지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이후로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점차 높아지는데요.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겨울철) 기상 전망에서도 12월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겠지만, 1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겠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니까 현재까지 나온 전망으로 봐서는 이번 겨울은 초반에는 한파가 다소 매섭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극단적인 겨울이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겨울은 라니냐 현상(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북극 얼음의 감소에 따른 기온 하강 요인이 온난화 경향과 성층권 바람 변화 등의 기온 상승 요인과 팽팽히 맞서고 있어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후학자들은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단순히 지구 기온을 높이는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기후변화는 폭염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태풍, 가뭄 등 다양한 기상 이변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최근의 겨울은 '한파'도 예외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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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독한 추위? 이상 고온?…양극화 속 올겨울 전망
    • 입력 2020-12-15 11:55:24
    취재K


■ 오늘 아침 홍천 영하 23.5도…초겨울 매서운 한파

아직 초겨울인 12월 중순인데 이틀째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아침 강원 홍천의 최저기온은 영하 23.5도, 서울도 영하 11도까지 떨어져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습니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포근했지만, 이번 겨울은 초반부터 한파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데요.
돌이켜 보면 온난화 속에서도 최근 수년 동안 혹한이 맹위를 떨쳤던 겨울이 드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 최근 한파의 경향은 어떻게 달라졌고, 이번 겨울은 어떨지 살펴보겠습니다.


■ 한파 일수 줄어들다 2010년대 들어 '반전'

확실히 먼 과거보다 겨울이 포근해지는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연대별로 나눠본 연평균 한파 일수를 봐도 뚜렷이 드러납니다.


한파 일수는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 수를 뜻하는데요.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이렇게 추운 날이 1년에 8일 안팎에 달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1990년대부터 급감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4.4일, 2000년대에도 4.6일에 불과했는데요.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오히려 5.3일로 증가했습니다.

최근 10년이 1990년대 이후 가장 추운 10년이었던 셈입니다.


■ 최근 10년, 극한 한파 아니면 이상 고온으로 '양극화'

최근 10년 겨울의 '평균' 한파 일수가 늘어난 것도 특이한 점이지만, '한 해 한 해' 나타난 변화는 더 주목해볼 만합니다.

겨울철 평균 기온 변화. 자료 : 기상청
위 그림은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겨울철 평균 기온 변화를 나타낸 자료입니다. 장기적인 추세(검은색 실선)는 최근까지도 상승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런데 한 해 한 해 기온(붉은색 선)의 경우 최근 10년을 나타낸 노란색 상자 부분에서 이전과 달리 크게 요동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처럼 역대 가장 포근한 겨울이 있었는가 하면, 2012년이나 2017년처럼 1970~1980년대 못지않은 혹한의 겨울도 있었습니다.

실제 1973년 이후 한파 일수가 많았던 10위 안에 최근 10년 가운데 3개 해(2010년, 2012년, 2017년)가 포함돼 있었고요. 동시에 한파 일수가 적었던 10위 안에 4개 해(2013년, 2014년, 2016년, 2019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하자면, '혹한 아니면 이상고온'으로 겨울의 양극화 추세가 뚜렷했던 셈인데요.

기상청은 이에 대해 "겨울철 기온은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기온 상승과 변동,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벌써 영하 10도 한파인데…그럼 이번 겨울도 '혹한'?

그렇다면 이번 겨울도 혹한 아니면 이상고온의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날까요? 벌써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찾아왔으니 혹한의 겨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일단 지금 찾아온 초겨울 한파의 기세는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16일)도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겠고, 모레(17일)도 영하 10도의 한파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금요일(18일)에 예년 기온을 회복하고 나면 이후로는 당분간 이번만큼 강한 한파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연말연시에는 매서운 세밑 한파신년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상청 1개월 기상 전망을 보면, 첫 2주인 12월 21일부터 새해 1월 3일까지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이후로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점차 높아지는데요.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겨울철) 기상 전망에서도 12월은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겠지만, 1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겠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니까 현재까지 나온 전망으로 봐서는 이번 겨울은 초반에는 한파가 다소 매섭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극단적인 겨울이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기상청은 "이번 겨울은 라니냐 현상(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북극 얼음의 감소에 따른 기온 하강 요인이 온난화 경향과 성층권 바람 변화 등의 기온 상승 요인과 팽팽히 맞서고 있어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후학자들은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단순히 지구 기온을 높이는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기후변화는 폭염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태풍, 가뭄 등 다양한 기상 이변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최근의 겨울은 '한파'도 예외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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