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흘에 한 명씩 다쳐”…근로감독도 소용없다?

입력 2020.12.17 (21:36) 수정 2020.12.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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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와 노동건강연대가 집계한, 지난 일주일간 일터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19명였습니다.

한 해 가장 많은 노동자가 숨진 '최악의 기업',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한번 선정됐던 기업이 해가 달라져도 계속 선정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시간에 사망 노동자를 집계해 보도해드린 지도 이제 반 년이 됐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산재를 막을 법적 장치를 강화하지 않는 한, 이 같은 보도와 경고만으론 노동현장은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뜻일 겁니다.

오늘(17일) <일하다 죽지않게>에선 그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바로 한국타이어 사롑니다.

최근 노동자 한 명이 타이어 성형기 작업 중에 숨졌는데, 이미 3년 전에 이 작업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용희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1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타이어 성형 작업을 하던 46살 양 모 씨가 원통 기계에 끼여 의식을 잃었습니다.

양 씨는 사고 17일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노동청은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중대재해 특별 감독을 실시했습니다.

취재진은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기록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한국타이어가 노동청에 제출한 대전공장의 산업재해 조사표를 보면 4년 동안 노동자 395명이 일하다 다쳤습니다.

3.5일에 1명씩입니다.

다쳐서 쉬어야 하는 휴업 예상일수가 30일이 넘는 산재 피해 노동자도 15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2017년 금산공장에서 일어난 산재 사망사고는 지난달 대전공장의 사망사고와 같은 유형입니다.

두 사고처럼 원통 기계나 컨베이어 벨트 같은 설비에서 43건의 끼임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양진권/금속노조/한국타이어지회 노동안전부장 : "안전에 투자하라고 그동안 계속 사측에 이야기했는데도 사망사고가 나니까 지금 또 설비 안전 투자한다고..."]

한국타이어 측은 3년전 타이어 성형기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지난달 같은 사고가 났습니다.

2017년 노동청 정기감독 결과 보고서를 보면 금산공장에서 산업안전 위반사항 1,691건을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356건이 타이어 성형기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안전난간부터 비상정지 장치의 안전 설비가 미흡하고 방호망은 파손돼 있다며 보완을 지시했습니다.

대전과 금산공장은 2017년 노동청 감독을 받을 당시와 같은 종류의 타이어 성형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측은 당시 노동청의 지적에 대해 개선조치를 마쳤고 현재 안전체계를 구축하려고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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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나흘에 한 명씩 다쳐”…근로감독도 소용없다?
    • 입력 2020-12-17 21:36:17
    • 수정2020-12-17 21: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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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와 노동건강연대가 집계한, 지난 일주일간 일터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19명였습니다.

한 해 가장 많은 노동자가 숨진 '최악의 기업',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시민단체와 노동계가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한번 선정됐던 기업이 해가 달라져도 계속 선정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시간에 사망 노동자를 집계해 보도해드린 지도 이제 반 년이 됐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산재를 막을 법적 장치를 강화하지 않는 한, 이 같은 보도와 경고만으론 노동현장은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뜻일 겁니다.

오늘(17일) <일하다 죽지않게>에선 그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바로 한국타이어 사롑니다.

최근 노동자 한 명이 타이어 성형기 작업 중에 숨졌는데, 이미 3년 전에 이 작업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용희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달 18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타이어 성형 작업을 하던 46살 양 모 씨가 원통 기계에 끼여 의식을 잃었습니다.

양 씨는 사고 17일 만에 결국 숨졌습니다.

노동청은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중대재해 특별 감독을 실시했습니다.

취재진은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기록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한국타이어가 노동청에 제출한 대전공장의 산업재해 조사표를 보면 4년 동안 노동자 395명이 일하다 다쳤습니다.

3.5일에 1명씩입니다.

다쳐서 쉬어야 하는 휴업 예상일수가 30일이 넘는 산재 피해 노동자도 15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2017년 금산공장에서 일어난 산재 사망사고는 지난달 대전공장의 사망사고와 같은 유형입니다.

두 사고처럼 원통 기계나 컨베이어 벨트 같은 설비에서 43건의 끼임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양진권/금속노조/한국타이어지회 노동안전부장 : "안전에 투자하라고 그동안 계속 사측에 이야기했는데도 사망사고가 나니까 지금 또 설비 안전 투자한다고..."]

한국타이어 측은 3년전 타이어 성형기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지난달 같은 사고가 났습니다.

2017년 노동청 정기감독 결과 보고서를 보면 금산공장에서 산업안전 위반사항 1,691건을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356건이 타이어 성형기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안전난간부터 비상정지 장치의 안전 설비가 미흡하고 방호망은 파손돼 있다며 보완을 지시했습니다.

대전과 금산공장은 2017년 노동청 감독을 받을 당시와 같은 종류의 타이어 성형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측은 당시 노동청의 지적에 대해 개선조치를 마쳤고 현재 안전체계를 구축하려고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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