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오르나 내리나…우리집은?

입력 2020.12.18 (19:52) 수정 2020.12.18 (19: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7년 만의 전기요금 개편으로 전기요금이 오른다, 내린다 말이 많습니다.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볼까요?

■질문: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말이 있고 내린다는 말이 있는데 어느 쪽이 맞나요?

"4인 가족 전기료, 내년 상반기 월 천50원∼천750원 인하될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있고 "탈원전 고지서 날아든다"라는 제목의 기사도 있어 헷갈립니다.

■답변: 내년 1분기에는 요금이 내립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지금보다도 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요금개편은 연료비, 즉 국제유가의 변동과 전기요금을 연동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금은 유가가 낮은 상황입니다.

내년 1분기에 적용될 전기요금은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연료비와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기준연료비의 차이에 따라 정해지는데요.

기준연료비는 국제유가가 50달러 초반일 때를 기준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달의 유가는 40달러대였습니다. 따라서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내릴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내년 1분기, 즉 1월에서 3월까지의 전기요금은 올해보다 1kWh당 3원 내릴 예정입니다. 이건 분기별 최대 조정폭이 3원이라서 그런건데요.

350kWh를 쓰는 4인 가구 기준으로 봤을 때 전기요금은 1,050원가량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약 13.7% 세금만큼의 추가 절감이 있고 아래에서 설명할 석탄발전 감축비가 더 붙어서 실제로는 1,080원이 절약될 것입니다.

1kWh당 3원 인하는 주택용 전기뿐 아니라 산업용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평균 전력가격이 1kWh당 100원을 조금 넘기 때문에 산업용과 주택용을 합쳐서 평균 3%가량 인하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문제는 내년 2분기 이후인데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다시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고, 그에 따라 전기요금을 올릴 근거를 이번에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내릴 기준으로 삼는 국제유가는 1배럴에 50달러 초반입니다.
그런데 올해를 포함해 과거 10년의 두바이유 국제유가를 보면 50달러 후반 이상이었던 때가 10년 가운데 6년이고 50달러 초반이었던 해가 2년, 40달러대 이하가 2년입니다.

따라서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를지는 국제 유가에 달려있습니다. 설령 유가가 내리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전기를 적게 쓰는 910만 가구는 내년 하반기 요금이 오를 겁니다.

■질문: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2년 뒤에도 1kWh당 5원으로 제한되는 것 아닌가요?

답변: 대체로 사실이 아닙니다. 기준연료비 자체를 인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내년 1년 동안은 오름폭이 1kWh당 5원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내후년이 되면 오름폭의 기준이 되는 기준 요금 자체를 변경시킬 수 있습니다.

즉 내년에서 내후년 요금으로 갈 때 1kWh당 5원 제한 없이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총괄원가'를 계산해서 해마다 기준요금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준요금을 큰 폭으로 올릴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요금표는 매년 변경이 가능했지만 2013년 이후 올해까지 변경 없이 적용이 됐습니다.

다만 산업부는 "한전 및 전력그룹사의 고강도 경영 혁신을 통해서 전력공급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정부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여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천만 가구 가까이 월 4천 원이 오른다는데 맞나요?

답변: 대체로 사실입니다. 전기 사용이 적은 991만 가구에 대한 할인이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취약계층 81만 가구에 대한 혜택은 계속되고요. 그동안 신청을 못 해서 요금 할인을 못 받았던 55~80만 가구를 찾아내 할인을 해주겠다는 게 한전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991만 가구 중 실제 4천 원 할인이 중단되는 가구는 910만 가구이고 이후 더 축소될 수 도 있습니다. 일단 내년 하반기에 할인은 50%로 줄고 2022년 하반기에는 완전 폐지됩니다.

■질문:한국전력 주가가 많이 올랐던데요. 할인 폐지로 한전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나요?

■답변: 대체로 한전에게 이득입니다.

월 4천 원 할인을 받던 991만 가구 때문에 한전이 지난해 입은 손실은 4,082억 원에 이릅니다. 그렇다고 당장 연간 4천억 원이 한전으로 가진 않습니다.

계속 할인 혜택을 받는 81만 가구에 139억 원, 새로 발굴할 55~80만 가구를 위해서 882억 원을 쓰겠다는 게 산업부 발표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연간 약 3천억 원이 남는데, "에너지 효율 향상과 신재생 접속설비 투자 등 공익적 목적에 활용"한다고 합니다. 한전에게 대체로 이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 신재생에너지 전환비용이 이번에 처음으로 요금에 반영되나요?

■답변 : 사실이 아닙니다. 따로 표시를 안 했을 뿐이지 지금까지도 그런 비용이 요금에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도입된 기후환경요금은 1kWh당 5.5원입니다. 이 가운데 4.5원은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 비용(RPS)이고, 0.5원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ETS)입니다. 이건 지금까지도 요금체계 안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월 350kWh를 쓰는 가정의 전력량요금은 4만 5천 원이었는데요. 이 4만 5천 원 중에는 이미 기후환경 관련된 요금 1,750원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전력량요금 4만 3,250원, 기후환경요금 1,750원으로 고지서에 표시를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신설되는 요금도 있습니다. 석탄발전소를 겨울철에 적게 이용하면서 생기는 석탄감축 비용인데요. 1kWh당 0.3 원입니다. 4인 가정은 100원가량을 부담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기후환경비용이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부 당국자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탄소중립을 위한 비용 등이 늘어났을 경우에는 기후환경비용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증가 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질문 : 전기요금 누진제는 폐지되나요?

■답변 : 폐지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진제가 없는 요금제로 변경이 단계적으로 가능해집니다.

계시별요금제, 즉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요금체계와 계시별 요금체계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내년 하반기 제주부터 차례로 전국에 확대될 예정입니다.

산업부는 월 400kWh 이상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는 계시별 요금제가 나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실제로 500kWh를 쓸 경우 지금은 약 11만 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평일 낮에는 거의 전기를 쓰지 않는 가구(약 20%만 평일 낮에 사용)는 계시별 요금제로 가면 8만 원가량으로 요금이 줄어듭니다.

반면 전기 소비가 적거나 평일 낮에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는 계시별 요금제를 선택하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요금제 선택 시기가 되면 잘 따져봐야겠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기요금 오르나 내리나…우리집은?
    • 입력 2020-12-18 19:52:35
    • 수정2020-12-18 19:57:33
    취재K


7년 만의 전기요금 개편으로 전기요금이 오른다, 내린다 말이 많습니다.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볼까요?

■질문: 전기요금이 오른다는 말이 있고 내린다는 말이 있는데 어느 쪽이 맞나요?

"4인 가족 전기료, 내년 상반기 월 천50원∼천750원 인하될 듯"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있고 "탈원전 고지서 날아든다"라는 제목의 기사도 있어 헷갈립니다.

■답변: 내년 1분기에는 요금이 내립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지금보다도 오를 수 있습니다.

이번 요금개편은 연료비, 즉 국제유가의 변동과 전기요금을 연동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금은 유가가 낮은 상황입니다.

내년 1분기에 적용될 전기요금은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연료비와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기준연료비의 차이에 따라 정해지는데요.

기준연료비는 국제유가가 50달러 초반일 때를 기준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달의 유가는 40달러대였습니다. 따라서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은 내릴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내년 1분기, 즉 1월에서 3월까지의 전기요금은 올해보다 1kWh당 3원 내릴 예정입니다. 이건 분기별 최대 조정폭이 3원이라서 그런건데요.

350kWh를 쓰는 4인 가구 기준으로 봤을 때 전기요금은 1,050원가량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약 13.7% 세금만큼의 추가 절감이 있고 아래에서 설명할 석탄발전 감축비가 더 붙어서 실제로는 1,080원이 절약될 것입니다.

1kWh당 3원 인하는 주택용 전기뿐 아니라 산업용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평균 전력가격이 1kWh당 100원을 조금 넘기 때문에 산업용과 주택용을 합쳐서 평균 3%가량 인하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문제는 내년 2분기 이후인데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간다면 다시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고, 그에 따라 전기요금을 올릴 근거를 이번에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내릴 기준으로 삼는 국제유가는 1배럴에 50달러 초반입니다.
그런데 올해를 포함해 과거 10년의 두바이유 국제유가를 보면 50달러 후반 이상이었던 때가 10년 가운데 6년이고 50달러 초반이었던 해가 2년, 40달러대 이하가 2년입니다.

따라서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를지는 국제 유가에 달려있습니다. 설령 유가가 내리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전기를 적게 쓰는 910만 가구는 내년 하반기 요금이 오를 겁니다.

■질문: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2년 뒤에도 1kWh당 5원으로 제한되는 것 아닌가요?

답변: 대체로 사실이 아닙니다. 기준연료비 자체를 인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내년 1년 동안은 오름폭이 1kWh당 5원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내후년이 되면 오름폭의 기준이 되는 기준 요금 자체를 변경시킬 수 있습니다.

즉 내년에서 내후년 요금으로 갈 때 1kWh당 5원 제한 없이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총괄원가'를 계산해서 해마다 기준요금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준요금을 큰 폭으로 올릴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요금표는 매년 변경이 가능했지만 2013년 이후 올해까지 변경 없이 적용이 됐습니다.

다만 산업부는 "한전 및 전력그룹사의 고강도 경영 혁신을 통해서 전력공급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정부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여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천만 가구 가까이 월 4천 원이 오른다는데 맞나요?

답변: 대체로 사실입니다. 전기 사용이 적은 991만 가구에 대한 할인이 폐지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취약계층 81만 가구에 대한 혜택은 계속되고요. 그동안 신청을 못 해서 요금 할인을 못 받았던 55~80만 가구를 찾아내 할인을 해주겠다는 게 한전의 설명입니다.

그래서 991만 가구 중 실제 4천 원 할인이 중단되는 가구는 910만 가구이고 이후 더 축소될 수 도 있습니다. 일단 내년 하반기에 할인은 50%로 줄고 2022년 하반기에는 완전 폐지됩니다.

■질문:한국전력 주가가 많이 올랐던데요. 할인 폐지로 한전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나요?

■답변: 대체로 한전에게 이득입니다.

월 4천 원 할인을 받던 991만 가구 때문에 한전이 지난해 입은 손실은 4,082억 원에 이릅니다. 그렇다고 당장 연간 4천억 원이 한전으로 가진 않습니다.

계속 할인 혜택을 받는 81만 가구에 139억 원, 새로 발굴할 55~80만 가구를 위해서 882억 원을 쓰겠다는 게 산업부 발표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연간 약 3천억 원이 남는데, "에너지 효율 향상과 신재생 접속설비 투자 등 공익적 목적에 활용"한다고 합니다. 한전에게 대체로 이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 신재생에너지 전환비용이 이번에 처음으로 요금에 반영되나요?

■답변 : 사실이 아닙니다. 따로 표시를 안 했을 뿐이지 지금까지도 그런 비용이 요금에 반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도입된 기후환경요금은 1kWh당 5.5원입니다. 이 가운데 4.5원은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 비용(RPS)이고, 0.5원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ETS)입니다. 이건 지금까지도 요금체계 안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월 350kWh를 쓰는 가정의 전력량요금은 4만 5천 원이었는데요. 이 4만 5천 원 중에는 이미 기후환경 관련된 요금 1,750원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전력량요금 4만 3,250원, 기후환경요금 1,750원으로 고지서에 표시를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신설되는 요금도 있습니다. 석탄발전소를 겨울철에 적게 이용하면서 생기는 석탄감축 비용인데요. 1kWh당 0.3 원입니다. 4인 가정은 100원가량을 부담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기후환경비용이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부 당국자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탄소중립을 위한 비용 등이 늘어났을 경우에는 기후환경비용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증가 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질문 : 전기요금 누진제는 폐지되나요?

■답변 : 폐지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진제가 없는 요금제로 변경이 단계적으로 가능해집니다.

계시별요금제, 즉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요금체계와 계시별 요금체계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내년 하반기 제주부터 차례로 전국에 확대될 예정입니다.

산업부는 월 400kWh 이상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는 계시별 요금제가 나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실제로 500kWh를 쓸 경우 지금은 약 11만 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평일 낮에는 거의 전기를 쓰지 않는 가구(약 20%만 평일 낮에 사용)는 계시별 요금제로 가면 8만 원가량으로 요금이 줄어듭니다.

반면 전기 소비가 적거나 평일 낮에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는 계시별 요금제를 선택하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요금제 선택 시기가 되면 잘 따져봐야겠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