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포의 맹독성 황산 저수지…주민 “살려주세요”

입력 2020.12.20 (21:32) 수정 2020.12.21 (19: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저수지가 맹독성 황산으로 검붉게 변한데다가, 이런 저수지가 인근에 무려 네 군데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중국 장시성에서 취재한 실화입니다.

한 광산회사가 저수지를 만들어 황산이 섞인 폐수를 30년 넘게 보관해왔는데, 이 폐수가 농경지로 흘러들고 심지어 식수원까지 오염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정부, 국내에서는 환경 문제를 이렇게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베이징 안양봉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의 한 구리 광산입니다.

광산 아래쪽에 큰 저수지가 보입니다.

그런데 물이 모두 검붉은 색입니다.

물 색깔이 이런 건 그냥 물이 아니라, 황산 폐기물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환경당국 조사 결과, 이 황산 폐기물에선 황산 외에 기준치보다 최대 32배 많은 아연 등 중금속도 대량 검출됐습니다.

이곳엔 이런 저수지가 네 개나 있습니다.

이 황산 폐기물은 어디서 왔을까?

저수지 옆 한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문제의 황산은 광산회사가 제련 작업에 사용했던 것으로, 정화를 거쳐 내보내지 않고 엉뚱하게 저수지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겁니다.

1984년 부터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황산이 저수지에 담겨 있지만은 않는다는 겁니다.

["도랑 물고기가 다 죽었어요. 벼도 잘 자라지 못하고 형편 없어요."]

지난 여름 장마 때는 황산 폐기물이 둑을 넘쳐 농경지를 덮치기도 했습니다.

["저수지에서 흘러 내린 황산이 걸쭉한 국물 같았어요. 올 상반기에 비가 많이 와서 흘러 넘쳤거든요."]

시름시름 쓰러지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이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멀쩡하던 사람들이 이 물을 먹고 잇따라 암에 걸리고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건강한데, 우리는 그 만큼 건강하지 않아요. 민원을 냈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현장에서 만난 지방 관리와 회사 관계자는 2년 안에 대책이 마련될 거라고 취재진에 해명했지만, 느슨한 중국의 환경 의식을 감안할 때 살려달라는 주민 아우성에 걸맞은 대책이 나올 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중국 장시성에서 KBS 뉴스 안양봉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영상편집:김형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中 공포의 맹독성 황산 저수지…주민 “살려주세요”
    • 입력 2020-12-20 21:32:45
    • 수정2020-12-21 19:48:22
    뉴스 9
[앵커]

저수지가 맹독성 황산으로 검붉게 변한데다가, 이런 저수지가 인근에 무려 네 군데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중국 장시성에서 취재한 실화입니다.

한 광산회사가 저수지를 만들어 황산이 섞인 폐수를 30년 넘게 보관해왔는데, 이 폐수가 농경지로 흘러들고 심지어 식수원까지 오염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정부, 국내에서는 환경 문제를 이렇게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베이징 안양봉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의 한 구리 광산입니다.

광산 아래쪽에 큰 저수지가 보입니다.

그런데 물이 모두 검붉은 색입니다.

물 색깔이 이런 건 그냥 물이 아니라, 황산 폐기물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환경당국 조사 결과, 이 황산 폐기물에선 황산 외에 기준치보다 최대 32배 많은 아연 등 중금속도 대량 검출됐습니다.

이곳엔 이런 저수지가 네 개나 있습니다.

이 황산 폐기물은 어디서 왔을까?

저수지 옆 한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문제의 황산은 광산회사가 제련 작업에 사용했던 것으로, 정화를 거쳐 내보내지 않고 엉뚱하게 저수지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겁니다.

1984년 부터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황산이 저수지에 담겨 있지만은 않는다는 겁니다.

["도랑 물고기가 다 죽었어요. 벼도 잘 자라지 못하고 형편 없어요."]

지난 여름 장마 때는 황산 폐기물이 둑을 넘쳐 농경지를 덮치기도 했습니다.

["저수지에서 흘러 내린 황산이 걸쭉한 국물 같았어요. 올 상반기에 비가 많이 와서 흘러 넘쳤거든요."]

시름시름 쓰러지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이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멀쩡하던 사람들이 이 물을 먹고 잇따라 암에 걸리고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건강한데, 우리는 그 만큼 건강하지 않아요. 민원을 냈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현장에서 만난 지방 관리와 회사 관계자는 2년 안에 대책이 마련될 거라고 취재진에 해명했지만, 느슨한 중국의 환경 의식을 감안할 때 살려달라는 주민 아우성에 걸맞은 대책이 나올 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중국 장시성에서 KBS 뉴스 안양봉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영상편집:김형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