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데이터 무단 사용’ 이대병원 논문 12편 무더기 철회

입력 2020.12.21 (06:30) 수정 2020.12.2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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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자의 생체 정보는 가장 내밀하게 보호되어야 할 개인 정보인데요.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가 환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 연구윤리를 위반해 논문 12편이 뒤늦게 철회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대학 측은 이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후속 조치를 논의 중입니다.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백 병상 규모의 대학 병원인 서울 이대목동병원.

이 병원 소속 A 교수는 2016년부터 4년간 해외 학술지 여러 곳에 논문 10여 편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논문들이 전부 철회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술지 측에서 철회를 결정하며 낸 공지입니다.

한 심사위원이 데이터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해명을 요청했고, 이화여대 측에서도 의도적이고 반복적이며 심각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나와 있습니다.

실험 대상자의 동의를 받지 않는 등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A 교수의 논문이 실린 또 다른 학술지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며 저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이렇게 철회된 논문은 SCI급 해외 학술지 4곳에서 모두 12편에 이릅니다.

취재진은 제1 저자인 A 교수에게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저자인 다른 대학교수들은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경위는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환자 동의 없이 생체 데이터를 사용하는 건 심각한 연구윤리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엄창섭/대학연구윤리협의회장 : "주인한테 허락을 안 받고 마음대로 쓰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실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피해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들이 있죠. 동의를 받지 않았으니까."]

생명윤리법 위반이지만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이화여대는 A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징계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며, 다만 논문에 사용된 데이터는 이대목동병원 환자들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권순두/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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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데이터 무단 사용’ 이대병원 논문 12편 무더기 철회
    • 입력 2020-12-21 06:30:08
    • 수정2020-12-21 07:13:59
    뉴스광장 1부
[앵커]

환자의 생체 정보는 가장 내밀하게 보호되어야 할 개인 정보인데요.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가 환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 연구윤리를 위반해 논문 12편이 뒤늦게 철회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대학 측은 이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후속 조치를 논의 중입니다.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백 병상 규모의 대학 병원인 서울 이대목동병원.

이 병원 소속 A 교수는 2016년부터 4년간 해외 학술지 여러 곳에 논문 10여 편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논문들이 전부 철회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학술지 측에서 철회를 결정하며 낸 공지입니다.

한 심사위원이 데이터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해명을 요청했고, 이화여대 측에서도 의도적이고 반복적이며 심각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나와 있습니다.

실험 대상자의 동의를 받지 않는 등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A 교수의 논문이 실린 또 다른 학술지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며 저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이렇게 철회된 논문은 SCI급 해외 학술지 4곳에서 모두 12편에 이릅니다.

취재진은 제1 저자인 A 교수에게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저자인 다른 대학교수들은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경위는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환자 동의 없이 생체 데이터를 사용하는 건 심각한 연구윤리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엄창섭/대학연구윤리협의회장 : "주인한테 허락을 안 받고 마음대로 쓰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실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피해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들이 있죠. 동의를 받지 않았으니까."]

생명윤리법 위반이지만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이화여대는 A 교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징계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며, 다만 논문에 사용된 데이터는 이대목동병원 환자들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권순두/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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