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새로 등장한 ‘변종 바이러스’에도 ‘백신’효과 기대

입력 2020.12.21 (14:43) 수정 2021.01.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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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영국에서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만 5000명을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영국의 코로나19 발병률은 지난주 런던에서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화이자,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승인하고 접종을 시작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러스를 겨냥해 개발된 백신의 효용성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빠른 전파 속도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잉글랜드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번 변종의 전파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감염 재생산지수도 0.4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입니다. 지난 18일 영국 정부 발표로는 1 아래로 내려갔던 영국의 감염 재생산지수가 1.1∼1.2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변종은 지난 9월 말 런던이나 인근 켄트에서 처음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런던 내 확진 사례의 28%가 변종 탓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달 9일부터 일주일에 이르는 기간에는 변종이 런던 확진 사례의 62%를 일으켰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영국은 수도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이 지역을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격상하고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이가?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일어나 인체 세포를 더 쉽게 침투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초기 결론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돋아난 쇠뿔 모양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는데, 이 아미노산이 '퓨린'이라는 효소를 활용해 세포막을 녹이면 바이러스의 침투가 가능해집니다.

쇠뿔 모양의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종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더 쉽게 결합하도록 변화해 전파력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국 과학자들은 변종에서 모두 20여 개의 변이를 확인했고, 이 중 일부가 스파이크 단백질 변형과 연관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발된 백신 효력 무력화?

지금 개발되는 백신의 주 표적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입니다. 새로 알려진 변종이 지금까지 백신의 효능을 무력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각 국의 보건 책임자들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우선 미국에서는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지 않는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현지시간 20일 CNN방송에 출연해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변종 코로나19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스파이크 단백질 같은 백신과 관련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핵심적 속성은 코로나19에 매우 특정한 것이어서 변이를 많이 일으킬 가능성이 작다고 설명했습니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많은 다른 부위에 저항하는 항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전부 다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최근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초기 분석 결과이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변종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명률을 높이지도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내 '英변종' 보고 없어… 변종들 백신·치료제 효과에 영향없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역학연구’, 출처:gisaid.org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역학연구’, 출처:gisaid.org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 가닥 RNA로 이뤄졌습니다. 그만큼 변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유전자 정보 공유 기구인 지사이드(GISAID)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체계를 크게 8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색깔별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검체 염기서열 분석결과, 국내에서는 중국 우한 입국자로부터 S그룹,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으로부터 V그룹의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5월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 이후에는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GH그룹의 바이러스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 GV그룹의 바이러스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 변종들은 이미 데이터가 확보돼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정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WHO는 이들이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고했습니다. 아직 영국에서 발견된 변종이 국내에서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확산 경로 차단이 '관건'

영국의 코로나19 대응 4단계 강화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영국의 코로나19 대응 4단계 강화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


이탈리아는 최근 영국에서 로마로 귀국한 자국민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고 즉시 격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각국은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하자 영국발 비행기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등 속속 영국을 상대로 유입 경로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종 바이러스의 조치 차단, 격리 조치가 현재 영국과 가까운 국가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인 셈입니다.

유럽 과학자들은 이 변종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닌 만큼 침착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변종 바이러스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같은 변종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이미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도 계속 보고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남아프리카에서 나타난 유사한 변종은 같은 돌연변이 일부를 공유하지만, 이것과는 무관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스위스 베른대학의 분자 전염병학자 엠마 홋크로프트도 "인구의 약 60%가 1년 안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하는 동안 확진자수를 계속 줄이는 게 변종 바이러스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요?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 가운데 해외유입자는 21일 현재 5천116명입니다. 유입국가별로는 중국이 0.7% 중국 외 아시아국가가 47%로 가장 많습니다. 유럽도 18% 정도인 924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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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 새로 등장한 ‘변종 바이러스’에도 ‘백신’효과 기대
    • 입력 2020-12-21 14:43:29
    • 수정2021-01-04 16:32:44
    취재K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영국에서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만 5000명을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영국의 코로나19 발병률은 지난주 런던에서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화이자, 모더나 등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승인하고 접종을 시작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러스를 겨냥해 개발된 백신의 효용성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빠른 전파 속도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잉글랜드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번 변종의 전파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감염 재생산지수도 0.4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입니다. 지난 18일 영국 정부 발표로는 1 아래로 내려갔던 영국의 감염 재생산지수가 1.1∼1.2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변종은 지난 9월 말 런던이나 인근 켄트에서 처음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런던 내 확진 사례의 28%가 변종 탓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이달 9일부터 일주일에 이르는 기간에는 변종이 런던 확진 사례의 62%를 일으켰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심각한 질환이나 높은 사망률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훨씬 더 빨리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영국은 수도 런던을 비롯한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자 이 지역을 코로나19 대응 4단계로 격상하고 긴급 봉쇄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이가?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일어나 인체 세포를 더 쉽게 침투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초기 결론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돋아난 쇠뿔 모양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는데, 이 아미노산이 '퓨린'이라는 효소를 활용해 세포막을 녹이면 바이러스의 침투가 가능해집니다.

쇠뿔 모양의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종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더 쉽게 결합하도록 변화해 전파력이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국 과학자들은 변종에서 모두 20여 개의 변이를 확인했고, 이 중 일부가 스파이크 단백질 변형과 연관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발된 백신 효력 무력화?

지금 개발되는 백신의 주 표적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입니다. 새로 알려진 변종이 지금까지 백신의 효능을 무력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각 국의 보건 책임자들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우선 미국에서는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지 않는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현지시간 20일 CNN방송에 출연해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변종 코로나19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스파이크 단백질 같은 백신과 관련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핵심적 속성은 코로나19에 매우 특정한 것이어서 변이를 많이 일으킬 가능성이 작다고 설명했습니다.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많은 다른 부위에 저항하는 항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전부 다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최근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초기 분석 결과이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변종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명률을 높이지도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내 '英변종' 보고 없어… 변종들 백신·치료제 효과에 영향없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역학연구’, 출처:gisaid.org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 가닥 RNA로 이뤄졌습니다. 그만큼 변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유전자 정보 공유 기구인 지사이드(GISAID)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체계를 크게 8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색깔별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검체 염기서열 분석결과, 국내에서는 중국 우한 입국자로부터 S그룹,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으로부터 V그룹의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5월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 이후에는 대부분의 집단감염이 GH그룹의 바이러스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 GV그룹의 바이러스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 변종들은 이미 데이터가 확보돼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정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WHO는 이들이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보고했습니다. 아직 영국에서 발견된 변종이 국내에서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확산 경로 차단이 '관건'

영국의 코로나19 대응 4단계 강화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

이탈리아는 최근 영국에서 로마로 귀국한 자국민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고 즉시 격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각국은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하자 영국발 비행기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등 속속 영국을 상대로 유입 경로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종 바이러스의 조치 차단, 격리 조치가 현재 영국과 가까운 국가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인 셈입니다.

유럽 과학자들은 이 변종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닌 만큼 침착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변종 바이러스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같은 변종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이미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도 계속 보고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남아프리카에서 나타난 유사한 변종은 같은 돌연변이 일부를 공유하지만, 이것과는 무관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스위스 베른대학의 분자 전염병학자 엠마 홋크로프트도 "인구의 약 60%가 1년 안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하는 동안 확진자수를 계속 줄이는 게 변종 바이러스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요?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 가운데 해외유입자는 21일 현재 5천116명입니다. 유입국가별로는 중국이 0.7% 중국 외 아시아국가가 47%로 가장 많습니다. 유럽도 18% 정도인 924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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