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19 검사 결과 나오기 전 승객 태운 택시기사…결국 ‘확진’

입력 2020.12.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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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결과 확인 전까지 외출을 하지 마시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보건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안내문을 받습니다. 검사를 받고 나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꼭 ‘자가 격리’ 상태로 기다려 달라고 당부하는 건데요.

그런데 한 택시 기사가 검사를 받은 다음 날 출근해, 결과 통보를 받기 직전까지 택시를 운행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택시 기사는 영업 중에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았습니다.


“23일 밤 10시 50분, 운전 중에 확진 통보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택시업체 소속 기사인 A 씨. A 씨는 어제(23일) 출근해 오후 6시 10분부터 택시를 몰기 시작했습니다. 4시간 40분 정도 지난 밤 10시 50분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택시 회사 관계자는 “10시 50분쯤 A 씨가 확진 판정 문자를 받았다고 알려왔다”라며 “그때까지 검사받은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제(22일) 감기 증상이 있어 연차를 내고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라며 “지난 21일에도 정상 근무를 했다”라고 택시 회사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휴가를 내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출근해 택시를 몰았다는 겁니다.

A 씨의 확진 소식이 알려진 뒤 택시 회사는 뒤늦게 회사 CCTV 등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A 씨와 접촉한 회사 직원들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승객에겐 통보하지 못했다”

회사 직원도 직원이지만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A 씨가 몰았던 택시에 탑승한 승객들에게도 빨리 이 사실을 알려야 할 상황입니다.

택시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승객 수는 확인이 안 됐지만, A 씨가 어제 약 4시간 30분 동안 택시를 운행하면서 모두 5만 원 넘게 요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사 받기 전날인 21일 A 씨의 택시를 탄 승객도 접촉자로 분류돼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아직 택시 회사는 오늘(24일) 낮까지도 승객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지 못했습니다. 택시 회사 관계자는 “카드이용 내역을 우리가 함부로 확인할 수 없다. 누가 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건당국에서 확인해 통보해줄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서대문보건소는 오늘(24일) 오전 택시 회사를 찾아 관련 역학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휴가 쓰는데 너무 눈치를 줘서 나왔을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씨의 동료인 B 씨는 “회사에서 휴가 쓰는데 너무 눈치를 준다”라며 “A 씨도 아마 휴가를 연이어 쓰기 부담돼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회사에서 기사들 전부에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공지를 해줬어야 했는데 해주지도 않았다”라며 “회사에도 계속 기사들이 오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택시 회사 측은 “휴가 쓸 때 눈치를 주거나 그런 건 없다”라며 “밤 중에 벌어진 일이라 곧바로 공지하기가 어려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당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지나쳤던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라며 “서대문보건소에서 밀접접촉자가 없다고 말해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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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코로나19 검사 결과 나오기 전 승객 태운 택시기사…결국 ‘확진’
    • 입력 2020-12-24 14:05:35
    취재K

‘검사결과 확인 전까지 외출을 하지 마시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보건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안내문을 받습니다. 검사를 받고 나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꼭 ‘자가 격리’ 상태로 기다려 달라고 당부하는 건데요.

그런데 한 택시 기사가 검사를 받은 다음 날 출근해, 결과 통보를 받기 직전까지 택시를 운행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택시 기사는 영업 중에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았습니다.


“23일 밤 10시 50분, 운전 중에 확진 통보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택시업체 소속 기사인 A 씨. A 씨는 어제(23일) 출근해 오후 6시 10분부터 택시를 몰기 시작했습니다. 4시간 40분 정도 지난 밤 10시 50분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택시 회사 관계자는 “10시 50분쯤 A 씨가 확진 판정 문자를 받았다고 알려왔다”라며 “그때까지 검사받은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제(22일) 감기 증상이 있어 연차를 내고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라며 “지난 21일에도 정상 근무를 했다”라고 택시 회사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휴가를 내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출근해 택시를 몰았다는 겁니다.

A 씨의 확진 소식이 알려진 뒤 택시 회사는 뒤늦게 회사 CCTV 등을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A 씨와 접촉한 회사 직원들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승객에겐 통보하지 못했다”

회사 직원도 직원이지만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A 씨가 몰았던 택시에 탑승한 승객들에게도 빨리 이 사실을 알려야 할 상황입니다.

택시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승객 수는 확인이 안 됐지만, A 씨가 어제 약 4시간 30분 동안 택시를 운행하면서 모두 5만 원 넘게 요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사 받기 전날인 21일 A 씨의 택시를 탄 승객도 접촉자로 분류돼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아직 택시 회사는 오늘(24일) 낮까지도 승객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지 못했습니다. 택시 회사 관계자는 “카드이용 내역을 우리가 함부로 확인할 수 없다. 누가 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건당국에서 확인해 통보해줄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서대문보건소는 오늘(24일) 오전 택시 회사를 찾아 관련 역학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휴가 쓰는데 너무 눈치를 줘서 나왔을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씨의 동료인 B 씨는 “회사에서 휴가 쓰는데 너무 눈치를 준다”라며 “A 씨도 아마 휴가를 연이어 쓰기 부담돼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회사에서 기사들 전부에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공지를 해줬어야 했는데 해주지도 않았다”라며 “회사에도 계속 기사들이 오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택시 회사 측은 “휴가 쓸 때 눈치를 주거나 그런 건 없다”라며 “밤 중에 벌어진 일이라 곧바로 공지하기가 어려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당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지나쳤던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라며 “서대문보건소에서 밀접접촉자가 없다고 말해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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