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육]② 부엌에서 고기 기르는 시대 온다…스님·비건도 고기를 먹을까?
입력 2020.12.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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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2017년 빌게이츠는 170억 달러, 우리 돈 18조 4천억 원을 한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미국의 최대 축산기업인 타이슨푸드도 배양육 등 대체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배양육을 식탁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선제적으로 배양육 시판에 나서면서 배양육 업체들의 시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전문 연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는 2020년부터 배양육 유통 초기 단계인 2024년까지 세계 배양육 시장이 2억 21만 달러(약 2,220억 원)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거라는 전망이다.
2040년까지 세계에 유통되는 전체 육류의 35%가 배양육이 될 것이라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의 리포트도 나왔다.
이 같은 전망이 가능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2050년 세계 인구 100억 명 추정…"배양육이야말로 '청정고기(clean meat)'"
첫 번째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지금의 육류 생산 방식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UN 식량농업기구는 앞으로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인류학자들은 그렇다면 현재 생산되는 식량의 70%가 더 필요한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빈 땅의 4분의 1 이상이 가축 방목에 쓰이고 있고, 농경지의 3분의 1 이상은 그 가축을 먹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 상태라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수 자체는 줄고 있지만, 육류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로는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95년 27.4kg에서 2019년 54.6kg으로 연평균 3%씩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 의존도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소고기 자급률은 36%, 나머지는 수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상으로도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소고기 수입국이다.
배양육 연구자들은 이 점에 착안한다. 이론적으로 세포는 증식을 무한대로 할 수 있으니 작은 세포 하나로 전 세계 소고기 공급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지금의 공장식 사육이 환경과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 때문이다.
UN은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교통산업 전체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경고 한 바 있다. 소가 방귀나 트림 등으로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더 온실효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유럽 일부 국가들은 이른바 '방귀세'까지 도입했거나 도입을 심각하게 논의할 정도다.
동물복지 운동가 폴 샤피로는 미국 내 배양육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책 『클린미트』에서 배양육이야말로 '청청고기(Clean meat)'라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대규모 감염병을 언급하며 "동물 대신 고기를 키운다면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팬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리스크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미국 전체 항생제의 80%가량이 농장 동물의 체중 증가와 밀집 사육시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되고 있다"며 "인간은 항생제의 내성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많은 의학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축산업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론상 인육도 가능"...배양육은 정말 안전할까?
어떤 세포를 배양하느냐에 따라 배양육의 맛이 달라진다면 이론적으로는 인간 세포를 같은 방식으로 배양하면 인육(人肉)이 된다.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간 세포, 즉 인체유래물은 생명윤리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사실상 병원이 아닌 외부 연구기관에서는 세포를 채취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반출도 인공장기 등 허가받은 기관만 가능하다.
한 배양육 업체는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일반 기업은 인간 세포 자체를 구할 수가 없다"면서 "유전자를 분석하면 세포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업체가 배양육이 어떤 세포로 만들어졌는지 숨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세포 실험에는 더 엄격한 연구 윤리가 적용되고 연구원 모두 이를 잘 숙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배양육은 도축한 소고기, 닭고기처럼 동물의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배양육의 유래를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 실험실에서 자란 고기라는 말에 어딘가 찜찜함을 느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황우석 사태로 말미암은 세포 연구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는 것과 실험실에서 자란 식품의 안전성을 소비자들에게 담보하는 것은 여전히 배양육 개발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싱가포르 식품청은 배양육을 식품으로 허가하기 전에 안전성 지침을 마련했다. 전체 제조공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어느 세포를 배양했는지, 배양액, 배양배지(영양분), 지지체는 무엇을 썼는지, 유전자 안정성과 섭취했을 때 소화성은 어떤지 등을 평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배양육에 대한 안전성 평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배양육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인 내년 하반기 안에는 안전성 평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 지침에 따라 안전성이 인증되면 식품원료로 인증돼 식품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축산업계에 상당한 타격 줄 것"…채식주의자와 스님도 고기를 먹게 될까?
배양육을 생산하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공간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 언젠가 배양육이 대중화되면 가정마다 부엌에 작은 배양기를 두고 '밀키트'처럼 '배양키트'를 배송받아 고기를 길러 먹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공장식 축사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고, 일부 농장에서 방목해 기르는 가축을 제외하면 실제 동물을 도축해서 고기를 얻는 방식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전국 10만 우리 축산 농가가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이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배양육이 한우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축산 농가의 생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계적으로 국내 축산업계가 배양육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한우협회 측은 "해외에선 자본력이 있는 축산대기업이 배양육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지만 국내 축산 농가는 기술이나 자금력이 없어 농가가 개별적으로 배양육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 구조뿐 아니라 그간 인류가 세워온 많은 원칙과 질서가 해체되고 재편될 것이다.
가까이에 있는 우리 일상을 떠올리며 '스님도 고기를 먹게 되나?', '채식주의자들은 배양육을 먹을까?' 등등 다양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대한불교조계종에도 문의했다. 관계자는 "상당히 재밌는 질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스님이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불살생(不殺生;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음)의 이유도 있지만, 무소유(無所有; 탐하지 않음)를 실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세웠던 규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는 어떨까? 채식주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식품을 인증하는 한국비건(vegun)인증원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은 비건 인증을 하고 있지만, 동물 세포나 각종 동물 유래 첨가물이 들어가는 배양육은 비건 식품으로 인증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물 학대 반대 등 윤리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한 채식주의자들은 배양육을 먹느냐는 개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는 생각이다.
배양육이 대중화된 미래.
혹자는 앞으로 도축한 고기가 재력가들만의 전유물이 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대체식품인 배양육에 만족해야 하는, 비유컨대 영화 <설국열차>의 머리 칸과 꼬리 칸 같은 '디스토피아(dystopia;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대로 대체식품의 개발로 세계 절반의 굶주리던 인류가 더는 기근에 시달리지 않는 것은 물론 만인이 육류 단백질을 값싸게 섭취할 수 있는 '유토피아(utopia;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상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미래를 만들지는 여전히 인류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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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12-26 09:13:27
배양육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2017년 빌게이츠는 170억 달러, 우리 돈 18조 4천억 원을 한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미국의 최대 축산기업인 타이슨푸드도 배양육 등 대체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에는 배양육을 식탁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선제적으로 배양육 시판에 나서면서 배양육 업체들의 시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전문 연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는 2020년부터 배양육 유통 초기 단계인 2024년까지 세계 배양육 시장이 2억 21만 달러(약 2,220억 원)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평균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거라는 전망이다.
2040년까지 세계에 유통되는 전체 육류의 35%가 배양육이 될 것이라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의 리포트도 나왔다.
이 같은 전망이 가능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2050년 세계 인구 100억 명 추정…"배양육이야말로 '청정고기(clean meat)'"
첫 번째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지금의 육류 생산 방식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UN 식량농업기구는 앞으로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인류학자들은 그렇다면 현재 생산되는 식량의 70%가 더 필요한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빈 땅의 4분의 1 이상이 가축 방목에 쓰이고 있고, 농경지의 3분의 1 이상은 그 가축을 먹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 상태라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수 자체는 줄고 있지만, 육류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로는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95년 27.4kg에서 2019년 54.6kg으로 연평균 3%씩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 의존도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소고기 자급률은 36%, 나머지는 수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상으로도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소고기 수입국이다.
배양육 연구자들은 이 점에 착안한다. 이론적으로 세포는 증식을 무한대로 할 수 있으니 작은 세포 하나로 전 세계 소고기 공급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지금의 공장식 사육이 환경과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 때문이다.
UN은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교통산업 전체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경고 한 바 있다. 소가 방귀나 트림 등으로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나 더 온실효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유럽 일부 국가들은 이른바 '방귀세'까지 도입했거나 도입을 심각하게 논의할 정도다.
동물복지 운동가 폴 샤피로는 미국 내 배양육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책 『클린미트』에서 배양육이야말로 '청청고기(Clean meat)'라고 주장한다.
그는 특히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대규모 감염병을 언급하며 "동물 대신 고기를 키운다면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팬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리스크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미국 전체 항생제의 80%가량이 농장 동물의 체중 증가와 밀집 사육시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투여되고 있다"며 "인간은 항생제의 내성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많은 의학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축산업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론상 인육도 가능"...배양육은 정말 안전할까?
어떤 세포를 배양하느냐에 따라 배양육의 맛이 달라진다면 이론적으로는 인간 세포를 같은 방식으로 배양하면 인육(人肉)이 된다.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간 세포, 즉 인체유래물은 생명윤리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사실상 병원이 아닌 외부 연구기관에서는 세포를 채취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반출도 인공장기 등 허가받은 기관만 가능하다.
한 배양육 업체는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일반 기업은 인간 세포 자체를 구할 수가 없다"면서 "유전자를 분석하면 세포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업체가 배양육이 어떤 세포로 만들어졌는지 숨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세포 실험에는 더 엄격한 연구 윤리가 적용되고 연구원 모두 이를 잘 숙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배양육은 도축한 소고기, 닭고기처럼 동물의 형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배양육의 유래를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 실험실에서 자란 고기라는 말에 어딘가 찜찜함을 느꼈다면 이 때문일 것이다.
황우석 사태로 말미암은 세포 연구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는 것과 실험실에서 자란 식품의 안전성을 소비자들에게 담보하는 것은 여전히 배양육 개발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싱가포르 식품청은 배양육을 식품으로 허가하기 전에 안전성 지침을 마련했다. 전체 제조공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어느 세포를 배양했는지, 배양액, 배양배지(영양분), 지지체는 무엇을 썼는지, 유전자 안정성과 섭취했을 때 소화성은 어떤지 등을 평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배양육에 대한 안전성 평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배양육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인 내년 하반기 안에는 안전성 평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 지침에 따라 안전성이 인증되면 식품원료로 인증돼 식품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축산업계에 상당한 타격 줄 것"…채식주의자와 스님도 고기를 먹게 될까?
배양육을 생산하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공간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 언젠가 배양육이 대중화되면 가정마다 부엌에 작은 배양기를 두고 '밀키트'처럼 '배양키트'를 배송받아 고기를 길러 먹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공장식 축사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고, 일부 농장에서 방목해 기르는 가축을 제외하면 실제 동물을 도축해서 고기를 얻는 방식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전국 10만 우리 축산 농가가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이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배양육이 한우 수요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축산 농가의 생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계적으로 국내 축산업계가 배양육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지 않을까? 한우협회 측은 "해외에선 자본력이 있는 축산대기업이 배양육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지만 국내 축산 농가는 기술이나 자금력이 없어 농가가 개별적으로 배양육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 구조뿐 아니라 그간 인류가 세워온 많은 원칙과 질서가 해체되고 재편될 것이다.
가까이에 있는 우리 일상을 떠올리며 '스님도 고기를 먹게 되나?', '채식주의자들은 배양육을 먹을까?' 등등 다양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대한불교조계종에도 문의했다. 관계자는 "상당히 재밌는 질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스님이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불살생(不殺生;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음)의 이유도 있지만, 무소유(無所有; 탐하지 않음)를 실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세웠던 규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는 어떨까? 채식주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식품을 인증하는 한국비건(vegun)인증원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은 비건 인증을 하고 있지만, 동물 세포나 각종 동물 유래 첨가물이 들어가는 배양육은 비건 식품으로 인증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물 학대 반대 등 윤리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한 채식주의자들은 배양육을 먹느냐는 개인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는 생각이다.
배양육이 대중화된 미래.
혹자는 앞으로 도축한 고기가 재력가들만의 전유물이 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대체식품인 배양육에 만족해야 하는, 비유컨대 영화 <설국열차>의 머리 칸과 꼬리 칸 같은 '디스토피아(dystopia;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대로 대체식품의 개발로 세계 절반의 굶주리던 인류가 더는 기근에 시달리지 않는 것은 물론 만인이 육류 단백질을 값싸게 섭취할 수 있는 '유토피아(utopia;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상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미래를 만들지는 여전히 인류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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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유정 기자 ok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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