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운명을 건 추격전

입력 2020.12.29 (05:00) 수정 2021.01.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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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영국 런던과 남동부를 시작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형이 빠른 속도로 유럽 주변 국가들로 퍼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 19일부터 긴급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며 이후 많은 국가들이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28일 영국발 입국자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에 우리 정부도 영국발 항공편의 운항 조치를 새해 1월 7일까지 연장했다. 아울러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자가격리 조치 외에 격리해제 전 추가로 코로나19 진단검사 실시를 요구함으로써 지역사회 유입 차단을 위한 조치를 강화했다.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현재까지 인간에게 병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중에서 사스(SARS-CoV·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CoV·중동호흡기증후군), 그리고 코로나19(SARS-CoV-2) 3종은 중증 폐렴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고병원성이다.
나머지 4종은 감기를 유발하는 저병원성으로 실제 감기의 약 25%는 저병원성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현재 유행중인 SARS-CoV-2 바이러스를 유전자형에 따라 S, V, L, G, GH, GR 그룹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형을 살펴보면 올해 4월까지 유행 초기에는 중국 및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입국자들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어 유행한 S와 V그룹이었으나, 그 이후부터 유행은 유럽,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산했던 G, GR, GH그룹으로 대체되었다.

■'인체 침입 도구' 스파이크 변이 주목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의 유형은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는 부위에 따라 결정되는데 G, GH, GR그룹으로 분류되는 변이 부위 중에는 스파이크 단백질 (Spike Protein) 부위가 있다.
바로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바이러스가 체내 세포에 침투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의 변이는 인체 세포 내로 침입하여 더 쉽게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변이된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수행된 한 실험실 연구결과를 보면, 변이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최대 70% 더 강해졌다고 보고된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스파이크 단백질 중에서도 세포수용체 결합에 영향을 주는 부위에 다중의 변이가 일어나 사람 간 전파가 더 쉽고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들 또한 제기되고 있다.

실제 변이가 보고된 영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서 최근 일일 확진자 숫자가 급증했음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주장의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변이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중증 폐렴이나 사망으로 더 잘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빠른 조합 mRNA 백신, '변이' 대응 기대

이러한 변이가 걱정스러운 또 다른 이유는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을 무력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된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주 표적으로 삼는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변하면 기존 백신이 인체 내에서 만들어낸 항체들과의 결합을 회피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현재 개발돼 실제 몇몇 국가에서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들이 변이바이러스로 무력화되거나 그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한 전파력과 예측할 수 없는 변이 등장은 접종을 막 시작한 인류에게 분명 먹구름과도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 접종 중인 mRNA 백신들은 인체 내에서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여러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들을 생성시킨다. 이 때문에 백신이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항체결합을 회피하려면 다수의 변이가 누적되어 발생해야 한다.

또 mRNA와 같이 유전 물질을 활용하는 백신 기술의 경우, 설령 변이된 바이러스가 현재 개발된 백신에 면역회피를 일으킨다 해도 재빨리 염기서열만 바꿔 변이형 코로나바이러스에 맞는 백신으로 개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변이를 지속해서 추적하면서 그 변이가 갖는 역학적 의미와 함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주는 영향을 신속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변이한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유전정보가 한 가닥 RNA로 이뤄진 바이러스는 몸 안에서 바이러스를 늘이기 위해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DNA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더 잘 일어난다.

다행히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비해 변이 속도가 느리다. 또 아직까지는 보고된 변이들이 개발되는 백신들의 효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러스 변이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국제적인 추적과 정보 공유 등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아진 만큼 국내 유입 및 확산 예방을 위한 조치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본 기고의 내용은 KBS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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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운명을 건 추격전
    • 입력 2020-12-29 05:00:05
    • 수정2021-01-13 16:06:06
    취재K

변이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영국 런던과 남동부를 시작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형이 빠른 속도로 유럽 주변 국가들로 퍼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 19일부터 긴급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며 이후 많은 국가들이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28일 영국발 입국자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에 우리 정부도 영국발 항공편의 운항 조치를 새해 1월 7일까지 연장했다. 아울러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자가격리 조치 외에 격리해제 전 추가로 코로나19 진단검사 실시를 요구함으로써 지역사회 유입 차단을 위한 조치를 강화했다.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현재까지 인간에게 병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중에서 사스(SARS-CoV·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CoV·중동호흡기증후군), 그리고 코로나19(SARS-CoV-2) 3종은 중증 폐렴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고병원성이다.
나머지 4종은 감기를 유발하는 저병원성으로 실제 감기의 약 25%는 저병원성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현재 유행중인 SARS-CoV-2 바이러스를 유전자형에 따라 S, V, L, G, GH, GR 그룹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형을 살펴보면 올해 4월까지 유행 초기에는 중국 및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입국자들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어 유행한 S와 V그룹이었으나, 그 이후부터 유행은 유럽,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산했던 G, GR, GH그룹으로 대체되었다.

■'인체 침입 도구' 스파이크 변이 주목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의 유형은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는 부위에 따라 결정되는데 G, GH, GR그룹으로 분류되는 변이 부위 중에는 스파이크 단백질 (Spike Protein) 부위가 있다.
바로 이 스파이크 단백질이 바이러스가 체내 세포에 침투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의 변이는 인체 세포 내로 침입하여 더 쉽게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변이된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수행된 한 실험실 연구결과를 보면, 변이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최대 70% 더 강해졌다고 보고된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스파이크 단백질 중에서도 세포수용체 결합에 영향을 주는 부위에 다중의 변이가 일어나 사람 간 전파가 더 쉽고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들 또한 제기되고 있다.

실제 변이가 보고된 영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서 최근 일일 확진자 숫자가 급증했음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주장의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변이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중증 폐렴이나 사망으로 더 잘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빠른 조합 mRNA 백신, '변이' 대응 기대

이러한 변이가 걱정스러운 또 다른 이유는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을 무력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된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주 표적으로 삼는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변하면 기존 백신이 인체 내에서 만들어낸 항체들과의 결합을 회피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현재 개발돼 실제 몇몇 국가에서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들이 변이바이러스로 무력화되거나 그 효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한 전파력과 예측할 수 없는 변이 등장은 접종을 막 시작한 인류에게 분명 먹구름과도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 접종 중인 mRNA 백신들은 인체 내에서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여러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들을 생성시킨다. 이 때문에 백신이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항체결합을 회피하려면 다수의 변이가 누적되어 발생해야 한다.

또 mRNA와 같이 유전 물질을 활용하는 백신 기술의 경우, 설령 변이된 바이러스가 현재 개발된 백신에 면역회피를 일으킨다 해도 재빨리 염기서열만 바꿔 변이형 코로나바이러스에 맞는 백신으로 개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변이를 지속해서 추적하면서 그 변이가 갖는 역학적 의미와 함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주는 영향을 신속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변이한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유전정보가 한 가닥 RNA로 이뤄진 바이러스는 몸 안에서 바이러스를 늘이기 위해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DNA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더 잘 일어난다.

다행히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비해 변이 속도가 느리다. 또 아직까지는 보고된 변이들이 개발되는 백신들의 효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러스 변이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국제적인 추적과 정보 공유 등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변이형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아진 만큼 국내 유입 및 확산 예방을 위한 조치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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