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① ‘지역 혁신’ 없는 ‘혁신도시’…‘구도심 공동화’만 불러

입력 2020.12.29 (07:49) 수정 2020.12.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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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소멸을 막고 정부 대책의 한계와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KBS가 연속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국가 균형 발전의 상징적인 정책으로 꼽히는 혁신도시 조성, 경남에는 진주 혁신도시가 있죠.

애초 목적을 얼마나 이뤘을까요?

혁신도시의 현주소,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 노무현 전 대통령/2006년/혁신도시 건설보고회 : "혁신도시는 우리 국민이 경제와 산업과 삶의 형태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참여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인 '혁신도시'.

수도권 공공기관 153곳을 지방자치단체 10곳에 내려보내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2020년,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효과를 내고 있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 LH와 한국남동발전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주한 경남 진주혁신도시.

혁신도시가 위치한 진주시 충무공동은 아파트와 상가가 함께 개발되면서 현재 인구 3만 명이 넘는 신도시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전입한 인구 10명 가운데 9명은 수도권이 아닌, 경남도민들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진주혁신도시로 유입된 2만 8천9백여 명 가운데, 88.5%는 진주 구도심이나 인근 시·군에서 이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시·도 주민은 3천 3백여 명, 11.5%에 불과했습니다.

주민들이 빠져나간 중앙동과 성북동, 상봉동 등 중앙 로터리 주변 주택과 상권은 공실이 급격히 늘어나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외부 인구 유입 없이 신도시를 조성한 결괍니다.

[강태기/공인중개사 : "10년 전만 하더라도 주변 상권이 아주 좋았는데, 현재 이렇게 공실이 많이 발생해서, 상권이 예전보다 많이 쇠락한 상태입니다."]

수도권 집중화를 분산시키기 위한 혁신도시 정책이 오히려 지역 구도심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강래/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는데, (도심 외곽에) 택지개발을 많이 하다 보니까 원도심이 계속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경남 진주 혁신도시의 기반시설 설치와 혁신도시 개발, 정주환경 조성에 든 돈은 1조 3천290억 원!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고용과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산·학·연 클러스터의 입주율은 31.9%에 그치고 있고, 신규 고용 증가율도 2012년까지 20%까지 오르다 이후 14%로 떨어졌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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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소멸]① ‘지역 혁신’ 없는 ‘혁신도시’…‘구도심 공동화’만 불러
    • 입력 2020-12-29 07:49:29
    • 수정2020-12-29 08:26:49
    뉴스광장(창원)
[앵커]

지방소멸을 막고 정부 대책의 한계와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KBS가 연속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국가 균형 발전의 상징적인 정책으로 꼽히는 혁신도시 조성, 경남에는 진주 혁신도시가 있죠.

애초 목적을 얼마나 이뤘을까요?

혁신도시의 현주소,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 노무현 전 대통령/2006년/혁신도시 건설보고회 : "혁신도시는 우리 국민이 경제와 산업과 삶의 형태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참여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인 '혁신도시'.

수도권 공공기관 153곳을 지방자치단체 10곳에 내려보내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2020년,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효과를 내고 있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 LH와 한국남동발전 등 11개 공공기관이 이주한 경남 진주혁신도시.

혁신도시가 위치한 진주시 충무공동은 아파트와 상가가 함께 개발되면서 현재 인구 3만 명이 넘는 신도시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전입한 인구 10명 가운데 9명은 수도권이 아닌, 경남도민들입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진주혁신도시로 유입된 2만 8천9백여 명 가운데, 88.5%는 진주 구도심이나 인근 시·군에서 이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시·도 주민은 3천 3백여 명, 11.5%에 불과했습니다.

주민들이 빠져나간 중앙동과 성북동, 상봉동 등 중앙 로터리 주변 주택과 상권은 공실이 급격히 늘어나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외부 인구 유입 없이 신도시를 조성한 결괍니다.

[강태기/공인중개사 : "10년 전만 하더라도 주변 상권이 아주 좋았는데, 현재 이렇게 공실이 많이 발생해서, 상권이 예전보다 많이 쇠락한 상태입니다."]

수도권 집중화를 분산시키기 위한 혁신도시 정책이 오히려 지역 구도심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강래/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는데, (도심 외곽에) 택지개발을 많이 하다 보니까 원도심이 계속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경남 진주 혁신도시의 기반시설 설치와 혁신도시 개발, 정주환경 조성에 든 돈은 1조 3천290억 원!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고용과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산·학·연 클러스터의 입주율은 31.9%에 그치고 있고, 신규 고용 증가율도 2012년까지 20%까지 오르다 이후 14%로 떨어졌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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