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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의 흥망성쇠
입력 2020.12.30 (18:22) 취재K

<한 골목에 '치킨집' 10곳> <'치킨집' 자영업자들의 무덤 되나?> 이런 제목의 기사 많이 보셨을 겁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붐을 타고 너도나도 치킨집 창업에 나서다 보니 이제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 돼버렸다는, 그래서 경쟁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도태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들입니다.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는 치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살펴보니 데이터로도 증명됩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자영업 '치킨집'의 흥망성쇠

(표제공:국토연구원)(표제공:국토연구원)

팽창기 [2000년~2005년]
치킨 시장의 전성기는 2000년부텁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업 비용에 큰 기술 없이도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 보니 자영업에 뛰어든 많은 사람이 너도나도 치킨집을 차리게 됩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치킨집. 2000년 55,000개 수준이었던 치킨집은 2001년 7만 개에 근접했고, 2003년에는 8만 개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치킨집 개업이 가장 많았던 건 2002년인데요, 한 해 동안 새로 문을 연 치킨집이 무려 만3천7백 개에 이릅니다.

4강 신화를 썼던 월드컵에 치맥 열풍까지 타고 그야말로 치킨집 '전성시대'를 구현한 것이죠.

정체기 [2005년~2015년]
해마다 급격하게 늘던 치킨집은 2005년 이후로 주춤하기 시작합니다. 5년여 동안 치킨집이 너무 많아져서 더는 시장에 뛰어들 공간이 남아 있지 않게 된 겁니다.

매년 신규 점포가 새로 문을 열긴 하지만, 그만큼 도태된 점포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 때문에 전체 치킨집 숫자는 거의 제자리걸음에 그치게 됩니다.

'팽창 단계'의 끝이었던 2005년 이후로 사실상 치킨집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때부터 치킨집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됩니다.

쇠퇴기 [2015년~ 쇠퇴기]
성장이 주춤하던 치킨집 숫자. 2014년을 정점으로는 아예 하락세로 돌아서 버립니다.

한때 9만 개가 넘었던 치킨집은 2015년부터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2019년에는 8만5천 개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개 폐업 현황으로 보면,

(표제공:국토연구원)(표제공:국토연구원)

2015년부터는 새로 문을 여는 치킨집보다 폐업하는 치킨집이 오히려 더 많아진 걸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한 해에만 8천 곳이 넘는 치킨집이 눈물을 머금고 삶의 터전이었던 가게를 폐업했을 정도입니다.

이제 치킨집은 더이상 초보 자영업자들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인기 업종'이 아닌것이죠.

표를 유심히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보이는데요.

전체적인 신규 점포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2008년과 2013년에는 새로 문을 연 치킨집이 반짝 증가했습니다.

이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3년 대기업 부도 사태에 따른 것으로 국토연구원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게 된 실직자들이 대거 치킨집 창업으로 몰렸다는 걸 이런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치킨집 가장 많은 건 '부천', 인구당 치킨집은 전남 '여수'

그럼 우리나라에 치킨집이 가장 많은 지역. 다시 말해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은 어디일까요?

시군구를 기준으로 보면 경기도 부천시가 1,648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2위 대전 서구와 4백 곳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숫자 면에서 압도적입니다.

부천에서 새로 개업한 치킨집이 그동안 8,118곳 폐업한 치킨집은 6,470곳이나 됩니다. 치킨집 숫자가 많은 만큼 경쟁도 아주 치열하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전체 치킨집은 부천이 많지만, 인구당 치킨집 숫자를 따져보면 전남 여수가 가장 많습니다.

인구 275명당 1곳의 치킨집이 있는 거로 계산되는데요, 그만큼 치킨집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위는 부산시 중구로 279명당 1곳의 치킨집이 있는 거로 조사됐습니다.

'치킨 전쟁'의 정도는 도시와 농촌으로도 구분해 볼 수 있는데요,

도시지역인 서울 마포구와 농촌 지역인 경북 의성군을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표제공:국토연구원)(표제공:국토연구원)

마포구는 시간이 갈수록 폐업 가게 숫자는 증가하고 개업 가게 숫자는 큰 폭으로 줄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6년부터 벌써 폐업 가게가 신규 가게를 큰 폭으로 역전했네요.

반면 의성군의 경우 여전히 새로 개업하는 치킨집이 폐업하는 치킨집보다 많습니다.

도시에서의 치킨집 경쟁, 시장 포화도가 그만큼 높고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은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이 데이터를 통해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 치킨은 대한민국 자영업의 역사와...

2002년 월드컵에 신규 치킨집이 가장 많이 문을 열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실직자가 치킨집 신규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역 간, 도-농간 자영업자들의 경쟁 상황, 어려움 등도 치킨집 휴폐업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물경제 지표로서 <치킨집 데이터>를 활용해 자영업자 지원 정책에 쓰자는 게 이번 조사를 진행한 국토연구원의 제안입니다.

치킨은 대한민국 자영업의 역사와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대한민국 치킨의 흥망성쇠
    • 입력 2020-12-30 18:22:01
    취재K

<한 골목에 '치킨집' 10곳> <'치킨집' 자영업자들의 무덤 되나?> 이런 제목의 기사 많이 보셨을 겁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붐을 타고 너도나도 치킨집 창업에 나서다 보니 이제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 돼버렸다는, 그래서 경쟁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도태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들입니다.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는 치킨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살펴보니 데이터로도 증명됩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 대한민국 대표 자영업 '치킨집'의 흥망성쇠

(표제공:국토연구원)(표제공:국토연구원)

팽창기 [2000년~2005년]
치킨 시장의 전성기는 2000년부텁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업 비용에 큰 기술 없이도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 보니 자영업에 뛰어든 많은 사람이 너도나도 치킨집을 차리게 됩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치킨집. 2000년 55,000개 수준이었던 치킨집은 2001년 7만 개에 근접했고, 2003년에는 8만 개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치킨집 개업이 가장 많았던 건 2002년인데요, 한 해 동안 새로 문을 연 치킨집이 무려 만3천7백 개에 이릅니다.

4강 신화를 썼던 월드컵에 치맥 열풍까지 타고 그야말로 치킨집 '전성시대'를 구현한 것이죠.

정체기 [2005년~2015년]
해마다 급격하게 늘던 치킨집은 2005년 이후로 주춤하기 시작합니다. 5년여 동안 치킨집이 너무 많아져서 더는 시장에 뛰어들 공간이 남아 있지 않게 된 겁니다.

매년 신규 점포가 새로 문을 열긴 하지만, 그만큼 도태된 점포가 문을 닫았습니다. 이 때문에 전체 치킨집 숫자는 거의 제자리걸음에 그치게 됩니다.

'팽창 단계'의 끝이었던 2005년 이후로 사실상 치킨집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때부터 치킨집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하게 됩니다.

쇠퇴기 [2015년~ 쇠퇴기]
성장이 주춤하던 치킨집 숫자. 2014년을 정점으로는 아예 하락세로 돌아서 버립니다.

한때 9만 개가 넘었던 치킨집은 2015년부터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2019년에는 8만5천 개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개 폐업 현황으로 보면,

(표제공:국토연구원)(표제공:국토연구원)

2015년부터는 새로 문을 여는 치킨집보다 폐업하는 치킨집이 오히려 더 많아진 걸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한 해에만 8천 곳이 넘는 치킨집이 눈물을 머금고 삶의 터전이었던 가게를 폐업했을 정도입니다.

이제 치킨집은 더이상 초보 자영업자들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인기 업종'이 아닌것이죠.

표를 유심히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도 보이는데요.

전체적인 신규 점포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2008년과 2013년에는 새로 문을 연 치킨집이 반짝 증가했습니다.

이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3년 대기업 부도 사태에 따른 것으로 국토연구원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게 된 실직자들이 대거 치킨집 창업으로 몰렸다는 걸 이런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치킨집 가장 많은 건 '부천', 인구당 치킨집은 전남 '여수'

그럼 우리나라에 치킨집이 가장 많은 지역. 다시 말해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은 어디일까요?

시군구를 기준으로 보면 경기도 부천시가 1,648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2위 대전 서구와 4백 곳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숫자 면에서 압도적입니다.

부천에서 새로 개업한 치킨집이 그동안 8,118곳 폐업한 치킨집은 6,470곳이나 됩니다. 치킨집 숫자가 많은 만큼 경쟁도 아주 치열하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전체 치킨집은 부천이 많지만, 인구당 치킨집 숫자를 따져보면 전남 여수가 가장 많습니다.

인구 275명당 1곳의 치킨집이 있는 거로 계산되는데요, 그만큼 치킨집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위는 부산시 중구로 279명당 1곳의 치킨집이 있는 거로 조사됐습니다.

'치킨 전쟁'의 정도는 도시와 농촌으로도 구분해 볼 수 있는데요,

도시지역인 서울 마포구와 농촌 지역인 경북 의성군을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표제공:국토연구원)(표제공:국토연구원)

마포구는 시간이 갈수록 폐업 가게 숫자는 증가하고 개업 가게 숫자는 큰 폭으로 줄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6년부터 벌써 폐업 가게가 신규 가게를 큰 폭으로 역전했네요.

반면 의성군의 경우 여전히 새로 개업하는 치킨집이 폐업하는 치킨집보다 많습니다.

도시에서의 치킨집 경쟁, 시장 포화도가 그만큼 높고 상대적으로 농촌 지역은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이 데이터를 통해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 치킨은 대한민국 자영업의 역사와...

2002년 월드컵에 신규 치킨집이 가장 많이 문을 열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실직자가 치킨집 신규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지역 간, 도-농간 자영업자들의 경쟁 상황, 어려움 등도 치킨집 휴폐업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물경제 지표로서 <치킨집 데이터>를 활용해 자영업자 지원 정책에 쓰자는 게 이번 조사를 진행한 국토연구원의 제안입니다.

치킨은 대한민국 자영업의 역사와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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