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집”…아이들의 꿈이 너무 큰 걸까요?

입력 2020.12.31 (08:00) 수정 2020.12.3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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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주거 빈곤 상태에 있는 아동들을 취재하면서 만난 아동들에게 "내가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살고 싶은 집은 평범했습니다. "내 방"이 있고 "따뜻하고 편안한 집", "벌레가 안 나오는 집" 등 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집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주문들입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만난 아동들에게는, 집에 대한 그런 평범한 바람조차 불가능에 가까운 "꿈"이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준수(가명)네 3남매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에서 놀고 있는 모습준수(가명)네 3남매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에서 놀고 있는 모습

■ "소득이 없어 월세도 밀리는데 주거급여를 못 받아요

1층인데도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집에서 준수(가명)를 만났습니다. 준수네에는 엄마와 준수를 포함해 초등학생 3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 법이 정하고 있는 4인 가족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사는 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면적은 43㎡, 방도 최소 3개는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보증금 4백만 원에 월세 42만 원짜리 준수네 집은 방 2개에 면적은 43㎡에 못 미칩니다.

준수 어머니는 당뇨합병증으로 지난해 수술을 받았습니다. 폐기능이 악화돼 수술을 받고 두 달 넘게 집 밖을 나가지 못했고, 이후 코로나 19까지 확산하면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월세가 계속 밀리면서 보증금이 줄어드는 상태입니다.

건강이 악화돼 일하기 힘든 상태지만, 준수 어머니는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 때문에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정부로부터 월 30만 원 가량의 '주거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방에서 아이 넷과 부모까지 6명이 자는 지윤(가명)이네.한 방에서 아이 넷과 부모까지 6명이 자는 지윤(가명)이네.

방 하나짜리 집에 아이 넷에 엄마, 아빠까지 여섯 식구가 사는 지윤이네도 '주거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윤이네는 아빠 사업이 망하면서 친척들에게 빌린 돈을 돌려준 내역이 있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지윤이네 역시,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2살~7살 사이인 어린아이들을 돌보느라 엄마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뒀고, 아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윤이네는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으로 이달 중순 이사했는데, 이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세임대주택 보증금 대출지원을 받으려면 자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600만 원이 없었던 겁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아 겨우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면 아예 자부담금 없이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도 있고 이사비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 주거 빈곤 228만 가구… 지원 사각지대는?

2015년 통계청 인구 총조사를 기준으로 주거 빈곤 가구는 228만 가구 정도 됩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경우 등을 포함한 가구 수입니다.

주거급여를 받고 있는 가구는 지난달 기준으로 118만 가구. 임대주택에 살면서 주거급여를 동시에 받는 경우도 있어 주거지원을 못 받고 사각지대에 있는 주거 빈곤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위소득이 45%를 넘는다 하더라도 월 소득이 100만 원에 불과한 가구의 경우 주거환경개선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중위소득 60% 이하 가구까지 주거급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중위소득 45%~60% 사이의 가구는 42만 가구가량 됩니다.

실제 경기도 시흥시에서는 정부의 주거급여와는 별개로 중위소득 60% 이하의 가정에 주거급여를 지급합니다. 앞서 준수네의 경우 이 혜택을 받고 있는데요. 준수 어머니는 시흥형 주거급여를 받고도 여전히 월세가 밀리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주거급여를 받기 전에는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없어 애들 식비를 걱정했는데, 이제 적어도 월세를 내고 나면 식비가 없을까 봐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주거비가 소득 대부분을 차지해 아이들이 굶거나, 굶을 걱정을 해야 하는 집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 '아동주거권 보장'위해 늘어난 지원…현실에선 치솟는 집값 못 따라가

정부도 지난해 '주거복지로드맵'에 아동주거권 보장을 포함하는 등 주거 빈곤 가구, 특히 아동이 있는 주거 빈곤 가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밝혔고 올해부터는 자녀가 있는 집은 전세임대 보증금 대출을 받을 때 자녀 수에 따라 보증금 지원액이 늘어나고, 자부담률도 5%에서 2%로 낮췄습니다.

그럼 이런 지원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걸까요?

영수(가명)네에서 손자 2명과 할머니가 자는 방영수(가명)네에서 손자 2명과 할머니가 자는 방

할머니와 중고등학생 손자 3명이 살고 있는 영수(가명)네를 가봤습니다. 빌라 4층의 방 2개짜리 45㎡ 가량 되는 집은 LH가 사들인 매입임대 주택이었습니다. 4인가족이라면 방이 3개는 돼야 최저주거기준에 부합하는데 방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 영수네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집이 좁아 힘들다고 말합니다. 장성한 남자아이 2명과 할머니가 한방을 쓰고 고3인 큰 손자만 방을 혼자 씁니다.

영수네는 올해 코로나 19 확산으로 할머니가 가사도우미마저 못하게 되면서 수입이 줄었습니다. 가진 돈은 500만 원뿐. 이사를 하려면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영구임대주택은 최대 40㎡에 불과해 지금 집보다 오히려 좁아집니다.

현재 사는 형태인 매입임대주택으로 옮기려 해도 물량도 적은 데다 같은 성별의 형제 3명이 있는 경우 방 3개는 배정받기 힘듭니다. 성별이 다른 형제들이 있는 가구에 방 3개짜리 집을 우선 배정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수네는 매입임대주택인 바로 아랫집이 방 3개라 옮기고 싶다고 해도 형제간 성별이 같아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럼 남은 선택지는 전세임대주택. 아이가 셋일 경우 최대 1억 4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최근 집값이 오르다 보니 이 돈으로 방 3개짜리 집은 어림도 없습니다. 실제 근처 부동산을 돌며 1억 4천만 원으로 이사할 집을 물어봤더니 지하로 내려가거나 방이 1개로 줄어드는 등 오히려 지금 집보다 열악한 집만 가능했습니다.

굶는 아이들도 있는데 방 3개짜리 집 타령이 무슨 배부른 소리냐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집'이 주는 의미를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문을 닫고 들어갈 수 있는 방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 나만의 공간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보통 저희가 사춘기 때 아이들은 방문을 콱 닫고 들어가잖아요. 근데 이 아이들은 그냥 집, 세상 밖으로 나가버리게 되거든요. 자기만의 공간이 없는 아이들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단칸방에 사는 아동들의 경우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정신적인 문제가 관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주거 정책은 주거 빈곤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동'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적었습니다. '아동'이 있는 가정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임대주택은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도록 작게 설계됐던 거죠. 아동이 있는 가정은 학교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주택의 위치도 중요한데, 매입임대주택이나 영구임대주택은 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아이가 있는 집에서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정부는 2022년까지 자녀가 2명 이상인 주거 빈곤 가정에 임대주택 만 천호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있는 주거 빈곤 가구는 57만 가구나 됩니다.

정부가 '아동주거권'을 보장하겠다고 나선만큼 지금이라도 아동이 있는 주거 빈곤 가정에 대한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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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집”…아이들의 꿈이 너무 큰 걸까요?
    • 입력 2020-12-31 08:00:15
    • 수정2020-12-31 08:08:37
    취재후·사건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주거 빈곤 상태에 있는 아동들을 취재하면서 만난 아동들에게 "내가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살고 싶은 집은 평범했습니다. "내 방"이 있고 "따뜻하고 편안한 집", "벌레가 안 나오는 집" 등 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집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주문들입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만난 아동들에게는, 집에 대한 그런 평범한 바람조차 불가능에 가까운 "꿈"이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준수(가명)네 3남매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방에서 놀고 있는 모습
■ "소득이 없어 월세도 밀리는데 주거급여를 못 받아요

1층인데도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집에서 준수(가명)를 만났습니다. 준수네에는 엄마와 준수를 포함해 초등학생 3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 법이 정하고 있는 4인 가족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사는 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면적은 43㎡, 방도 최소 3개는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보증금 4백만 원에 월세 42만 원짜리 준수네 집은 방 2개에 면적은 43㎡에 못 미칩니다.

준수 어머니는 당뇨합병증으로 지난해 수술을 받았습니다. 폐기능이 악화돼 수술을 받고 두 달 넘게 집 밖을 나가지 못했고, 이후 코로나 19까지 확산하면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월세가 계속 밀리면서 보증금이 줄어드는 상태입니다.

건강이 악화돼 일하기 힘든 상태지만, 준수 어머니는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 때문에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정부로부터 월 30만 원 가량의 '주거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방에서 아이 넷과 부모까지 6명이 자는 지윤(가명)이네.
방 하나짜리 집에 아이 넷에 엄마, 아빠까지 여섯 식구가 사는 지윤이네도 '주거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윤이네는 아빠 사업이 망하면서 친척들에게 빌린 돈을 돌려준 내역이 있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지윤이네 역시,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2살~7살 사이인 어린아이들을 돌보느라 엄마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뒀고, 아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윤이네는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으로 이달 중순 이사했는데, 이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세임대주택 보증금 대출지원을 받으려면 자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600만 원이 없었던 겁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아 겨우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면 아예 자부담금 없이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도 있고 이사비 등의 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 주거 빈곤 228만 가구… 지원 사각지대는?

2015년 통계청 인구 총조사를 기준으로 주거 빈곤 가구는 228만 가구 정도 됩니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등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경우 등을 포함한 가구 수입니다.

주거급여를 받고 있는 가구는 지난달 기준으로 118만 가구. 임대주택에 살면서 주거급여를 동시에 받는 경우도 있어 주거지원을 못 받고 사각지대에 있는 주거 빈곤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위소득이 45%를 넘는다 하더라도 월 소득이 100만 원에 불과한 가구의 경우 주거환경개선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중위소득 60% 이하 가구까지 주거급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중위소득 45%~60% 사이의 가구는 42만 가구가량 됩니다.

실제 경기도 시흥시에서는 정부의 주거급여와는 별개로 중위소득 60% 이하의 가정에 주거급여를 지급합니다. 앞서 준수네의 경우 이 혜택을 받고 있는데요. 준수 어머니는 시흥형 주거급여를 받고도 여전히 월세가 밀리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주거급여를 받기 전에는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없어 애들 식비를 걱정했는데, 이제 적어도 월세를 내고 나면 식비가 없을까 봐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주거비가 소득 대부분을 차지해 아이들이 굶거나, 굶을 걱정을 해야 하는 집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 '아동주거권 보장'위해 늘어난 지원…현실에선 치솟는 집값 못 따라가

정부도 지난해 '주거복지로드맵'에 아동주거권 보장을 포함하는 등 주거 빈곤 가구, 특히 아동이 있는 주거 빈곤 가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밝혔고 올해부터는 자녀가 있는 집은 전세임대 보증금 대출을 받을 때 자녀 수에 따라 보증금 지원액이 늘어나고, 자부담률도 5%에서 2%로 낮췄습니다.

그럼 이런 지원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걸까요?

영수(가명)네에서 손자 2명과 할머니가 자는 방
할머니와 중고등학생 손자 3명이 살고 있는 영수(가명)네를 가봤습니다. 빌라 4층의 방 2개짜리 45㎡ 가량 되는 집은 LH가 사들인 매입임대 주택이었습니다. 4인가족이라면 방이 3개는 돼야 최저주거기준에 부합하는데 방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 영수네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집이 좁아 힘들다고 말합니다. 장성한 남자아이 2명과 할머니가 한방을 쓰고 고3인 큰 손자만 방을 혼자 씁니다.

영수네는 올해 코로나 19 확산으로 할머니가 가사도우미마저 못하게 되면서 수입이 줄었습니다. 가진 돈은 500만 원뿐. 이사를 하려면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영구임대주택은 최대 40㎡에 불과해 지금 집보다 오히려 좁아집니다.

현재 사는 형태인 매입임대주택으로 옮기려 해도 물량도 적은 데다 같은 성별의 형제 3명이 있는 경우 방 3개는 배정받기 힘듭니다. 성별이 다른 형제들이 있는 가구에 방 3개짜리 집을 우선 배정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수네는 매입임대주택인 바로 아랫집이 방 3개라 옮기고 싶다고 해도 형제간 성별이 같아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럼 남은 선택지는 전세임대주택. 아이가 셋일 경우 최대 1억 4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최근 집값이 오르다 보니 이 돈으로 방 3개짜리 집은 어림도 없습니다. 실제 근처 부동산을 돌며 1억 4천만 원으로 이사할 집을 물어봤더니 지하로 내려가거나 방이 1개로 줄어드는 등 오히려 지금 집보다 열악한 집만 가능했습니다.

굶는 아이들도 있는데 방 3개짜리 집 타령이 무슨 배부른 소리냐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집'이 주는 의미를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문을 닫고 들어갈 수 있는 방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 나만의 공간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보통 저희가 사춘기 때 아이들은 방문을 콱 닫고 들어가잖아요. 근데 이 아이들은 그냥 집, 세상 밖으로 나가버리게 되거든요. 자기만의 공간이 없는 아이들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단칸방에 사는 아동들의 경우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여도 정신적인 문제가 관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주거 정책은 주거 빈곤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동'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적었습니다. '아동'이 있는 가정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임대주택은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도록 작게 설계됐던 거죠. 아동이 있는 가정은 학교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주택의 위치도 중요한데, 매입임대주택이나 영구임대주택은 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아이가 있는 집에서 꺼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정부는 2022년까지 자녀가 2명 이상인 주거 빈곤 가정에 임대주택 만 천호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이 있는 주거 빈곤 가구는 57만 가구나 됩니다.

정부가 '아동주거권'을 보장하겠다고 나선만큼 지금이라도 아동이 있는 주거 빈곤 가정에 대한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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