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오지 마세요” 해맞이 명소 전전긍긍

입력 2020.12.31 (14:19) 수정 2020.12.3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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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입장통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게시되어 있다. 3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입장통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게시되어 있다.
공무원들이 곳곳에 출입통제선을 설치했습니다. 4륜구동 119 특수 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모래밭을 달리며 시민들에게 얼른 자리를 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무슨 전쟁이라도 났느냐고요.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3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벌어진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

조금 야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해운대해수욕장 통제를 맡은 공무원의 말입니다. 올해 해넘이·새해맞이만큼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지 말아 달라는 당부입니다.

이날 정오부터 해운대해수욕장이 입장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구청 직원들이 곳곳을 훑으며 시민들을 내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수욕장이 텅 비었습니다. 인근 공영주차장 역시 폐쇄됐습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새해인 1월 1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됩니다.

해운대해수욕장뿐 아니라 부산 지역 7개 공설해수욕장도 같은 시간 입장을 통제합니다. 해수욕장뿐 아니라 황령산, 금정산, 이기대 등 예년 같으면 해맞이 인파로 몰렸을 명소도 출입 통제를 시작했습니다.

미처 이 소식을 알지 못해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은 못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시원 씨는 "멀리서 찾아왔는데 바다도 못 보고 돌아가니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그래도 방역 조치 때문인데 별 수가 있나"란 말을 남긴 뒤 발길을 돌렸습니다. 다른 시민들의 반응도 김 씨와 비슷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에요"

김용민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장은 "홍보가 돼서 억지를 부리는 시민이 없다는 건 다행"이라면서도 걱정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혹시라도 인파가 모일 수 있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허사가 될 수 있다는 걱정때문입니다. 지난 1월 해운대를 찾은 해맞이 인파는 3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곳곳 방역요원 배치…통제선 넘으면 고발 방침

31일 오후 입장 통제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텅 비어있다. 31일 오후 입장 통제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텅 비어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만 구청 공무원 60여 명과 경찰 50명 등 100여 명의 통제·단속 요원을 배치합니다. 이들은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가 뜰 때까지 출입을 통제하게 됩니다.

부산경찰청은 행사가 모두 취소됐지만, 차량을 이용한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보고 별도로 주요 지역에 교통경찰과 기동대 등 25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제지를 무시하고 통제선을 넘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입니다.

김 소장은 "처벌이 목적은 아니"라며 "올해는 전 국민이 협조해서 집에 머물러주시고 인터넷으로 해맞이를 시청해주시면 좋을 듯하다"는 바람을 보탰습니다.

해운대구를 비롯한 지자체는 일출 장면을 인터넷으로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KBS부산 역시 유튜브 채널 '부케부캐'를 통해 해운대의 일출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이런 해맞이는 1965년 해운대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부디 이런 기록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 '코로나19 3차 대유행 특집' 바로가기
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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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발 오지 마세요” 해맞이 명소 전전긍긍
    • 입력 2020-12-31 14:19:35
    • 수정2020-12-31 14:32:42
    취재K
3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입장통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게시되어 있다. 공무원들이 곳곳에 출입통제선을 설치했습니다. 4륜구동 119 특수 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모래밭을 달리며 시민들에게 얼른 자리를 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무슨 전쟁이라도 났느냐고요.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3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벌어진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제발 오지 말아주세요"

조금 야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해운대해수욕장 통제를 맡은 공무원의 말입니다. 올해 해넘이·새해맞이만큼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지 말아 달라는 당부입니다.

이날 정오부터 해운대해수욕장이 입장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파란색 조끼를 입은 구청 직원들이 곳곳을 훑으며 시민들을 내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수욕장이 텅 비었습니다. 인근 공영주차장 역시 폐쇄됐습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새해인 1월 1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됩니다.

해운대해수욕장뿐 아니라 부산 지역 7개 공설해수욕장도 같은 시간 입장을 통제합니다. 해수욕장뿐 아니라 황령산, 금정산, 이기대 등 예년 같으면 해맞이 인파로 몰렸을 명소도 출입 통제를 시작했습니다.

미처 이 소식을 알지 못해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은 못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시원 씨는 "멀리서 찾아왔는데 바다도 못 보고 돌아가니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그래도 방역 조치 때문인데 별 수가 있나"란 말을 남긴 뒤 발길을 돌렸습니다. 다른 시민들의 반응도 김 씨와 비슷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에요"

김용민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장은 "홍보가 돼서 억지를 부리는 시민이 없다는 건 다행"이라면서도 걱정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혹시라도 인파가 모일 수 있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조치가 허사가 될 수 있다는 걱정때문입니다. 지난 1월 해운대를 찾은 해맞이 인파는 3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곳곳 방역요원 배치…통제선 넘으면 고발 방침

31일 오후 입장 통제에 들어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텅 비어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만 구청 공무원 60여 명과 경찰 50명 등 100여 명의 통제·단속 요원을 배치합니다. 이들은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가 뜰 때까지 출입을 통제하게 됩니다.

부산경찰청은 행사가 모두 취소됐지만, 차량을 이용한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보고 별도로 주요 지역에 교통경찰과 기동대 등 25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제지를 무시하고 통제선을 넘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입니다.

김 소장은 "처벌이 목적은 아니"라며 "올해는 전 국민이 협조해서 집에 머물러주시고 인터넷으로 해맞이를 시청해주시면 좋을 듯하다"는 바람을 보탰습니다.

해운대구를 비롯한 지자체는 일출 장면을 인터넷으로 중계하기로 했습니다. KBS부산 역시 유튜브 채널 '부케부캐'를 통해 해운대의 일출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이런 해맞이는 1965년 해운대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부디 이런 기록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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