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좋다는 것도 옛말”…코로나에 폐업 줄잇는 지하철역 상가들

입력 2021.01.02 (21:28) 수정 2021.01.0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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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역 안에 있는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목 좋은 자리로 불렸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하철 승객이 많이 줄고 동시에 비대면 소비로 빠르게 바뀌면서 폐업하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지하철역 상가들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개찰구 바로 옆, 작은 옷가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천 원짜리 덧신, 3장에 만 원인 속옷처럼 값싼 옷을 주로 팔아왔는데, 최근엔 이마저도 거의 못 팔고 있어 곧 폐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임○○/지하철역 옷가게 운영 :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까 실제 입점 고객은, 꼭 필요한 사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입점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건비와 전기세부터 모든 비용을 어쨌든 줄여야 되니까 그래서 주말에는..(문을 닫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유동인구가 많은 덕분에 목 좋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저희 옆에 있는 가게도 이달 말로 폐점하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그 이후를 생각해서 지금 견디는 거지 지금 당장 1~2년을 생각한다면 폐점해야 되는 게 맞죠."]

다른 지하철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무실이 밀집해있고, 젊은 소비층이 주로 이용하는 2호선 역삼역 안.

이곳은 여러 개 상가를 운영하는 복합개발을 지난해 5월부터 추진 중인데 아직 들어오려는 사업자를 찾지 못해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계약 만료 전 해지를 신청하는 등 폐업한 상가는 전체 1,600여 개 중 170여 개로 전년 대비 2배 정도 급증했습니다.

공실률도 크게 올라 10곳 중 3곳은 주인이 없는 상황입니다.

비대면 소비로 패턴이 바뀐 데다 결정적으로 지하철 승객이 크게 준 영향 탓입니다.

수송 인원은 2019년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2백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던 시절 계약했던 임차인들의 자릿세 부담은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김정환/서울교통공사 공간사업처장 : "10개월간 반값 임대료 정책을 시행했고, 6개월 더 추가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영업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대폭 감축했고요."]

서울교통공사 측은 일괄 입찰 보류된 6, 7호선 289곳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1단계가 될 때 입찰을 다시 낼 방침입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 유찰 가능성이 높고, 나중에 저가 낙찰 문제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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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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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 좋다는 것도 옛말”…코로나에 폐업 줄잇는 지하철역 상가들
    • 입력 2021-01-02 21:28:09
    • 수정2021-01-02 21:39:35
    뉴스 9
[앵커]

지하철역 안에 있는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목 좋은 자리로 불렸는데요.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하철 승객이 많이 줄고 동시에 비대면 소비로 빠르게 바뀌면서 폐업하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지하철역 상가들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개찰구 바로 옆, 작은 옷가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천 원짜리 덧신, 3장에 만 원인 속옷처럼 값싼 옷을 주로 팔아왔는데, 최근엔 이마저도 거의 못 팔고 있어 곧 폐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임○○/지하철역 옷가게 운영 :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까 실제 입점 고객은, 꼭 필요한 사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입점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건비와 전기세부터 모든 비용을 어쨌든 줄여야 되니까 그래서 주말에는..(문을 닫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유동인구가 많은 덕분에 목 좋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저희 옆에 있는 가게도 이달 말로 폐점하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그 이후를 생각해서 지금 견디는 거지 지금 당장 1~2년을 생각한다면 폐점해야 되는 게 맞죠."]

다른 지하철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무실이 밀집해있고, 젊은 소비층이 주로 이용하는 2호선 역삼역 안.

이곳은 여러 개 상가를 운영하는 복합개발을 지난해 5월부터 추진 중인데 아직 들어오려는 사업자를 찾지 못해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계약 만료 전 해지를 신청하는 등 폐업한 상가는 전체 1,600여 개 중 170여 개로 전년 대비 2배 정도 급증했습니다.

공실률도 크게 올라 10곳 중 3곳은 주인이 없는 상황입니다.

비대면 소비로 패턴이 바뀐 데다 결정적으로 지하철 승객이 크게 준 영향 탓입니다.

수송 인원은 2019년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2백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던 시절 계약했던 임차인들의 자릿세 부담은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김정환/서울교통공사 공간사업처장 : "10개월간 반값 임대료 정책을 시행했고, 6개월 더 추가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영업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대폭 감축했고요."]

서울교통공사 측은 일괄 입찰 보류된 6, 7호선 289곳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1단계가 될 때 입찰을 다시 낼 방침입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 유찰 가능성이 높고, 나중에 저가 낙찰 문제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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