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좋다는 것도 옛말”…코로나에 폐업 줄잇는 지하철역 상가들

입력 2021.01.04 (07:37) 수정 2021.01.0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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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가 힘든 시간 보냈죠, 지하철역 안에서 장사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하철 승객이 많이 줄어들고, 동시에 비대면 소비로 빠르게 바뀌면서 폐업하는 상가가 속출한 건데요.

오대성 기자가 지하철역 상가들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개찰구 바로 옆, 작은 옷가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천 원짜리 덧신, 3장에 만 원인 속옷처럼 값싼 옷을 주로 팔아왔는데, 최근엔 이마저도 거의 못 팔고 있어 곧 폐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임OO/지하철역 옷가게 운영 :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까 실제 입점 고객은, 꼭 필요한 사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입점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건비와 전기세부터 모든 비용을 어쨌든 줄여야 되니까 그래서 주말에는.. (문을 닫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유동인구가 많은 덕분에 목 좋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저희 옆에 있는 가게도 이달 말로 폐점하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그 이후를 생각해서 지금 견디는 거지 지금 당장 1~2년을 생각한다면 폐점해야 되는 게 맞죠."]

다른 지하철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무실이 밀집해있고, 젊은 소비층이 주로 이용하는 2호선 역삼역 안, 이곳은 여러 개 상가를 운영하는 복합개발을 지난해 5월부터 추진 중인데 아직 들어오려는 사업자를 찾지 못해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계약 만료 전 해지를 신청하는 등 폐업한 상가는 전체 1,600여 개 중 170여 개로 전년 대비 2배 정도 급증했습니다.

공실률도 크게 올라 10곳 중 3곳은 주인이 없는 상황입니다.

비대면 소비로 패턴이 바뀐 데다 결정적으로 지하철 승객이 크게 준 영향 탓입니다.

수송 인원은 2019년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2백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던 시절 계약했던 임차인들의 자릿세 부담은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김정환/서울교통공사 공간사업처장 : "10개월간 반값 임대료 정책을 시행했고, 6개월 더 추가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영업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대폭 감축했고요."]

서울교통공사 측은 일괄 입찰 보류된 6, 7호선 289곳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1단계가 될 때 입찰을 다시 낼 방침입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 유찰 가능성이 높고, 나중에 저가 낙찰 문제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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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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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 좋다는 것도 옛말”…코로나에 폐업 줄잇는 지하철역 상가들
    • 입력 2021-01-04 07:37:23
    • 수정2021-01-04 07: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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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가 힘든 시간 보냈죠, 지하철역 안에서 장사하는 이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하철 승객이 많이 줄어들고, 동시에 비대면 소비로 빠르게 바뀌면서 폐업하는 상가가 속출한 건데요.

오대성 기자가 지하철역 상가들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개찰구 바로 옆, 작은 옷가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2천 원짜리 덧신, 3장에 만 원인 속옷처럼 값싼 옷을 주로 팔아왔는데, 최근엔 이마저도 거의 못 팔고 있어 곧 폐점 위기에 몰렸습니다.

[임OO/지하철역 옷가게 운영 : "거리두기를 하다 보니까 실제 입점 고객은, 꼭 필요한 사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입점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건비와 전기세부터 모든 비용을 어쨌든 줄여야 되니까 그래서 주말에는.. (문을 닫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유동인구가 많은 덕분에 목 좋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저희 옆에 있는 가게도 이달 말로 폐점하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그 이후를 생각해서 지금 견디는 거지 지금 당장 1~2년을 생각한다면 폐점해야 되는 게 맞죠."]

다른 지하철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무실이 밀집해있고, 젊은 소비층이 주로 이용하는 2호선 역삼역 안, 이곳은 여러 개 상가를 운영하는 복합개발을 지난해 5월부터 추진 중인데 아직 들어오려는 사업자를 찾지 못해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계약 만료 전 해지를 신청하는 등 폐업한 상가는 전체 1,600여 개 중 170여 개로 전년 대비 2배 정도 급증했습니다.

공실률도 크게 올라 10곳 중 3곳은 주인이 없는 상황입니다.

비대면 소비로 패턴이 바뀐 데다 결정적으로 지하철 승객이 크게 준 영향 탓입니다.

수송 인원은 2019년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2백만 명 정도 줄었습니다.

장사가 잘 되던 시절 계약했던 임차인들의 자릿세 부담은 너무 커져 버렸습니다.

[김정환/서울교통공사 공간사업처장 : "10개월간 반값 임대료 정책을 시행했고, 6개월 더 추가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의무적으로 일해야 하는 영업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대폭 감축했고요."]

서울교통공사 측은 일괄 입찰 보류된 6, 7호선 289곳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1단계가 될 때 입찰을 다시 낼 방침입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 유찰 가능성이 높고, 나중에 저가 낙찰 문제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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