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다시 열었지만…스키어는 ‘뚝’

입력 2021.01.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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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만에 문 연 스키장…여전히 '텅텅'
다시 문을 연 강원도의 한 스키장입니다. 스키장 진입로부터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스키장은 슬로프 20개 가운데 14개만 열었습니다. 그나마 운영 중인 슬로프에도 스키어들은 고작해야 슬로프 하나에 10명 안팎. 리프트는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스키장 슬로프 옆에는 눈썰매장도 마련돼 있었지만, 이용객은 가뭄에 콩 나듯 했습니다. 스키장 촬영을 진행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어린이 한 명이 눈썰매를 탔습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줄다 보니, 아이들을 위한 눈썰매장은 올해 썰렁하기만 했습니다.

여전한 규제…반쪽짜리 영업
겨울 스포츠 시설은 재개장이 허용됐지만, 규제는 엄격합니다. 수용 인원의 3분의 1만 스키를 탈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스키장의 경우, 하루 리프트 수용 인원은 총 1만 8,000여 명. 이런 경우에는 하루 6,000여 명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도 밤 9시면 슬로프를 닫아야 합니다.

스키장 부대시설에는 운영 중단 조치가 유지됩니다. 취재진이 찾은 식당은 모두 문을 굳게 걸어 잠갔고, 착석을 금지하는 비닐 띠가 설치됐습니다. 스키장 내 식당과 카페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스키장을 운영하는 최철근 스포츠운영팀장은 이미 업계 수입이 80%가량 줄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운영 중단 조치는 해제됐지만 이미 관광객들이 스키장을 코로나 발생지로 인식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리조트는 객실 900실 가운데 70여 개만 예약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이맘때 예약 문의가 빗발치면서 전 객실이 완판됐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도 매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학교와 체육관, 학원 등에서 20명 이상 모여 오던 단체 관광객이 모두 취소됐습니다. 단체 강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년 3,000명에서 4,000명 가까이 차지하던 단체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매출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 스키장은 3월 20일까지 운영 예정이었지만 폐장 날을 3월 초로 앞당겼습니다. 크리스마스부터 1월 3일까지, 사실상 연말연시 대목에 폐장했던 손실을 복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스키장 인근 상가에도 코로나19 직격탄
스키장 주변 경기는 더 심각합니다. 횡성의 한 스키장 인근의 경우, 장비 대여점 25곳 가운데 4곳이 휴업하고 5곳이 폐업하는 등 총 9곳이 이번 겨울 문을 닫았습니다.


상황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스키장 인근의 스키 장비 대여점을 찾았습니다. 이 대여점은 지난 시즌 250팀 가까이 예약을 받았습니다. 올해 장비 대여를 예약한 고객은 모두 27팀에 불과했습니다. 재개장 이후 신규 예약을 문의한 팀은 단 한 팀도 없었습니다.

스키 장비 대여점을 운영하는 박지남씨는 올 시즌 영업을 위해 600만 원어치 장갑을 구매했는데 한 개도 팔지 못했습니다. 박지남씨는 이맘때쯤이면 대여점은 옷과 장갑, 신발을 찾아볼 수 없게 텅텅 비어있어야 한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박지남씨는 당장 내일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정부의 스키장 관련 강화된 방역 지침은 이달 17일까지 유지됩니다. 스키업계는 그때쯤이면 이미 스키어들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심지어, 방역 조치가 지금보다 더 완화될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 스키업계는 이번 겨울 시즌, 연말연시 대목을 놓친 손실을 복구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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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장 다시 열었지만…스키어는 ‘뚝’
    • 입력 2021-01-05 18:14:38
    취재K

■ 11일 만에 문 연 스키장…여전히 '텅텅'
다시 문을 연 강원도의 한 스키장입니다. 스키장 진입로부터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스키장은 슬로프 20개 가운데 14개만 열었습니다. 그나마 운영 중인 슬로프에도 스키어들은 고작해야 슬로프 하나에 10명 안팎. 리프트는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스키장 슬로프 옆에는 눈썰매장도 마련돼 있었지만, 이용객은 가뭄에 콩 나듯 했습니다. 스키장 촬영을 진행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어린이 한 명이 눈썰매를 탔습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줄다 보니, 아이들을 위한 눈썰매장은 올해 썰렁하기만 했습니다.

여전한 규제…반쪽짜리 영업
겨울 스포츠 시설은 재개장이 허용됐지만, 규제는 엄격합니다. 수용 인원의 3분의 1만 스키를 탈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스키장의 경우, 하루 리프트 수용 인원은 총 1만 8,000여 명. 이런 경우에는 하루 6,000여 명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도 밤 9시면 슬로프를 닫아야 합니다.

스키장 부대시설에는 운영 중단 조치가 유지됩니다. 취재진이 찾은 식당은 모두 문을 굳게 걸어 잠갔고, 착석을 금지하는 비닐 띠가 설치됐습니다. 스키장 내 식당과 카페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스키장을 운영하는 최철근 스포츠운영팀장은 이미 업계 수입이 80%가량 줄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운영 중단 조치는 해제됐지만 이미 관광객들이 스키장을 코로나 발생지로 인식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 리조트는 객실 900실 가운데 70여 개만 예약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이맘때 예약 문의가 빗발치면서 전 객실이 완판됐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도 매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학교와 체육관, 학원 등에서 20명 이상 모여 오던 단체 관광객이 모두 취소됐습니다. 단체 강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년 3,000명에서 4,000명 가까이 차지하던 단체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매출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 스키장은 3월 20일까지 운영 예정이었지만 폐장 날을 3월 초로 앞당겼습니다. 크리스마스부터 1월 3일까지, 사실상 연말연시 대목에 폐장했던 손실을 복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스키장 인근 상가에도 코로나19 직격탄
스키장 주변 경기는 더 심각합니다. 횡성의 한 스키장 인근의 경우, 장비 대여점 25곳 가운데 4곳이 휴업하고 5곳이 폐업하는 등 총 9곳이 이번 겨울 문을 닫았습니다.


상황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스키장 인근의 스키 장비 대여점을 찾았습니다. 이 대여점은 지난 시즌 250팀 가까이 예약을 받았습니다. 올해 장비 대여를 예약한 고객은 모두 27팀에 불과했습니다. 재개장 이후 신규 예약을 문의한 팀은 단 한 팀도 없었습니다.

스키 장비 대여점을 운영하는 박지남씨는 올 시즌 영업을 위해 600만 원어치 장갑을 구매했는데 한 개도 팔지 못했습니다. 박지남씨는 이맘때쯤이면 대여점은 옷과 장갑, 신발을 찾아볼 수 없게 텅텅 비어있어야 한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박지남씨는 당장 내일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정부의 스키장 관련 강화된 방역 지침은 이달 17일까지 유지됩니다. 스키업계는 그때쯤이면 이미 스키어들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심지어, 방역 조치가 지금보다 더 완화될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 스키업계는 이번 겨울 시즌, 연말연시 대목을 놓친 손실을 복구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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