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다발 두고 간 ‘김달봉’은 누구인가?

입력 2021.01.06 (18:02) 수정 2021.01.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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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봉 씨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억 2천만 원.김달봉 씨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억 2천만 원.
■ "제 이름이요? 김달봉입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 4일 '한 사람'이 찾아옵니다. "다문화 가정에 전해달라"며 1억 2천만 원을 기부합니다. 이름을 묻는 직원에게 가명 석 자를 알려주고 사라집니다. '김달봉'.

'김달봉(가명)' 씨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전북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물어봤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소외 계층을 위해 마스크 20만 장을 기부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북 부안의 아이들에게 써 달라"며 1억 2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지난 2016년에도 5천만 원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한 어린이 구호단체는 '김달봉(가명)' 씨를 '찬 바람이 불면 나타나는 기부천사'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초 올린 카드뉴스에는 "본명을 숨긴 채 매년 기부하고 있는 달봉 씨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1억 원을 또 기부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카드뉴스(화면출처:세이브더칠드런 공식블로그)세이브더칠드런 카드뉴스(화면출처:세이브더칠드런 공식블로그)
연탄 나눔 단체는 그를 '멋진 달봉씨'라고 불렀습니다. 단체가 지난 2018년 쓴 글을 보면 "2년 동안 20만 장에 가까운 연탄을 살 수 있는 1억 5천만 원을 보냈다"고 적혀 있습니다. 감사하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우리가 달봉 씨를 아는 바가 없지만
많은 후원자분들 가운데서도 개인 기부자로서도 사상 최대 액수이고
익명으로 기부하시는 것이기에 감탄과 존경심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 2018년 12월 13일 게시글 중)

흔적은 기사에도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16일 KBS뉴스 < “이웃 위해 써주세요”…기부 천사 ‘김달봉’>을 보면 인천광역시의 구청 3곳에 각각 5천만 원을 놓고 사라졌습니다. 또 그해 10월에는 한 구호단체에 1억 원을 건넸습니다.

■ 김달봉(가명) 씨 그는 누구인가?

'김달봉(가명)' 씨는 한 사람일까요? 가명은 기부자가 스스로 적었습니다. 워낙 특이한 이름이라 한 사람일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기부자와 지난 2016년 인천의 기부자가 같은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부 액수가 상당하니 단체일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에는 어렴풋하게나마 그의 신원을 짐작할 수 있는 글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김달봉(가명)' 씨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들으려고 기부하는 건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이름과 나이, 주소 등 신원을 나타내는 그 어느 것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지만 '익명회원'입니다. 그마저도 직원들이 거듭 요청하자 마지못해 서명만 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김달봉 씨가 기부한 곳에서 작성한 서류김달봉 씨가 기부한 곳에서 작성한 서류
사실, '김달봉(가명)' 씨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개인인지 단체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돕고 싶어하는 '마음' 자체가 중요해 보입니다. '김달봉(가명)' 씨 추적기는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부한 곳에서 '김달봉(가명)' 씨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남깁니다.

"김달봉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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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다발 두고 간 ‘김달봉’은 누구인가?
    • 입력 2021-01-06 18:02:35
    • 수정2021-01-06 18:04:14
    취재K
김달봉 씨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1억 2천만 원. ■ "제 이름이요? 김달봉입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난 4일 '한 사람'이 찾아옵니다. "다문화 가정에 전해달라"며 1억 2천만 원을 기부합니다. 이름을 묻는 직원에게 가명 석 자를 알려주고 사라집니다. '김달봉'.

'김달봉(가명)' 씨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전북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물어봤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소외 계층을 위해 마스크 20만 장을 기부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북 부안의 아이들에게 써 달라"며 1억 2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지난 2016년에도 5천만 원을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한 어린이 구호단체는 '김달봉(가명)' 씨를 '찬 바람이 불면 나타나는 기부천사'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초 올린 카드뉴스에는 "본명을 숨긴 채 매년 기부하고 있는 달봉 씨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1억 원을 또 기부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카드뉴스(화면출처:세이브더칠드런 공식블로그)연탄 나눔 단체는 그를 '멋진 달봉씨'라고 불렀습니다. 단체가 지난 2018년 쓴 글을 보면 "2년 동안 20만 장에 가까운 연탄을 살 수 있는 1억 5천만 원을 보냈다"고 적혀 있습니다. 감사하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우리가 달봉 씨를 아는 바가 없지만
많은 후원자분들 가운데서도 개인 기부자로서도 사상 최대 액수이고
익명으로 기부하시는 것이기에 감탄과 존경심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 2018년 12월 13일 게시글 중)

흔적은 기사에도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16일 KBS뉴스 < “이웃 위해 써주세요”…기부 천사 ‘김달봉’>을 보면 인천광역시의 구청 3곳에 각각 5천만 원을 놓고 사라졌습니다. 또 그해 10월에는 한 구호단체에 1억 원을 건넸습니다.

■ 김달봉(가명) 씨 그는 누구인가?

'김달봉(가명)' 씨는 한 사람일까요? 가명은 기부자가 스스로 적었습니다. 워낙 특이한 이름이라 한 사람일 가능성이 낮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올해 기부자와 지난 2016년 인천의 기부자가 같은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부 액수가 상당하니 단체일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에는 어렴풋하게나마 그의 신원을 짐작할 수 있는 글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김달봉(가명)' 씨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들으려고 기부하는 건 아닐 겁니다. 지금까지 이름과 나이, 주소 등 신원을 나타내는 그 어느 것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지만 '익명회원'입니다. 그마저도 직원들이 거듭 요청하자 마지못해 서명만 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김달봉 씨가 기부한 곳에서 작성한 서류사실, '김달봉(가명)' 씨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개인인지 단체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끊임없이 돕고 싶어하는 '마음' 자체가 중요해 보입니다. '김달봉(가명)' 씨 추적기는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부한 곳에서 '김달봉(가명)' 씨에게 전해달라는 말을 남깁니다.

"김달봉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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