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코로나19 백신 맞아봤더니”…접종자 직격 인터뷰

입력 2021.01.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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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올해 가기 전에 (백신을) 맞을 거라면 지금 맞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마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함부로 진행할까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중국인들은 백신을 맞겠다고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새해 첫날부터 베이징과 산둥성 등지에서 일부 직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자국 백신의 접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점 그룹  접종 대상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출처 : 연합=Afp)중점 그룹 접종 대상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출처 : 연합=Afp)

백신 접종 대상자들은 현재 의료진, 공공운송 종사자, 마트나 식당 주방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 근로자, 해외 입국자와 접촉이 잦은 근로자 등 중점 그룹으로 분류된 사람들입니다.

중국 국무원이 중국의약그룹 산하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의 안전성이 79%가 넘는다며 지난해 마지막 날 조건부 승인을 했고 이들 중점 그룹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무료 접종을 시작한 겁니다.

지난 4일 기준, 벌써 7만 명 넘게 접종을 마쳤고요.

춘제(중국의 설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12일 전까지 중점 그룹 5천만 명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금도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신청하면 무료 접종”…하지만 어떤 백신인지 몰라

취재진은 중점 그룹 대상자 가운데 최근 베이징 모처에서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A, B, C씨를 만나 접종 과정 전반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백신을 어떻게 맞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모두 지난해 12월 말 ‘새해에 접종을 추진을 할 예정이니 맞고 싶다면 신청하라’는 회사측의 안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같은 근무지 직원 모두 연락을 받았지만 모두 다 신청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더 기다리겠다’는 사람과 ‘지금 맞겠다’는 사람들로 나뉜 것이죠.

접종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곧 이어 회사 관계자와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습니다.

단체 대화방에는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어떤 회사 백신인지 부터, 안정성 등에 대한 궁금증이 대부분이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른다’ 또는 ‘답변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5일 옌타이에서  간호사가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 : 연합=epa)지난 5일 옌타이에서 간호사가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 : 연합=epa)

A씨는 “실제 접종하기 전까지는 간호사도 어떤 백신을 놓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면서 당일에서야 직접 보고 시노팜 백신이라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습니다.

C씨는 관련 부처에 전화까지 했지만 어느 회사 백신인지는 현장에서만 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C씨는 “당일에도 간호사가 어떤 백신을 놓아주는지는 직접 말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백신 접종에는 중국 당국이 조건부 승인한 ‘시노팜’ 백신 말고도 ‘시노백’ 백신 또한 사용되고 있는데, 접종 당일 전까지도 자신이 어떤 백신을 맞는지 모르는 겁니다.

두 백신 모두 마지막 임상 시험 결과가 구체적으로 학계에 보고되거나 공개된 적도 없습니다.

B씨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접종을 신청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도중에 ‘감기에 걸렸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 등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제 ‘시진핑 국가 주석이나 최고 지도부가 백신을 맞았다면 나도 맞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 ‘백신 접종 상황 발설·취재’ 금지…접종 뒤에는 셀프 건강 체크

의아한 건 백신을 맞기 전 이들에게 다소 특별한 ‘주의 사항’이 공지됐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접종을 끝난 뒤, 당시 상황이나 상태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말고 취재를 하거나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은 없었습니다.

사진 촬영도 일절 금지라고 말했지만, C씨에 따르면 상당수는 몰래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공지’는 접종 현장에서도 있었습니다.

A씨에 따르면 현장에서도 의료진들이 절대 취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합니다.

정작 접종 과정은 다른 일반 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현재 건강 상태 등에 대해 문진을 끝내면 접종 동의서를 쓰고 간호사에게 가서 백신을 맞았는데 이 과정은 10분 내 끝이 났습니다.

A씨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전 작성했던 접종 동의서.A씨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전 작성했던 접종 동의서.

다만 접종을 마친 뒤 관찰석에 앉아서 30분 동안 기다려야 했는데요.

혹시 모를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 곳에 모여서 기다리는 절차였습니다.

30분이 흐른 뒤 이들은 또 다른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15일 뒤 쯤 있을 2차 접종 때까지 술과 담배를 자제할 것 등 같은 기본적인 주의사항과 함께 접종 전에 받은 접종 동의서를 최소 5년 동안 보관해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접종자들은 접종 당일부터 14일동안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 접종자들은 접종 당일부터 14일동안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

또 접종 당일부터 14일 동안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셀프 체크’해 보고해야 한다는 사항도 전달됐습니다.

■“독감 백신 같은 느낌…안전성 믿는다.”

백신을 맞는 순간과 맞은 뒤 느낌과 증세는 A, B, C씨 모두 달랐습니다.

5일 옌타이에서 진행된 중점 그룹 대상 백신 접종 현장. (출처 : 연합=Afp)5일 옌타이에서 진행된 중점 그룹 대상 백신 접종 현장. (출처 : 연합=Afp)

A씨의 경우 접종 당시 어떤 느낌도 없었다고 말한 반면, B씨는 맞은 직후 팔이 뻐근했지만 곧 괜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C씨는 반면 “접종 뒤 한시간 뒤부터 맞은 부위가 아프고 팔을 들때마다 다소 뻐근한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지난 뒤 이 증세는 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증세는 모두 달랐던 반면 ‘다른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도 중국 백신을 맞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모두 비슷하게 대답했습니다.

중국 백신의 안정성을 믿었기 때문에 애초에 접종 신청을 했고 중국인에게는 자국의 백신이 더 잘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백신 맞았어도 안심은 금물”

그러면서도 독감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아예 안 걸리는 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며 의료진들 역시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A, B, C씨 모두 백신을 맞고 난 뒤 한달 뒤에나 항체가 생긴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2차 접종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고 조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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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8 18:02:47
    특파원 리포트

“어차피 올해 가기 전에 (백신을) 맞을 거라면 지금 맞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마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함부로 진행할까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중국인들은 백신을 맞겠다고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새해 첫날부터 베이징과 산둥성 등지에서 일부 직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자국 백신의 접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점 그룹  접종 대상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출처 : 연합=Afp)
백신 접종 대상자들은 현재 의료진, 공공운송 종사자, 마트나 식당 주방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 근로자, 해외 입국자와 접촉이 잦은 근로자 등 중점 그룹으로 분류된 사람들입니다.

중국 국무원이 중국의약그룹 산하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의 안전성이 79%가 넘는다며 지난해 마지막 날 조건부 승인을 했고 이들 중점 그룹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무료 접종을 시작한 겁니다.

지난 4일 기준, 벌써 7만 명 넘게 접종을 마쳤고요.

춘제(중국의 설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12일 전까지 중점 그룹 5천만 명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금도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신청하면 무료 접종”…하지만 어떤 백신인지 몰라

취재진은 중점 그룹 대상자 가운데 최근 베이징 모처에서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A, B, C씨를 만나 접종 과정 전반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백신을 어떻게 맞게 됐는지 물어봤습니다.

모두 지난해 12월 말 ‘새해에 접종을 추진을 할 예정이니 맞고 싶다면 신청하라’는 회사측의 안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같은 근무지 직원 모두 연락을 받았지만 모두 다 신청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더 기다리겠다’는 사람과 ‘지금 맞겠다’는 사람들로 나뉜 것이죠.

접종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곧 이어 회사 관계자와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습니다.

단체 대화방에는 여러가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어떤 회사 백신인지 부터, 안정성 등에 대한 궁금증이 대부분이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른다’ 또는 ‘답변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5일 옌타이에서  간호사가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 : 연합=epa)
A씨는 “실제 접종하기 전까지는 간호사도 어떤 백신을 놓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면서 당일에서야 직접 보고 시노팜 백신이라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습니다.

C씨는 관련 부처에 전화까지 했지만 어느 회사 백신인지는 현장에서만 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C씨는 “당일에도 간호사가 어떤 백신을 놓아주는지는 직접 말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백신 접종에는 중국 당국이 조건부 승인한 ‘시노팜’ 백신 말고도 ‘시노백’ 백신 또한 사용되고 있는데, 접종 당일 전까지도 자신이 어떤 백신을 맞는지 모르는 겁니다.

두 백신 모두 마지막 임상 시험 결과가 구체적으로 학계에 보고되거나 공개된 적도 없습니다.

B씨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접종을 신청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도중에 ‘감기에 걸렸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 등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제 ‘시진핑 국가 주석이나 최고 지도부가 백신을 맞았다면 나도 맞겠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 ‘백신 접종 상황 발설·취재’ 금지…접종 뒤에는 셀프 건강 체크

의아한 건 백신을 맞기 전 이들에게 다소 특별한 ‘주의 사항’이 공지됐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접종을 끝난 뒤, 당시 상황이나 상태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말고 취재를 하거나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은 없었습니다.

사진 촬영도 일절 금지라고 말했지만, C씨에 따르면 상당수는 몰래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공지’는 접종 현장에서도 있었습니다.

A씨에 따르면 현장에서도 의료진들이 절대 취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합니다.

정작 접종 과정은 다른 일반 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현재 건강 상태 등에 대해 문진을 끝내면 접종 동의서를 쓰고 간호사에게 가서 백신을 맞았는데 이 과정은 10분 내 끝이 났습니다.

A씨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전 작성했던 접종 동의서.
다만 접종을 마친 뒤 관찰석에 앉아서 30분 동안 기다려야 했는데요.

혹시 모를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 곳에 모여서 기다리는 절차였습니다.

30분이 흐른 뒤 이들은 또 다른 안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15일 뒤 쯤 있을 2차 접종 때까지 술과 담배를 자제할 것 등 같은 기본적인 주의사항과 함께 접종 전에 받은 접종 동의서를 최소 5년 동안 보관해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접종자들은 접종 당일부터 14일동안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
또 접종 당일부터 14일 동안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셀프 체크’해 보고해야 한다는 사항도 전달됐습니다.

■“독감 백신 같은 느낌…안전성 믿는다.”

백신을 맞는 순간과 맞은 뒤 느낌과 증세는 A, B, C씨 모두 달랐습니다.

5일 옌타이에서 진행된 중점 그룹 대상 백신 접종 현장. (출처 : 연합=Afp)
A씨의 경우 접종 당시 어떤 느낌도 없었다고 말한 반면, B씨는 맞은 직후 팔이 뻐근했지만 곧 괜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C씨는 반면 “접종 뒤 한시간 뒤부터 맞은 부위가 아프고 팔을 들때마다 다소 뻐근한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지난 뒤 이 증세는 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증세는 모두 달랐던 반면 ‘다른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도 중국 백신을 맞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모두 비슷하게 대답했습니다.

중국 백신의 안정성을 믿었기 때문에 애초에 접종 신청을 했고 중국인에게는 자국의 백신이 더 잘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백신 맞았어도 안심은 금물”

그러면서도 독감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아예 안 걸리는 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며 의료진들 역시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A, B, C씨 모두 백신을 맞고 난 뒤 한달 뒤에나 항체가 생긴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2차 접종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고 조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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