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감…이름이 ‘교수형 감’

입력 2021.01.11 (06:27) 수정 2021.01.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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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동남아국가들에서 우리 과일의 인기도 치솟고 있는데요.

그러자 중국산 과일들이 한국산으로 둔갑하고 있습니다.

우리 과일 브랜드를 흉내낸 엉뚱한 이름들이 참 가관입니다.

방콕 김원장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방콕 최대 청과물 도매시장입니다.

'신선한 배' 누가 봐도 우리배 같지만 중국산입니다.

포장지는 분명 '신고배'인데, 원산지를 보면 역시 중국산입니다.

그런데 한국산으로 팔립니다.

[과일 도매 상인 : "한국산입니다. (한국산 분명히 맞아요?) 네."]

우리말을 어설프게 해석하다 보니 '대감의 열매'같은 낯선 표현도 많습니다.

감으로 끝나는 단어를 마구 갖다 붙이다보니, 심지어 '교수형 감'이라고 붙인 감 브랜드도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역시 짝퉁 한국산 배는 물론이고, 중국산 샤인머스켓까지 한국산처럼 팔립니다.

최근엔 한술 더 떠 이 중국산 배는 우리 브랜드와 포장을 완전히 베꼈습니다.

소비자들은 부쩍 한국산을 찾는데, 정작 팔리는 건 중국산입니다.

[위파비 와차라콘/과일수입회사 대표 : "(태국에서) 중국산 과일은 연간 5억 달러 (5500억 원) 시장의 50% 정도지만, 한국산은 한 5% 정도같아요."]

동남아시장에서 이처럼 중국산 과일이 시장을 침식할수록, 우리 과일의 판로는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한국산이라는 글씨도 더 크게 써붙이고 매장에 태극기까지 붙여봤지만,

[이주용/농산물유통공사 방콕 지사장 : "현지 소비자들이 봤을 때도 한글로 써 있으니까... 현지에서 이런 디자인도용을 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우리 농식품부는 우리 농산물의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상표 대응을 해나갈 방침이지만, 중국산 과일의 홍수를 이겨내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촬영기자:이윤민/영상편집:권혁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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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감…이름이 ‘교수형 감’
    • 입력 2021-01-11 06:27:39
    • 수정2021-01-11 0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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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동남아국가들에서 우리 과일의 인기도 치솟고 있는데요.

그러자 중국산 과일들이 한국산으로 둔갑하고 있습니다.

우리 과일 브랜드를 흉내낸 엉뚱한 이름들이 참 가관입니다.

방콕 김원장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방콕 최대 청과물 도매시장입니다.

'신선한 배' 누가 봐도 우리배 같지만 중국산입니다.

포장지는 분명 '신고배'인데, 원산지를 보면 역시 중국산입니다.

그런데 한국산으로 팔립니다.

[과일 도매 상인 : "한국산입니다. (한국산 분명히 맞아요?) 네."]

우리말을 어설프게 해석하다 보니 '대감의 열매'같은 낯선 표현도 많습니다.

감으로 끝나는 단어를 마구 갖다 붙이다보니, 심지어 '교수형 감'이라고 붙인 감 브랜드도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역시 짝퉁 한국산 배는 물론이고, 중국산 샤인머스켓까지 한국산처럼 팔립니다.

최근엔 한술 더 떠 이 중국산 배는 우리 브랜드와 포장을 완전히 베꼈습니다.

소비자들은 부쩍 한국산을 찾는데, 정작 팔리는 건 중국산입니다.

[위파비 와차라콘/과일수입회사 대표 : "(태국에서) 중국산 과일은 연간 5억 달러 (5500억 원) 시장의 50% 정도지만, 한국산은 한 5% 정도같아요."]

동남아시장에서 이처럼 중국산 과일이 시장을 침식할수록, 우리 과일의 판로는 그만큼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궁여지책으로 한국산이라는 글씨도 더 크게 써붙이고 매장에 태극기까지 붙여봤지만,

[이주용/농산물유통공사 방콕 지사장 : "현지 소비자들이 봤을 때도 한글로 써 있으니까... 현지에서 이런 디자인도용을 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우리 농식품부는 우리 농산물의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상표 대응을 해나갈 방침이지만, 중국산 과일의 홍수를 이겨내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촬영기자:이윤민/영상편집:권혁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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