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와 폭설이 물러가자마자 대기질이 악화됐습니다. 그 시작은 추위가 누그러진 어제부터였는데요.
새해 들어 처음으로 수도권과 충청 등 서쪽지역에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로 높아졌습니다. 대기를 깨끗하게 씻어주던 북서풍이 약해지고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겨울마다 '삼한사미(미세먼지)'가 잦아지면서 겨울철 '생존템'으로 롱패딩과 미세먼지 마스크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북극발 한파로 사흘간 추울 때는 롱패딩, 나흘간 추위가 풀리며 대기질이 악화될 때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뜻인데요. 지난해에는 대기가 이례적으로 청정한 편이었지만 남은 겨울에는 롱패딩보다 'KF지수'가 높은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더 자주 껴야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제주 제외한 전국 초미세먼지 '나쁨'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늘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로 악화되겠다고 예보했습니다.
특히 밤부터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선 '매우나쁨'으로 대기질이 더 나빠지겠는데요. 추위가 누그러진 어제 이미 대기가 정체되며 국내 오염물질이 쌓였고 오늘은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농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14일)도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호남지방에서는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이 이어지겠습니다.
환경과학원은 금요일(15일)까지 안정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계속 정체돼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전북과 경북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높게 나타나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중국과 내몽골에서 '겨울황사' 발원, 내일까지 영향
여기에 엊그제와 어제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 지역에서 겨울 황사도 발원했습니다.
아래의 오늘 천리안 2A위성 영상에 분홍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황사 입자인데요. 짙은 먼지띠가 중국 산둥반도 부근을 지나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황사까지 날아오고 있어 오늘과 내일 서쪽지역을 중심으로 영향을 주겠습니다. 자연에서 발원한 성분으로 이뤄진 황사 때문에 초미세먼지(PM2.5)뿐만 아니라 입자가 큰 미세먼지(PM10) 농도도 '매우나쁨' 농도까지 높아지겠는데요.
코로나19에 먼지까지 기승이기 때문에 오늘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주말에는 다시 차가운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위가 몰려오겠고 치솟았던 미세먼지 농도가 제자리를 찾을 전망입니다. 이번 추위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8일 아침 만큼 강력하진 않겠지만, 일요일(17일) 아침 서울의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며 춥겠습니다.
■지난해 미세먼지 '매우나쁨' 0일...올해는?
코로나19가 시작됐던 지난해에는 공기가 유난히 깨끗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9㎍/㎥로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2019년(23㎍/㎥)과 비교해도 17.4%(4㎍/㎥)가 감소했는데요.
초미세먼지 '나쁨'(기준: 36㎍/㎥ 이상) 일수도 총 27일로 2019년 대비 20일이나 줄었습니다. 심지어 '매우나쁨'(기준:76㎍/㎥ 이상) 일수도 '0일'로 2019년의 6일보다 크게 적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지난해에는 하늘이 맑고 푸른데도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현실이 슬프다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공기가 맑았던 데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조치들, 국내외 산업과 교통 분야의 배출량 감소, 비가 많고 바람이 잦았던 기상요인도 한몫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남은 겨울과 초봄까지 또 미세먼지 악몽?
이번 겨울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지난 달(12월)에 이미 4차례나 '나쁨' 수준으로 대기질이 악화됐습니다. 또 2021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고농도 미세먼지가 찾아온 건데요.
국내 배출량 증가와 함께 나라 밖에서는 중국 경제의 회복과 난방으로 인한 오염물질 유입 등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반짝효과'는 사라진 것으로 보이고요. 남은 겨울 동안에도 추위가 풀리면 대기질이 나빠지는 '삼한사미'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겨울과 초봄인 3월까지는 연간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한데요.
한파의 최대 고비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또 다시 미세먼지의 악몽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올 3월까지 진행되는 환경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통해 국내 배출량부터 서둘러 줄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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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패딩보다 미세먼지 마스크”…한파 물러나니 대기질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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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1-13 11:38:14
매서운 한파와 폭설이 물러가자마자 대기질이 악화됐습니다. 그 시작은 추위가 누그러진 어제부터였는데요.
새해 들어 처음으로 수도권과 충청 등 서쪽지역에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로 높아졌습니다. 대기를 깨끗하게 씻어주던 북서풍이 약해지고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겨울마다 '삼한사미(미세먼지)'가 잦아지면서 겨울철 '생존템'으로 롱패딩과 미세먼지 마스크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북극발 한파로 사흘간 추울 때는 롱패딩, 나흘간 추위가 풀리며 대기질이 악화될 때는 미세먼지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뜻인데요. 지난해에는 대기가 이례적으로 청정한 편이었지만 남은 겨울에는 롱패딩보다 'KF지수'가 높은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더 자주 껴야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제주 제외한 전국 초미세먼지 '나쁨'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늘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로 악화되겠다고 예보했습니다.
특히 밤부터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선 '매우나쁨'으로 대기질이 더 나빠지겠는데요. 추위가 누그러진 어제 이미 대기가 정체되며 국내 오염물질이 쌓였고 오늘은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되면서 농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14일)도 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호남지방에서는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이 이어지겠습니다.
환경과학원은 금요일(15일)까지 안정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계속 정체돼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전북과 경북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높게 나타나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중국과 내몽골에서 '겨울황사' 발원, 내일까지 영향
여기에 엊그제와 어제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 지역에서 겨울 황사도 발원했습니다.
아래의 오늘 천리안 2A위성 영상에 분홍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황사 입자인데요. 짙은 먼지띠가 중국 산둥반도 부근을 지나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황사까지 날아오고 있어 오늘과 내일 서쪽지역을 중심으로 영향을 주겠습니다. 자연에서 발원한 성분으로 이뤄진 황사 때문에 초미세먼지(PM2.5)뿐만 아니라 입자가 큰 미세먼지(PM10) 농도도 '매우나쁨' 농도까지 높아지겠는데요.
코로나19에 먼지까지 기승이기 때문에 오늘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주말에는 다시 차가운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추위가 몰려오겠고 치솟았던 미세먼지 농도가 제자리를 찾을 전망입니다. 이번 추위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8일 아침 만큼 강력하진 않겠지만, 일요일(17일) 아침 서울의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며 춥겠습니다.
■지난해 미세먼지 '매우나쁨' 0일...올해는?
코로나19가 시작됐던 지난해에는 공기가 유난히 깨끗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9㎍/㎥로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2019년(23㎍/㎥)과 비교해도 17.4%(4㎍/㎥)가 감소했는데요.
초미세먼지 '나쁨'(기준: 36㎍/㎥ 이상) 일수도 총 27일로 2019년 대비 20일이나 줄었습니다. 심지어 '매우나쁨'(기준:76㎍/㎥ 이상) 일수도 '0일'로 2019년의 6일보다 크게 적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지난해에는 하늘이 맑고 푸른데도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현실이 슬프다는 얘기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공기가 맑았던 데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조치들, 국내외 산업과 교통 분야의 배출량 감소, 비가 많고 바람이 잦았던 기상요인도 한몫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남은 겨울과 초봄까지 또 미세먼지 악몽?
이번 겨울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지난 달(12월)에 이미 4차례나 '나쁨' 수준으로 대기질이 악화됐습니다. 또 2021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고농도 미세먼지가 찾아온 건데요.
국내 배출량 증가와 함께 나라 밖에서는 중국 경제의 회복과 난방으로 인한 오염물질 유입 등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반짝효과'는 사라진 것으로 보이고요. 남은 겨울 동안에도 추위가 풀리면 대기질이 나빠지는 '삼한사미'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겨울과 초봄인 3월까지는 연간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이기도 한데요.
한파의 최대 고비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앞으로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또 다시 미세먼지의 악몽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올 3월까지 진행되는 환경부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통해 국내 배출량부터 서둘러 줄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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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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